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수록 ‘팬덤 도시’] 숏폼 콘텐츠 뜨자 광안리 드론쇼·황령산 야경도 같이 떴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② 달라진 부산 관광 지도

개별여행 많아지며 선택지 넓어져
상반기 최고 인기 스카이라인루지
해운대 해변열차 이용 절반 외국인
숏폼 영상 확산에 부산 강점 부각
직접 즐기는 체험형 관광지도 부상
올리브영 화장품·약국 쇼핑도 인기

그래픽=이지민 에디터mingmini@ 그래픽=이지민 에디터mingmini@

알록달록한 스카이캡슐을 타고 해운대 바다를 내려다보고, 저녁이면 광안리에서 수천 대 드론이 펼치는 쇼를 스마트폰에 담는다. 황령산에 올라 부산의 야경을 감상하고 영도에서는 미디어아트를 즐긴다. 과거 외국인 관광객들이 감천문화마을과 해동용궁사 등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그쳤다면, 최근에는 직접 즐기는 체험형 관광지가 필수 코스로 떠오른다. ‘부산 관광지도’가 새롭게 그려지고 있다.

부산관광공사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비짓부산패스 가맹점 이용 순위를 보면 스카이라인루지 부산이 1위를 차지했다. 송도해상케이블카가 2위, 해운대 해변열차가 3위였고 부산엑스더스카이와 스파랜드 센텀시티가 각각 4·5위로 뒤를 이었다. 롯데월드 부산(6위), 아르떼뮤지엄(7위), 송도용궁구름다리(8위), 클럽디 오아시스(9위), 감천문화마을에 있는 움직이는 사진상점(10위) 등도 상위 10곳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해운대 해변열차·스카이캡슐의 경우 외국인 이용객 증가세가 뚜렷하다. 운영사인 해운대블루라인(주)에 따르면 2024년 외국인 이용객은 120만 명으로 전체 이용객 270만 명의 44%였다. 지난해에는 전체 300만 명 중 외국인이 147만 명으로 48%까지 높아졌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외국인 125만 명이 찾아 전체 이용객 250만 명의 절반을 차지했다. 외국인 이용객 중 약 40%는 대만 관광객이다.

해운대블루라인(주) 관계자는 “중화권(중국·대만) 20~30대 여성 사이에서는 해변 위를 달리는 스카이캡슐이 부산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코스가 됐다”며 “북미와 남미 관광객도 늘고 있는데, 서구권 중장년층에서는 해안 풍경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해변열차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부산 관광 지도가 달라진 데는 여행 방식의 변화가 자리한다. 과거에는 여행사가 짠 일정에 따라 단체로 움직이는 패키지 관광이 주류였다. 최근에는 소수 인원이 직접 일정을 만드는 개별여행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을 통해 예약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갈 곳을 찾으면서 관광객의 선택지도 기존 유명 관광지 밖으로 넓어졌다.

부산에 새로운 관광시설이 잇따라 생긴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20년대 들어 해운대 블루라인파크와 부산엑스더스카이, 스카이라인루지 부산, 아르떼뮤지엄 등 볼거리와 체험 거리가 늘었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과거 서울을 먼저 찾았던 외국인들도 SNS 체험 후기를 통해 부산을 접한 뒤 방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도심과 자연이 함께 있고 즐길 거리가 많다는 점에서 서울과 다른 매력이 있는 도시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숏폼 콘텐츠의 확산은 부산의 강점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달리는 스카이캡슐과 밤하늘을 수놓는 광안리 드론쇼, 부산불꽃축제와 야경 등 움직임과 색감이 강한 장면은 짧은 영상에 담기 좋다.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쉽지 않은 장소까지 SNS를 타고 새로운 관광 코스로 떠오른다. 대표적인 곳이 황령산이다. 부산 도심과 광안대교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야경 영상이 SNS에서 인기를 끌자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영도에서도 아르떼뮤지엄 부산과 피아크 등 미디어아트와 대형 카페·레스토랑이 대만 관광객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호텔업계도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롯데호텔 부산은 다음 달 투숙객을 대상으로 황령산 송객 서비스를 운영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황령산까지 호텔에서 바로 움직일 수 있도록 차량 이동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광안리 패들보드(SUP)와 연계한 체험형 상품도 준비 중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대만 여행사 측에서 황령산 숏폼 영상을 직접 보여주며 관광 상품과 연계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해외에서 실제 수요가 확인됐다”며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점차 늘면서 이동이 어려운 관광지까지 편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은 관광지를 넘어 쇼핑 공간으로도 확대됐다. 대표적인 곳이 올리브영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부산 중구 남포동에 기존 200평 규모 매장을 4층·900평 규모로 확장한 ‘올리브영 남포 타운’을 열었다. 비수도권 최대 규모 타운 매장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이 높은 기능성 화장품을 모은 ‘더마 특화존’과 ‘마스크팩 라이브러리’도 갖췄다. 수영구 민락동에는 부산의 항구 이미지를 살려 가상의 선박 ‘올영호’를 콘셉트로 꾸민 밀락더마켓점을 선보였다. 급증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화장품 판매점을 쇼핑과 체험을 하는 관광 공간으로 확장한 것이다.

최근에는 약국까지 외국인의 쇼핑 동선에 들어오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의약품과 뷰티·미용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약국을 찾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기장군 오시리아 일대 대형 약국 등에서 한국 의약품과 뷰티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식이다.

SNS와 개별여행의 확산 속에 관광객 스스로 새로운 장소를 발견하면서 부산의 관광 지도는 계속 바뀌는 중이다. 부산 곳곳에서 계속 새로운 경험을 발견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넓히고 흩어진 명소를 편리하게 연결하는 것이 달라진 관광 지도를 재방문으로 이어갈 방법이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