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장군 부정부패 사업 전수조사, 비리 여부 명확히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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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정 투명성·책임성 제고 계기 되도록
조사 기준 객관성 확보에 최선 다하길

2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우성빈 기장군수가 기장군 부정부패 사업 전수조사 실시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2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우성빈 기장군수가 기장군 부정부패 사업 전수조사 실시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우성빈 기장군수가 지역 내 토호세력과 유착이 의심되는 특혜성 사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선언하고 나섰다. 우 군수는 직접 조사에 나서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사법기관 협조 요청 등 강도 높은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자체장이 ‘토호세력’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특혜성 사업 근절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은 전국적으로도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인 일이다. 지역에서는 이번 일이 특정 지역에 고착화해 있을 수 있는 부정부패를 뿌리뽑아 행정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여론이 높다. 반면 조사가 무위로 끝날 경우 지역 내 정치적 갈등만 키우는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우 군수는 2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군수 직속 부정부패 의심 사업 전수조사 TF의 즉시 설치를 공표했다. 우 군수는 이어 기장군 전 부서에 특혜성 사업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 함께 이 자리에서는 특혜성이 의심되는 사업 2개가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장안읍 명례리 치유의 숲 사업과 일광읍 화전리 동부산농협 기자재센터 진입도로 조성 사업 등이다. 두 사업 모두 진출입 도로를 내는 과정이 인근 맹지의 지주에게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이 특혜성의 근거다. 우 군수는 이 외에도 취임 이후 특혜성과 이권성이 의심되는 사업을 여러 건 확인했다며 전수조사 필요성을 역설했다.

우 군수는 개별 사업의 비위가 발견될 때마다 이뤄진 개별적인 재검토와 백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극약 처방에 가까운 기장군 내 사업 전수조사를 들고 나왔다. 오랫동안 특정인이나 특정 집단에 특혜가 가는 방식으로 예산이 집행됐다면 이는 당연한 조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사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한 데다 TF의 활동 기간 등도 아직은 유동적이어서 실제 운영에서 객관성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현실이다. 군수가 직접 사용한 ‘토호세력’이라는 표현이 강렬한 만큼 수긍할 수 있을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지역 내 대립과 반발이 정치적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기자회견이 그간 고착화해 온 지역의 비리를 밝혀내 군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당위성은 너무나 명백하다. 그럼에도 이 같은 당위가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전제가 필요하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감정적 공방이 경계돼야 한다. ‘누가’ 문제인지보다 ‘왜’ 문제인지를 차분하게 들여다 볼 수 있어야 조사의 기준을 객관화하고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전수조사로 소모되는 인력과 시간으로 인해 기장군의 현안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는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우 군수가 이 같은 전제를 충족하면서 지역 비리를 척결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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