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김상욱 울산시장 “망가져도 좋다…시민에게 가장 편안한 시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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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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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짜미·상명하복 문화 깨야 청년 남아”
매일 아침 유튜브 생방송으로 시민 소통
1호선은 계속 추진…장생포 트램은 보류
부울경 협력은 메가시티 복원에 방점
해상풍력·그린수소로 지역기업 기회
청탁 100여 건 거절 “논공행상 없다”
시의회와 협치 강조…충돌엔 말 아껴

취임 100일을 앞둔 김상욱 울산시장이 지난 7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시 저변의 권위적인 문화를 깨고 싶다”며 탈권위와 소통 행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취임 100일을 앞둔 김상욱 울산시장이 지난 7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도시 저변의 권위적인 문화를 깨고 싶다”며 탈권위와 소통 행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제가 조금 망가지고 때론 비웃음을 받더라도, 시민들에게만큼은 가장 편안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7일 〈부산일보〉와 인터뷰에서 유튜브 등으로 소탈한 모습이 그대로 공개되는 데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감정 기복도 있고 모자란 모습도 있지만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후회는 전혀 없다”고 했다.

김 시장은 매일 아침 출근 전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신문 읽어주는 시장’ 생방송을 하고, 밤에도 댓글을 읽으며 시민과 대화한다. 회의 중 분개하거나 비서진과 농담하는 모습도 여과 없이 공개한다.

그가 이처럼 ‘파격’과 ‘구설(?)’ 사이를 오가며 시민에게 다가서는 이유는 도시 저변에 쌓인 낡고 닫힌 문화를 깨기 위해서라고 했다. 김 시장은 “70년대부터 성장한 산업도시 울산에는 상명하복, 자기들끼리 짬짜미로 일처리하는 권위적 문화가 깊이 스며 있다”며 “이런 관습이 청년을 떠나게 하고 미래 산업을 가로막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가 먼저 탈권위로 다가가니 시민들도 공정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눈다고 한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민주적인 시민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인간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학 시절 얘기도 꺼냈다. 1학년 땐 목사를 꿈꿨고, 이후 허무주의에 빠져 반야심경을 읽으며 출가를 결심하기도 했다. 햇빛조차 들지 않는 지하방에서 지내던 무렵이었다. 그는 “세상에 대한 미련이 많아 결국 출가하지는 못했다”며 웃었다.

쉬는 날 무엇을 하느냐는 물음에는 “그냥 잡니다”라고 했다. 전날(6일)에도 새벽 3시까지 울산 일정을 소화한 뒤 서울을 다녀왔다는 그는 “부산은 중앙부처와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는 편인데, 울산은 의견을 중앙에 전달할 루트가 거의 없어 직접 발로 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최대 현안인 트램에 대해서는 노선별로 입장을 달리했다. 김 시장은 태화강역~장생포 관광용 수소트램(4.6km)은 취소해 장기 보류 과제로 돌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태화강역~신복로터리 10.85km를 잇는 도시철도 1호선은 “현재로선 시 차원에서 멈출 방법이 없다”며 사실상 계속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사업비 3814억 원이 드는 1호선은 수소연료전지로 달리는 수소전기트램이어서 수소를 충전할 차량기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런데 태화강역에 차량기지를 짓기 어려워진 뒤 대체 부지를 아직 찾지 못했다. 김 시장은 “현재 확보된 예산으로는 공사를 끝내지도, 충전소를 제대로 갖추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지금 계약을 해지하면 비용과 책임을 울산시가 고스란히 떠안는다. 그는 “손해를 막으려면 이상한 계약 조건에 얽매여 억지로라도 사업을 끌고 가야 하는 답답한 형국”이라며 “중앙부처와 해법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100일을 앞둔 지난 7일 김상욱 울산시장이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울산의 미래 비전을 향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울산시 제공 취임 100일을 앞둔 지난 7일 김상욱 울산시장이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울산의 미래 비전을 향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울산시 제공

미래 먹거리로는 ‘산업AX’와 ‘동북아 에너지 허브’를 앞세웠다. 산업AX 분야에선 인간형 로봇을 활용한 자동차산업 AX 사업비 90억 원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에너지 분야에선 “해외 민간기업은 해상풍력 경험은 있지만 그린수소 생산 경험은 없다”며 부유식 해상풍력과 그린수소를 묶어 지역 기업의 진출 기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울산시는 지난달 30일 정부에 그린수소 생태계에 참여할 발전사업자를 우선 선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생활 밀착형 사업의 구체적인 시간표도 내놨다. 2029년 하반기까지 교통공사를 세워 시내버스를 공영제로 전환하고, 200병상 규모 어린이 특화 울산의료원을 2029년 말 착공할 계획이다.

부산·경남과는 메가시티 복원을 통한 산업 협력을 먼저 하고, 성과가 나면 행정통합으로 나아간다는 구상이다. 내년 광역시 승격 30주년은 시민 주도 행사로 꾸려 지방자치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인사 원칙도 물었다. 김 시장은 당선 직후 “선거를 도우신 분들의 봉사에 감사드리지만, 그것으로 논공행상 인사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취임 뒤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 등이 시청에 들어오면서 약속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는 “보좌진은 시장을 최측근에서 돕는 정무 자리여서 호흡을 맞춰 온 이들이 오는 게 당연하다”며 “진짜 논공행상 대상이 될 수 있는 건 산하기관장 자리인데, 능력·청렴·방향성 원칙을 지켜 논공행상으로 자리를 차지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 출신을 기용한 것을 예로 들며 “선거 때 인사 청탁만 100건 넘게 들어왔지만 받지 않아 정치적으로 어려움도 겪는다”고 털어놨다.

여소야대 지형인 울산시의회와의 협치는 여전한 과제다. 1호 결재 사업인 ‘120 울산민원센터 고도화’도 인력 예산이 깎인 채 본예산 심의를 앞뒀다. 김 시장은 “의원들 지역구 현안까지 챙기고 정무비서관이 수시로 조율한다”며 “광역 지자체 중 의회에 이만큼 공을 들이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간의 충돌을 돌이켜보면 후회하는 부분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때그때 부딪히는 상황에선 불가피했다”며 “평가는 보류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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