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훈풍에… ODM 쌍두마차 한국콜마·코스맥스 역대 최대 실적
인디브랜드·K뷰티 제품 수요 증가
글로벌 수요 흡수하며 실적 상승
해외 법인 성과·향후 전략은 엇갈려
한국콜마 종합기술원 전경. 한국콜마 제공
K뷰티 수출 확대 흐름 속에서 국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계 양대 축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디 브랜드와 K뷰티 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위탁 생산 물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해외 법인 성과에서는 차이가 나타나며 향후 성장 전략의 방향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 7224억 원, 영업이익 239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0%, 영업이익은 23.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683억 원으로 34.3% 늘었다. 국내 법인 매출은 1조 1928억 원, 영업이익은 1485억 원으로 각각 12.6%, 22.2% 증가했다. 글로벌 브랜드와 인디 브랜드의 수출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자회사 HK이노엔도 매출 1조 632억 원, 영업이익 1109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코스맥스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갔다. 지난해 매출은 2조 39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58억 원으로 11.6% 늘었다. 겔마스크와 크림, 선케어 등 기초 제품군의 수요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다. 국내 법인 매출은 1조 5264억 원, 영업이익은 1546억 원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양사의 실적은 글로벌 K뷰티 수요 확대와 인디 브랜드 성장의 영향을 함께 받았다. 메디큐브와 아누아, 조선미녀 등 온라인 기반 브랜드가 북미와 동남아 시장에서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서 ODM 생산 물량도 늘었다. 아마존과 틱톡숍 등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K뷰티 제품이 확산하며 자체 생산시설이 없는 브랜드의 위탁 생산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해외 사업에서는 성과가 엇갈렸다. 코스맥스는 중국 법인이 매출 63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2% 성장하며 반등했다. 상하이 법인을 중심으로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한 결과 기초와 색조 제품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 법인 매출은 1326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하며 회복 흐름을 나타냈다. 태국 법인도 선케어 제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68.2% 성장했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 코스맥스 제공
반면 한국콜마는 해외 법인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중국 법인은 매출이 소폭 늘었지만 초기 물량 규모가 크지 않아 고정비 부담이 이어지며 수익성이 감소했다. 미국과 캐나다 법인은 기존 고객사 주문 감소와 신규 공장 운영 비용 등이 영향을 미치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회사는 미국 2공장 가동을 기반으로 북미 고객 확대에 나서고 중국 법인에서도 전략 고객 확보를 통해 가동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을 K뷰티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보고 있다. 브랜드 중심이던 성장 구조에서 ODM 기업이 연구개발과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수요를 흡수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디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는 흐름이 이어질 경우 ODM 수요 역시 구조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미국의 수입 관세 정책 변화 등 대외 변수는 향후 업계가 관리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양사는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이어갈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기반으로 베트남과 인도 등 인접 시장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화장품 ODM 기업 케미노바 지분 51%를 인수하며 유럽 생산 거점 확보에도 나섰다. 한국콜마는 북미 생산 체계를 강화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해 기능성 스킨케어와 자외선 차단 등 고부가 제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