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성 저버린 아파트 승인 철회해야” 부산경실련, 이기대 아파트 규탄 기자회견
부산경실련, 남구청 건설 승인 규탄 성명
사업 승인 의제 처리·경관 훼손 등 지적
“후속 절차 중단하고 사업 재검토하라”
아이에스동서가 추진 중인 남구 이기대 초입 고층아파트 예정 부지와 일대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남구 이기대 초입 고층 아파트 건설 사업 승인(부산일보 6월 29일 자 8면 보도)을 두고 시민단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은 인허가 절차를 비롯해 경관 훼손 문제 등을 비판하며 사업계획 승인 철회를 촉구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부산경실련)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이기대 아파트 건설사업을 최종 승인한 남구청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사업 승인이 단순한 아파트 건축 허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업의 경우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과 함께 지구단위계획 결정, 건축허가, 개발행위허가, 농지·산지전용허가 등이 의제 처리됐다. 의제 처리란 하나의 주된 인허가를 받을 때 관련 기관 협의를 거친 경우 다른 인허가도 함께 받은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여러 부서에서 각각 따로 허가를 받는 대신 사업계획 승인으로 관련 행정 절차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식이다.
부산경실련은 본래 별도 허가를 거쳐야 할 절차들이 이번 승인 한 건으로 간소화된 점을 지적했다. 이는 이들이 지난 1월 공익감사 청구에서 지적한 의제 처리 부적정성 문제와 맞닿아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지구단위계획 처리 과정에서 주민 의견 청취가 빠진 점도 문제 삼았다. 이번에 지정된 지구단위계획구역 3만 213㎡ 가운데 보전녹지지역 3232㎡가 포함됐는데도 시민들이 의견을 낼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기대 경관 훼손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부산경실련은 “이기대를 찾는 관광객은 고층 아파트가 아닌 기암절벽과 탁 트인 바다를 보러 오는 것이다”며 “이는 부산 미래 먹거리를 스스로 갉아먹는 모순적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산경실련은 “현직 구청장 퇴임 직전 중대한 개발 사업을 승인한 것은 민주적 정당성을 저버린 처사”라며 남구청에 사업계획 승인 철회와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착공 등 후속 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다음 달 출범하는 민선 9기 남구청과 남구의회에는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도 촉구했다.
아이에스동서가 건설 추진 중인 아파트는 지하 2층~지상 25층 2개 동, 288세대 규모다. 남구청은 지난 18일 사업을 승인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