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역·터미널만 나오면 막막… 구글맵도 엉뚱한 곳 안내 [머물수록 '팬덤 도시']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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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수록 '팬덤 도시'] ③ 외국인 500만 시대 준비됐나

이방인에겐 동선 곳곳에 빈틈
공항역엔 안내부스조차 없어
관광시설 입구까지 우왕좌왕
끊어진 동선 잇는 작업 시급해

①시선을 올려야 보이는 부산김해경전철 안내. ②경전철 공항역 김해시 관광안내 빈 매대. ③구글맵 안내를 따라 부산서부버스터미널로 들어갈 때 마주하는 ‘나가는 곳’. ④인기 관광지 안내가 빠진 오시리아역 안내. ⑤구글맵을 따라 스카이라인 루지에서 롯데월드 부산으로 이동하면 마주하는 모습. ①시선을 올려야 보이는 부산김해경전철 안내. ②경전철 공항역 김해시 관광안내 빈 매대. ③구글맵 안내를 따라 부산서부버스터미널로 들어갈 때 마주하는 ‘나가는 곳’. ④인기 관광지 안내가 빠진 오시리아역 안내. ⑤구글맵을 따라 스카이라인 루지에서 롯데월드 부산으로 이동하면 마주하는 모습.

올해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500만 명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의 동선 곳곳에는 여전히 ‘빈틈’이 남아있다. 〈부산일보〉 취재진이 외국인 관광객의 입장이 돼 김해공항에서 부산 도심으로 들어오고, 부산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인기 관광지를 찾아가는 동선을 직접 따라가 봤다. 공항에서 역으로, 역에서 관광지로, 부산에서 인근 도시로 이동할 때마다 안내가 끊기는 지점이 나타났다.


■공항 문 나서자 달라지는 안내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첫 번째 ‘길 찾기’가 시작됐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교통카드가 필요했지만 어디에서 살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표시는 찾기 어려웠다. 국제선 청사의 안내데스크에 직접 물어본 뒤에야 편의점에서 살 수 있다는 답을 들었다.

교통카드를 손에 쥐고 이번에는 부산김해경전철 공항역을 찾아 나섰다. 공항 안에서는 한·영·중·일 안내를 따라 어렵지 않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문을 나서는 순간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해졌다. 밖으로 나오자 안내는 영어 위주로 줄었고, 주차장과 경전철 방향을 한눈에 구분하기 어려운 구간도 있었다.

경전철 공항역에 도착하면 관광 정보를 얻기는 더 어려워졌다. 별도의 관광 안내 부스는 없었고 김해 관광지를 소개하는 매대는 비어있었다. 김해공항을 부산뿐 아니라 경남· 경북 경주 등 남부권 관광의 관문으로 활용하겠다는 시나 정부의 계획과는 다른 모습이다.

■부산에서 경주는 어떻게 가지?

경주·울산·진주 등 주변 도시까지 여행하려면 또 다른 관문을 넘어야 한다. 김해공항에서 경전철을 타고 사상역으로 이동해 부산서부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아가 봤다. 낙동강을 지날 때 나오는 생태공원 소개나 국립김해박물관 등 주변 관광자원을 알리는 방송은 한국어로만 제공됐다. 외국인들이 인근 지역에 관심을 갖고 여행지를 넓힐 수 있는 정보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사상역에 도착해서는 서부시외버스터미널 방향을 영어와 중국어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역사를 빠져나온 뒤였다. 터미널 방향을 가리키는 표지판 하나가 있었지만 이후 안내가 끊겼다.

기자도 결국 구글맵을 켰다. 지도에 표시된 길을 따라가자 터미널 정문을 지나 버스가 드나드는 통로에 도착했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한국어·영어·중국어로 ‘나가는 곳’이라고 적혀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이동을 보고서야 이를 따라 터미널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일단 터미널 안에 들어오면 상황은 나아졌다. 무인 발권기에서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중국어·일본어를 선택해 목적지를 검색하고 승차권을 살 수 있었다. 다만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하면 매표소 직원에게 문의해야 했다.

■오시리아, 마지막 1km가 어렵다

인기 관광시설이 몰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서는 목적지 근처까지 도착하고도 ‘마지막 길’을 찾기 어려웠다. 스카이라인 루지와 롯데월드 부산을 차례로 찾아가 봤다. 동해선 오시리아역에서부터 첫 난관이 나타났다. 역사 안내판에는 국립부산과학관과 해동용궁사 등이 표시돼 있었지만 스카이라인 루지를 찾기는 어려웠다. 결국 구글맵으로 버스정류장을 찾아 1001번 버스에 올랐다.

‘용궁사·국립수산과학원’ 정류장에서 내리자 다시 길이 끊겼다. 스카이라인 루지 방향을 알려주는 표시는 한국어로도, 외국어로도 찾기 어려웠다. 구글맵 역시 정류장에서 시설까지의 도보 경로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지도를 들여다보며 주변을 배회하는 외국인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루지에서 롯데월드 부산으로 이동할 때는 주변을 헤매다 보니 40분이 걸렸다. 구글맵은 역시나 정류장에서 내려 어느 길로 걸어야 하는지는 제대로 안내하지 못했다. 같은 구간을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하면 대중교통 14분, 자동차 2분, 도보 20분 등 입구까지 구체적인 경로가 제시됐다. 구글맵을 주로 사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만 정보 사각지대에 놓게 되는 것이다.

버스에서 구글맵과 다른 정류장 명칭이 들리는 순간도 있었다. 구글맵에는 ‘동부산관광단지’에서 내리도록 표시됐지만 버스에서는 ‘오시리아관광단지’ 역이라는 안내가 나왔다. 같은 곳인지 확신하기 어려워 위치를 확인한 뒤 급하게 버스에서 내려야 했다.

롯데월드 주변에 도착해서도 정문을 찾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멀리 보이는 놀이기구를 따라 매표소처럼 보이는 곳까지 찾아갔지만, 입장을 원하는 방문객은 정문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길을 찾지 못해 환경미화원에게 도움을 청하는 외국인 가족도 만날 수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 5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관광객을 더 불러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항공편에서 내려 교통카드를 사고, 관광지를 찾아가고, 부산을 거점으로 주변 도시까지 여행하는 모든 과정이 관광 경험이다. 부산을 한 번 방문한 관광객이 다시 찾는 ‘팬’이 되게 하려면 새로운 명소만큼 이미 도착한 관광객이 헤매지 않도록 여행의 끊어진 동선을 잇는 일이 중요하다.

글·사진=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그래픽=류지혜 기자 birdy@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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