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한 권으로 보는 한국 장애의 역사
한국 장애사/정창권
원래 한국에는 옛날부터 몸의 다름을 결함으로 여기며 배척하려는 의식이 별로 없었다. 가령 고려 시대에는 중국으로부터 관련 용어와 개념이 도입되었고, 국가가 장애인을 위해 점복, 독경, 악사 등 다양한 전문 직업을 마련해 주었다. 또한 장애인 교육기관과 과거 시험, 관직 제도도 정비했다. 장애인 가족이 있으면 가족이나 친척 중 한 명에게 부역을 면제해 주어 장애인을 부양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오히려 근대에 접어들며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장애가 차별과 배제, 학대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한다. 나아가 ‘장애인’이라는 단어부터 짚고 넘어간다. 1981년 심신장애자복지법(현 장애인복지법)이 제정되면서 이전의 비하 표현 대신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이 용어는 무능력과 불능을 뜻하는 영어 ‘disability’를 일본에서 ‘장해자(障害者)’로 번역한 것을 다시 우리말로 들여온 것이다. 결국 이 단어 자체가 장애인을 사회적 결함이 있거나 남의 배려와 도움이 필수적인 수동적인 존재로 규정하게 만든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통합 사회를 지향하며, 어릴 때부터 이뤄지는 장애인·비장애인 분리 교육이 결국 분리 사회로 이어진다고 분석한다. 장애인과 접촉할 기회를 차단하는 것이 결국 사회로부터 장애인을 영구히 격리하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더불어 먼 과거처럼 장애인도 평등하게 배우고 노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대한 사료와 인문학적 통찰로 한국 장애사가 본래 공존과 통합이었음을 설득력 있게 복원한 흔적이 책장 곳곳에 묻어난다. 정창권/성균관대학교출판부/328쪽/2만 5000원.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