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울경 통합의 미래, 해양수도권 전략 이제는 구체화해야
통합 위한 연결 고리 될 해양수도권
자주 만나 구축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해양수도 구축을 위한 해수부 장관과 부울경 단체장, 상공회의소 회장들의 상생협력 의지가 13일 협약 체결로 집중된다. 신선대~자성대~북항~영도~오륙도를 잇는 부산항 북항 전경. 정종회 기자 jjh@
부산과 울산, 경남이 초광역 협력과 통합을 서둘러야 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합쳐서 775만 명이 넘는 인구와 360조 원이 넘는 지역내총생산을 가진 세 지역이 비수도권 최대 경제권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은 그 필요를 상징한다. 이는 망국적인 수도권 일극 체제로 인한 부작용으로 신음하는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이 같은 방안에 최근 들어 구체적인 미래상이 보태져 신기루 같던 가능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깃발을 든 해양강국 대한민국을 이끌 수 있는 주체로서의 동남권 해양수도권 구축이 구체적 미래상의 주인공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2월 부산 이전 이후 처음으로 13일 오후 부울경 광역단체장과 해당 지역 상공회의소 수장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해양수도권 조성 및 공동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약’ 체결이 명목이지만 이날 행사는 여러모로 큰 의미를 지닌다. 우선 정부의 메가 프로젝트 발표 이후 초광역 경제권 협력을 위한 첫 자리라는 데 의의가 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와 견줄 부울경 해양 메가특구 조성 추진 방안 등을 놓고 참석자들의 논의가 이어진 사실은 이날 행사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양수도권 구축을 지렛대로 해당 논의들은 앞으로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날 행사의 또 다른 의미는 6월 지방선거 이후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마주 앉았다는 점이다. 부울경은 지방선거 직전 초광역 협력 공고화를 위한 광역통합을 놓고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광주·전남이 광역통합을 이루고 수십조 원의 정부 인센티브와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라는 과실을 따내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부울경의 광역통합 논의는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동남권 단체장들이 각자 추구하는 메가시티와 행정통합의 간극이 클수록 더 자주 만날 필요가 있다는 게 지역민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해양수도권 구축이라는 숙제가 주어진 만큼 해당 지자체장들도 자주 만나 숙제를 풀어야 한다.
부울경은 현 정부의 광역통합 추진 전부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통합 가능성을 타진한 지역이었으나 정치적 이해타산이 맞물리며 통합 논의가 뒷전으로 밀려왔다. 그러던 것이 이번 행사에서 보듯 해양수도권 전략을 연결 고리로 다시 초광역 통합의 물꼬가 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산의 세계적 항만과 울산의 조선·자동차·석유화학, 경남의 항공우주·에너지·제조업 등의 기능을 한데 묶어 해양수도권을 구축할 수 있다는 논리는 막연했던 기존 통합 논의에 구체성을 보탠다. 해양수도권 구축 전략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라도 부울경은 단체장부터 경제계 인사들까지 회동 정기화 등을 통해 더 자주 머리를 맞대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