[사설] 수도권 중심 부동산 세제 개편, 지역은 안중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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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다 싼 지방 다주택에 종부세 부과
지역별 맞춤형 정책으로 양극화 해소를

부산 서구에서 중구를 거처 동구까지 이어지는 망양로 산복도로 일대의 원도심 모습. 부산일보DB 부산 서구에서 중구를 거처 동구까지 이어지는 망양로 산복도로 일대의 원도심 모습. 부산일보DB

정부가 3일 주택 양도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담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주택가액 시가 약 20억 원(공시가 14억 원) 초과 시,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가액 합계액 시가 약 13억 원(공시가 9억 원) 초과 시 종부세가 부과된다. 1주택자의 경우 기존 공시가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과세 기준을 완화했지만, 다주택자는 현행 방침을 유지했다. 시가 20억 원 주택을 소유한 서울 거주자는 종부세를 내지 않지만, 13억 원이 넘는 다주택을 가진 지방 거주자는 종부세를 내야 한다. 수도권의 비싼 집에는 세금을 상대적으로 덜 매기고, 지방의 다주택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세율 체계를 주택 수 기준에서 주택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한다고 했다. 하지만 과세 대상 결정에서 주택 수 기준을 살려 놓음으로써 과세 형평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 지난해 부산에서 주택분 종부세를 낸 사람 중 1세대 1주택자는 2005명에 불과했고 다주택자는 1만 2205명에 달했다. 부산 지역에서는 종부세 감면 혜택을 받게 될 사람보다 다주택자로 종부세가 인상될 사람이 6배가량 더 많다는 말이다. 종부세를 계산할 때 적용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2028년엔 80%로 올라간다. 다주택자의 종부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돼 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종부세 개편안은 서울 거주용 주택을 지닌 이들에게는 사실상 감세 혜택을 주는 반면, 지방의 저렴한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이들에게는 세금 폭탄을 예고해 논란이 된다. 서울 거주용 주택 시세 20억~30억 원까지는 종부세액이 감소하고, 시세 30억 원부터 40억 원까지는 세액 변동이 크지 않다. 40억 원에서 50억 원 수준 초과 주택만 과세를 정상화한다. 20억~30억 원에 달하는 주택이 대부분 서울에 있고, 여러 채 합쳐도 13억 원 하는 집은 대부분 지방에 있다는 점에서 서울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더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크다. 서울에 집을 소유한 4050 세대만을 위한 세제개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5극 3특’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고, 수도권으로부터 거리가 먼 지역일수록 예산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재정사업 지방우대 원칙’도 확립한 상태다. 하지만 정작 부동산 세금은 수도권의 눈치를 심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지방은 서울처럼 공급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수요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급등하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서울과 수도권 중심의 처방만 나온다면 그 피해는 지역민들만 보게 된다. 서울과 지역의 부동산 초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같은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 정부는 지역민은 안중에 없는 부동산 정책의 불공정성을 개선하고 지역별 맞춤형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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