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먼지에 귀·눈·피부 아파요” ‘손 편지’로 학교 앞 주상복합 반대
18일 부산 동래구 A 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부산시동래교육지원청 앞에서 학교 앞 고층 주상복합 건물 건축 계획에 반대하는 침묵 시위를 벌이고 있다. A 초등 학부모운영위원회 제공
부산 동래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학교 앞에 40층 높이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단체 '손 편지'를 써서 반대에 나선다. 학생들과 학부모는 공사 과정과 학생 증가로 인한 학습권 침해를 우려한다.
18일 부산시동래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동래구 A 초등학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지상 40층과 10층 높이 두 동짜리 주상복합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지와 반경 200m 이내에 학교가 있는 경우 사업자는 사업시행인가 전 교육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올 4월부터 한국교육환경보호원의 교육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됐고, 현재 시공사에 보완서가 전달된 상태다.
A 초등학교 5학년과 6학년 학생회 12명은 지난 12일 전교자치회의를 열고 학교 앞 고층 주상복합 건축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 결과 학생회는 3~6학년 600여 명이 ‘주상복합 건축 반대’ 의사를 표시한 손 편지를 써서 오는 22일 방학식 전까지 학교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동래구 초등교와 도로 하나 두고
최고 40층 주상복합 신축 추진
학생 600여 명 ‘사업 반대’ 편지
학부모 100여 명 ‘침묵 시위’도
전교자치회의에 참석한 안 모(12) 양은 “올 5~6월에도 철거 공사로 피부병을 앓았는데, 이번엔 더 큰 공사를 오래 진행한다고 하니 학생들끼리 반대해야겠다고 의견이 모아져서 ‘건축 반대’ 편지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양은 편지에 “철거공사 때부터 소음과 먼지로 힘들었다. 저와 친구들은 먼지와 콘크리트 가루가 눈에 들어가거나 피부 알레르기가 생기기도 했다. 앞으로 공사가 더 길어지면 더 많은 먼지와 소음이 있을 거다”라며 “공사 중단이 아니더라도 주상복합의 층수라도 낮춰 공사기간을 줄여달라”고 썼다.
동래구 A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학교 앞 고층 주상복합 건물 건축 계획을 반대하는 편지를 작성했다. 이 학교 3~6학년 학생 600여 명은 이같은 편지를 작성해 학교장을 통해 교육 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A 초등 학부모운영위원회 제공
학부모들도 반발한다. A 초등학교 학부모 100여 명은 18일 오전 11시 30분 부산시동래교육지원청 앞에서 주상복합 건축을 반대하는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학부모들은 특히 학생 증가로 인한 과밀 학급 심화를 우려한다.
A 초등학교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이 학교 재학생은 현재 1000여 명으로, 모든 학급이 과밀 학급 기준인 학급당 학생 수 28명을 넘는다. 교실 부족으로 컨테이너 임시 가설 교실인 ‘모듈러 교실’ 설치와 한 층 증축도 예정돼있다. 가뜩이나 부족한 공간을 감안했을 때 고층 주상복합 건축으로 추가 학생이 들어온다면 학생들이 학습권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동래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학교장이 학부모와 학생의 의견을 학교장이 수렴한 뒤, 학교장의 의견과 시공사의 교육환경영향평가 보완 조치를 토대로 내달 중 부산시교육청에 최종 심의를 의뢰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