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경남은행 ‘전산 통합’ 검토해야”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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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구원 분석 보고서 발간
인구 감소·수도권 쏠림 등 직면
시중은행 경쟁서 갈수록 뒤처져
비용 절감·경영 효율성 높여
‘규모의 경제’로 돌파구 모색

BNK경남은행 본점. BNK금융그룹 제공 BNK경남은행 본점. BNK금융그룹 제공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동일 금융지주 산하 지방은행의 합병은 중장기 과제로 두되, 당장 물리적 통합을 추진하기보다 전산시스템부터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은행 간 합병은 소유 구조와 지역사회 이해관계 등으로 단기간에 현실화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 기반과 조직의 독립성은 유지하면서 중복 전산 인프라를 통합해 비용을 절감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이병윤·김석기·박해식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내놓은 ‘일본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동일 지주회사 내 복수 은행 간 단계적인 경영 효율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전산 공동화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BNK금융지주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JB금융지주의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지방은행은 제주은행까지 모두 5곳이 있다.

연구진은 인구 감소, 수도권 인구·경제력 집중, 전통산업 쇠퇴 등으로 지방은행의 영업 기반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산 규모가 큰 시중은행과 경쟁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지만, 국내 지방은행 대부분이 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돼 있어 현실적으로 지주회사 간 합병을 통한 외형 확대 역시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동일 금융지주 내 두 은행의 합병을 중장기 과제로 두고, 먼저 전산시스템을 통합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산시스템 통합만으로도 중복 투자와 운영비 등 공통비용을 줄일 수 있고, 대규모 고정비가 투입되는 전산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BNK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합병에 앞서 전산 부문부터 통합해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실현하는 방안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금융당국도 지방은행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경제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한다는 관점에서 전산 통합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연구진은 일본 지방은행의 협력 모델인 ‘쓰바사 얼라이언스’도 참고 사례로 제시했다. 쓰바사 얼라이언스는 2015년 3개 지방은행으로 출범한 뒤 현재 10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 은행들은 소유구조를 바꾸거나 합병하지 않고 통합 전산시스템을 공동 개발·운영하는 한편, 자금세탁방지(AML) 공동센터와 계좌이체·상속 등 공동사무센터를 운영하며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지방은행의 수익원을 넓히기 위한 비금융업무 규제 개선 필요성도 제기했다. 경영컨설팅과 디지털전환(DX), 탄소중립 지원, 지역상사, 에너지솔루션 등 지역기업과 연계된 사업을 은행 부수업무나 자회사를 통해 수행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를 넓히자는 것이다. 다만 자회사를 통한 비금융업무 확대는 은산분리 원칙과의 조화가 과제로 꼽혔다.

이번 제언은 물리적 합병 이전 단계에서 각 은행의 지역 기반과 브랜드를 유지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향후 경영 전략에 주목할 만한 대목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합병은 단시간에 이뤄질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전산시스템 통합을 우선 추진해 고정비 절감과 규모의 경제 확보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BNK금융그룹은 2014년 경남은행을 인수한 이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한 지주 아래 두고 운영해 왔다. 이후 두 은행의 중복 조직과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여야 한다는 이유로 합병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다. 하지만 경남은행 노조가 강하게 반발한 데 이어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도 통합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지역사회와 경남은행 구성원의 동의가 선결 과제로 남아 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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