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불모지' 기장 '홈런 한 방'을 꿈꾸다

"야구의 불모지인 기장에도 야구 열기는 용솟음치고 있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야구부가 없는 데다 번듯한 사회인 야구단 하나 없고, 야구장은커녕 야구를 할 수 있는 널찍한 공터 하나 없는 곳이 바로 부산 기장지역이다. 프로야구의 높은 인기와 사회인 야구 붐 속에서도 기장은 여전히 야구의 무풍지대였다. 이러한 야구 불모지에 야구 꿈나무들부터 시나브로 키워 학원 야구와 사회인 야구 붐도 함께 일으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개척자로 홀로 나선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17일 창단한 기장군 리틀야구단 박철수 초대감독(사진)이다.
부산 출신 박철수 초대감독
기장군서 리틀 야구단 창단
경남상고(현 부경고)와 단국대를 거쳐 삼성 야구단에서 2년 간 투수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 1993년 프로 생활을 돌연 그만뒀다. 허리부상에 시달리던 그는 야구 지도자로 목표를 전환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지도자 공부를 했다. 귀국 후에는 모교인 경남상고와 단국대에서 코치 생활을 했으며, 동아대와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스 마이너리그에서도 코치로 활약했다.
박 감독은 기장은 '구도(球都) 부산에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고, 창단을 준비하면서도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야구 붐이 일까"는 의구심도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창단을 결정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선수 모집을 시작하면서 선입견은 곧 무너졌다. 야구를 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신청이 쇄도했기 때문.
박 감독은 자비 수 천만 원을 들여 차량과 야구장비를 구입하는 열정으로 보여줬다. 주변 야구인들도 힘을 보탰다. 기장군 일광면 출신인 야구선수 이택근 선수는 야구공 등을 지원하기로 했고, 신정초등학교는 훈련용 운동장을 내놓았다.
이렇게 해서 박 감독을 비롯해 1명의 코치, 39명의 선수로 구성된 리틀야구단이 비로소 탄생했다. 선수들은 기장초등학교, 신정초등학교 등 기장지역 초등학생들로 구성됐다.
박 감독은 리틀야구단 창단을 계기로 더 큰 꿈을 갖게 됐다. 리틀야구단으로 야구의 싹을 틔운 뒤 지역 중·고등학교 야구단과 사회인 야구단 창단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야구 불모지의 오명을 벗어던지는 일이다.
17일 창단식에는 한국야구위원회 이희수 위원장, 한국리틀야구연맹 신현석 전무이사, 손민한, 이대호 등 롯데 야구단, 부산시야구협회 관계자, 지역주민 등 400여명이 참석해 창단을 축하했다. 이대성 기자 n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