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떨어져 폐사 줄어들건만… 적조에 '여전히 잠 못 드는 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6도 초반대로 폐사 고비 넘겨
30만 마리 떼죽음 피해도 줄어
수온 민감한 멍게 피해는 여전
환경 따라 저밀도 적조도 치명적

지난 1일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일원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어민들이 고수온 피해 폐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지난 1일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일원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어민들이 고수온 피해 폐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경남 남해안 양식장을 덮친 고수온의 기세가 마침내 꺾였다. 한때 30도를 넘나들던 수온은 26도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양식 어류 폐사도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멍게 피해는 계속되고 있는 데다, 또 다른 복병 적조도 언제든 세력을 불린 태세라 어민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은 계속되고 있다.

9일 경남도에 따르면 전날까지 집계된 고수온 추정 양식어류 폐사량은 통영과 거제, 남해, 하동 4개 시군 177개 어가 658만 1000여 마리다. 이날 하루에만 33만 9000여 마리가 추가됐다. 이 중 514만여 마리가 조피볼락(우럭)이다. 10마리 중 8마리꼴이다. 우럭은 찬물을 좋아하는 한류성 어종으로 고수온에 더 취약하다.

그나마 고수온이 잦아들면서 하루 폐사량 역시 감소세다. 국립수산과학원 수온 정보를 보면 8일 기준 경남 연안 수온은 25.8도~26.2도로 전날 대비 0.1도 떨어졌다. 양식 어류 폐사 한계가 28도인 점을 고려하면 위험 단계는 지난 셈이다.

떼죽음 피해도 크게 줄었다. 연이은 태풍과 집중호우가 남긴 뒤끝 폭염에 덩달아 급증한 고수온 피해는 지난달 26일 103만 마리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하루 평균 30만 마리씩 폐사하다 수온 하강과 함께 줄어들기 시작해 전날 5만 7000여 마리로 급감했다. 일일 폐사량이 10만 마리 이하로 떨어진 건 지난달 24일 이후 16일 만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수온 자체가 많이 내려가다 보니 어류 추가 피해 신고는 거의 없는 상태다. 지금 추가되는 건 앞선 신고를 토대로 현장 확인 후 집계되는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30도를 웃도는 고수온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경남 앞바다 수산 양식장 피해를 계속되고 있다. 1일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일원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어민들이 고수온 피해 폐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30도를 웃도는 고수온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경남 앞바다 수산 양식장 피해를 계속되고 있다. 1일 경남권 최대 양식 활어 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일원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어민들이 고수온 피해 폐사체를 수거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반면 멍게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얇은 껍질에 싸인 멍게는 양식 수산물 중에도 유독 수온 민감하다. 적정 생장 수온은 10~24도로 찬물은 웬만큼 버티지만, 이를 넘어서면 생리현상이 중단되고 심하면 속은 물론 껍질까지 녹아 버린다. 첫 폐사가 확인된 지난달 24일 이후 지금까지 175개 어가에서 2589줄이 피해를 봤다. 1줄은 멍게가 촘촘히 달라붙은 봉줄 50여 개를 줄지어 묶은 100m 길이 굵은 밧줄이다. 개체 수로 따지면 줄당 14만여 마리에 달한다. 피해액은 127억 3500만 원 상당으로 손실 규모만 놓고 보면 어류의 갑절 수준이다.

지금 추세라면 역대 최악으로 기록된 2024년의 악몽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 총 680ha, 축구장 1100여 개 면적의 양식장이 밀집한 통영과 거제 앞바다는 국내산 멍게 유통량의 70% 이상을 공급하는 최대 산지다. 그런데 그해 여름 수심 10m 저층까지 30도를 웃도는 역대급 고수온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며 일대 양식장이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전체 양식장의 97%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된 당시 집계량이 4777줄이었는데, 올해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지금도 하루 100줄 이상씩 늘고 있다.

고수온에 의한 양식 어류 폐사 피해는 잦아들고 있지만, 양식 멍게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멍게수협 제공 고수온에 의한 양식 어류 폐사 피해는 잦아들고 있지만, 양식 멍게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멍게수협 제공

적조도 안심하긴 이르다. 적조는 식물 플랑크톤인 ‘코클로디니움’이 이상 증식으로 바닷속 산소가 부족한 상황에 점액질 성분이 물고기 아가미에 붙어 질식사를 유발한다. 보통 mL당 1000개체가 넘는 고밀도 적조가 덮칠 때 폐사로 이어지지만, 고수온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선 저밀도 적조도 치명적이다. 실제 지난해 고수온이 한 달 넘게 지속되다 뒤늦게 적조가 덮치면서 양식 어류 309만 마리가 줄폐사했다. 당장은 10개체 미만의 미미한 수준이지만 해역 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세력을 불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995년과 2006년, 2009년, 2012년에는 9월 이후 발생한 적조가 10월까지 세력을 유지하며 크고 작은 피해를 남기기도 했다.

수과원 역시 수온 하강에 따른 적조 밀도가 증가를 우려해 경남 앞바다 적조 주의보를 유지하고 있다. 코클로디니움은 수온이 26도 이하로 떨어지고 일사량이 증가하면 빠르게 증식한다. 수과원은 “특보 발령해역 주변의 양식장은 먹이 공급량 조절과 야간 산소발생기 가동 등을 통해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