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짜리 녹산 하수방류관 '누더기'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해저 40m에 설치…어민 피해 장기화 우려

하수처리장 방류수가 양식장 인근에 유입되면서 명물 낙동김이 죽어가고 있다. 부산일보DB

1천억 원이 투입된 부산 강서구 녹산하수처리장의 심해 방류관이 심각하게 훼손(본보 4월 1일자 2면 등 보도)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실공사 의혹까지 제기돼 시의회가 전면 조사를 촉구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14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 이뤄진 '녹산하수처리장 방류관 누수 현상 조사'에서 방류관의 250m 구간에 걸쳐 관 찌그러짐(협착)이 확인됐다. 또 세 군데에서 균열 등으로 물이 새는 현상이, 다른 한 군데에서는 관이 찢어져 터진 것이 발견됐다.

찢기고 찌그러지고 물 새고…
가동 10년 안 돼 심각한 파손
설계·시공 부실 가능성 제기
땜질식 처치로는 정상화 한계
어민 피해 장기화 우려도

해당 방류관은 녹산국가산단의 하루 방류수 8만t을 내보내는 시설이다. 총 길이 10.3㎞로, 육상관로와 해저터널(해저 40m) 등으로 이뤄져 있다. 1997년부터 2005년까지 1천95억 원이 투입돼 준공됐다.

방류관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건 방류수를 근해가 아닌 대항동 해상으로 멀리 보내기 위해서다. 눌차만 인근 해양 오염 등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1998년 강서구 어민들은 시의회에 공사 반대 주민청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시와 시공사 측은 최첨단 공법을 도입해 누수나 하자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방류관이 본격 가동이 된 지 10년도 안 돼 심각한 하자가 드러났다. 특히 250m 파손 구간의 상황이 심각해 설계 및 시공 과정의 부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공사 S 건설 측은 누수 민원 접수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내부의 직경이 1.65m인 관에 직접 들어가 관련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양옆으로 관 협착 현상이 발견된 250m 구간은 사람이 통과할 수 없어 내부 관찰을 못 했다. 부산시는 양옆의 관 협착 정도로 미뤄 250m 내부도 상당히 파손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수압 때문에 하자가 발생한 것 같지만, 정확한 건 현재 진행 중인 대한토목학회의 용역이 나와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공사 측은 균열과 찢어진 부분에 용접 등의 응급처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관 찌그러짐 구간은 원인이 나오는 대로 하자보수 설계를 한 뒤 해저 40m에서 고난도 공사를 벌여야 한다. 상당한 시일과 비용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어민 피해도 장기화 될 전망이다. 지난해 6월부터 현장 조사가 시작되자 관을 비우기 위해 근해에 방류수가 배출되고 있다. 이 때문에 근해의 염분 농도가 변해 인근 김·굴 양식장 어민들은 수십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최근 강서구 어민들은 부산시의회에 부실공사 조사 청원을 했고 본회의에서 채택됐다. 윤종현 부산시의원은 "1천억 원을 들여 만든 방류관이 언제 정상가동이 될 지 현재로선 짐작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