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액화수소플랜트 103억대 소송…법원 대주단 청구 기각
산업진흥원 공급대금 책임 피해
플랜트 생산 준비 미비 인정한 듯
창원시도 재정 부담 한시름 놓아
경남 창원 액화수소플랜트 전경.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시와 창원산업진흥원이 액화수소플랜트를 둘러싼 법정 공방에서 한시름 놓았다. 플랜트 대주단이 산업진흥원을 상대로 청구한 100억 원대 공급대금 지급 요구를 1심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창원지방법원 민사5부(부장판사 손태원)는 23일 오전 열린 대주단과 산업진흥원의 ‘공급대금 청구의 소’에서 원고(대주단)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이다.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 구체적인 판결 이유는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판결문이 각 기관에 송달된 이후 판단 이유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대주단에서 지난해 7월 16일부터 11월 15일까지 약 4개월간 액화수소 공급대금 103억 원 상당을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산업진흥원에 배상을 청구하면서 제기됐다. 문제는 과거 산업진흥원이 대주단에서 인수한 특수목적법인(SPC) 하이창원과 맺은 구매확약에 따라 불거졌다. 구매확약은 ‘매일 5t 규모의 액화수소를 30년간 사들이고 미이행 시 모든 손해배상을 부담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액화수소플랜트는 준공 후 약 3년 동안 수요처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에 산업진흥원은 액화수소가 실제 생산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공급대금에 대한 지급 의무가 없다며 맞섰다.
여기에다 산업진흥원은 앞서 일부 공급대금을 하이창원에 건넨 적이 있는데 실제 액화수소를 받지 못한 점도 법원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창원 측에서 지난해 6월 27일부터 7월 15일까지 생산한 액화수소 95t(하루 5t, 약 8400만 원)에 대한 대금 16억 원가량을 요구했고, 산업진흥원은 2차례에 나눠 실제 지급한 바 있다.
김종하 창원산업진흥원장 직무대리는 “이미 액화수소 공급대금 16억 원을 (하이창원 측에) 준 적 있고, 저희는 해당 분에 대한 액화수소를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플랜트 운영사 측에서 실제 액화수소를 판매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는 산업진흥원 주장을 1심 법원이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창원액화수소플랜트 건립은 2019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됐다. 하이창원에서 710억 원을 파이낸싱(PF) 대출로 조달해 총 1000억 원을 투입해 2023년 8월 준공했다. 그간 플랜트는 시범 가동 정도만 이뤄졌으며 사실상 액화수소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정상적인 상업 운전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대주단은 담보 유효성에 문제가 발생했다며 하이창원에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고 하이창원 지분을 인수, 양도담보로 액화수소 구매확약을 받아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창원시는 출자·출연기관인 산업진흥원의 재정 상태 등을 고려해 이번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산업진흥원 소송과는 별도로 창원시는 대주단을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걸었고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서 승소했다. 현재 대주단이 상고하면서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