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은 공급 부족하다 난리인데, 악성 미분양 쌓이는 부산

  • 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년 전 대비 3배 증가 역대 최대치
수요 억제 아닌 맞춤형 핀셋 정책을

사진은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서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일극화 정책은 부동산 시장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은 공급 부족 때문에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지만 지역 부동산 시장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후 집값 안정화를 위해 부동산 대책을 다섯 차례나 쏟아냈지만 시장 혼란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의 세제 개편안은 수도권 규제에 초점을 맞췄을 뿐 지방에 대한 핀셋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의 경우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뒤 미분양 물량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참담한 분양 실적은 부동산 수요 위축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촉발한다. 지역 경제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부산의 악성 미분양 물량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3292세대에 달한다. 지역 전체 미분양 8071세대 가운데 40.8%에 달하는 수치다. 200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347세대나 늘어났고 2년 전에 비하면 3배나 증가, 침체된 지역 부동산 시장의 현주소를 방증한다. 지난 1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부산 가야역의 한 후분양 아파트는 현재 분양률이 33%대에 머물러 있다. 대출을 받지 못해 잔금을 치르지 못한 분양 가구들도 많아 실제 입주율은 18%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현재 이 아파트 단지 상당수가 비어있다 보니 기존 입주민들의 불만도 높은 상황이다.

악성 미분양 증가는 부동산 시장 건강성이 악화됐다는 신호다. 더욱이 건설업 생태계가 삐걱거리면서 지역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아파트 공사가 끝났지만 분양이 되지 않다 보니 건설사와 시행사의 유동성 위험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하청업체들도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우려도 높아진 것이다. 분양 물량 소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분양가 할인을 하면 소비자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식, 되레 매입을 기피하면서 전체 시장에 위축 현상을 발생시킨다. 다른 지역의 사정도 대동소이하다. 6월 말 기준 지방 전체 악성 미분양은 2만 5091세대에 달한다고 하니 정부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부동산 양극화 문제는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해소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정부는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수요 억제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악성 미분양에 시달리는 지역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지역에 한해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추가 조처는 물론 지역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는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한 미분양 매입을 확대하고 있지만 시장가액 대비 매입가가 터무니없이 낮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거세다. 정부와 정치권이 지방 악성 미분양과 시장 침체에 대응할 종합적인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길 기대한다.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