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전 육영수 여사 저격범 수사한 검사 "박정희 배후설?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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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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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8월 15일 문세광이 국립극장서 열린 광복 29주년 기념식서 박정희 전대통령을 저격, 육영수 여사가 피격 사망한 사건. 연합뉴스 1974년 8월 15일 문세광이 국립극장서 열린 광복 29주년 기념식서 박정희 전대통령을 저격, 육영수 여사가 피격 사망한 사건. 연합뉴스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직접 수사했던 검사가 역사 왜곡 논란이 일고 있는 영화 '암살자(들)'의 박정희 배후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정면 반박했다.

사건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 소속으로 특별수사본부에 참여했던 김영수(84) 변호사는 지난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미 현장검증을 통해 사실관계가 다 밝혀진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공범의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문세광의 단독범행이 확실하다"며 "북한 만경봉호에 탑승해 공작원으로부터 사상교육과 지령을 받고 의식화돼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하려 한 사건"이라고 매체에 주장했다.

그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육영수 여사가 저격당한 당일 수사본부에 파견돼 범인으로 체포된 재일교포 문세광을 조사하고, 사형구형 및 집행이 이뤄지는 과정에 당사자로 참여했다. 수사본부에 파견된 3명의 검사 가운데 막내였다고 한다.

2005년 사건 관련 외교문서가 공개된 직후 음모론이 부상하면서 여러 차례 인터뷰 요청을 받았으나 "기소한 내용 외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며 언급을 삼가왔다.

김 변호사가 52년 만에 직접 입을 열게 된 것은 지난달 영화 암살자(들) 개봉 이후 진실을 호도하는 음모론이 마치 사실인 것 퍼지는 현실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음모론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이런 영화까지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북쪽의 주장을 본뜬 것 같은 잘못된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 건 대한민국에 걱정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영화를 보지 않아 어떻게 사건을 왜곡했는지는 알지 못한다"며 "아무리 영화를 흥행시키고 싶었어도 지나치니까 역풍이 불고 많이들 걱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수 변호사는 노태우 정부에서 국가안전기획부 1차장과 민주자유당 국회의원을,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과 문화체육부 장관 등을 지냈다.

한편, 영화 '암살자(들)'은 1974년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과정에서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사망한 실제 사건을 토대로 제작진들의 상상력이 더해졌다. 극 중 인물들은 수사본부가 발표한 의문점을 바탕으로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파고들면서 영화제목 '(들)'에 힘을 싣는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등은 영화가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했다며 비판했으며,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과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는 영화 상영 중단을 주장했다. 작품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은 여러 인터뷰를 통해 "사건 배후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상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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