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오너 3세 담서원 ‘85억 전액 기부’ 10년째 공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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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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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40억서 멈춰…2020~2025년 0원
편법증여·차익 논란 ‘무마용 발언’ 의혹
외부 기관 아닌 ‘친누나’ 재단에 출연
오리온 “재단 목적사업 맞춰 차익 사용 계획”
구체적 기부 일정 물음엔 ‘묵묵부답’

오리온 담서원 전략경영본부장. 오리온 제공 오리온 담서원 전략경영본부장. 오리온 제공

오리온그룹의 오너 3세 담서원 전략경영본부장(부사장)이 계열사 거래로 올린 차익금 85억 원가량을 전액 기부하겠다고 한 약속이 10년째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6년 전부터 기부금 출연 자체가 아예 이뤄지지 않고 있어 당시 불거진 담 부사장의 편법증여·시세차익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발언이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다.

4일 국세청에 따르면 담 부사장이 그룹 공익재단인 오리온재단에 2015년부터 2025년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40억 원이다. 담 부사장의 오리온재단 기부는 2015년(30억 원), 2019년(10억 원)에 이뤄졌다. 이후 담 부사장은 2020년부터 최근 공시 시점인 지난해까지 오리온재단에 단 1원도 출연하지 않았다.

오리온재단에 기부된 40억 원은 2015년 담 부사장의 페이퍼컴퍼니 스텔라웨이 매각 차익금(약 85억 원)의 47% 수준이다. 앞서 2015년 담 부사장과 스텔라웨이를 둘러싸고 편법증여·시세차익 논란이 일자 오리온은 차익금 전액을 그룹 내 공익재단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났음에도 절반 이상의 금액(약 45억 원)은 여전히 기부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당시 차익금 전액 기부 발언이 편법증여, 시세차익 등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회피용 카드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나온다.

2013년 담 부사장은 홍콩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스텔라웨이를 통해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개인회사로 알려진 피엘아이가 보유하던 오리온 중국 포장재 회사 랑방애보 지분을 인수했다. 인수 자금은 주식담보대출을 활용해 마련했다. 이후 랑방애보는 사내 유보금을 스테일라웨이에 배당금으로 쏘아 올렸고 담 부사장은 이를 통해 대출금 전액을 갚았다. 문제는 이 거래가 담 부사장 군 복무 중에 이뤄지면서 편법 증여 의혹이 일었다.

담 부사장은 랑방애보를 100% 자회사로 가지고 있는 스텔라웨이를 2015년 오리온 중국법인에 매각하며 의혹 해소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85억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오리온은 차익금 전액을 그룹 내 공익재단인 오리온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며 추가 논란을 진화한 바 있다.

오리온 글로벌 대표 제품. 오리온 제공 오리온 글로벌 대표 제품. 오리온 제공

시민사회에서는 기부처가 제3의 외부 기관이 아닌 오리온재단인 만큼 진정한 의미의 사회 환원으로 보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리온재단은 담 부사장의 친누나이자 오너 3세인 담경선 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공익재단 형태를 취하곤 있지만 오너 일가의 영향력 아래 있는 내부 재단으로 매각 차익금이 이전하는 구조다보니 사회적 책무 이행이라는 본래 취지가 퇴색했다는 비판이다.

부산 YMCA 오문범 사무총장은 “약속을 했으면 지키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방식도 외부로 출연시켜 실질적으로 사회에 더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직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가장 타당하다”며 “편법이나 우회적 경로를 통해서 (출연)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다른 기업들에게 주는 영향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리온 측은 차익금 전액 기부 계획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출연 일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오리온 관계자는 “당시 개인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 불필요한 논란을 해소하고 회사가 새로 도입한 윤리경영 기조에 따라 2015년 해당회사(스텔라웨이)를 오리온 중국법인에 매각했다”며 “매각 가격은 외부 전문 감정평가기관의 공정가치 평가를 거쳐 결정됐고 이 과정에서 매각 차익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차익은 오리온재단을 통해 공익사업에 사용하기로 한 약속에 따라 지역아동센터 복지지원,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초중고 학생 조식지원사업 등에 사용했고 향후에도 재단의 목적사업에 부합하는 사용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peter9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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