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 성과급’ 요구하더니 월세까지 꼼수…삼성전자 DS ‘도덕적 해이’ 논란
주거 부담 복지 악용 의혹 직원…최소 수백명
사문서 위조·변조죄 해당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지난 5월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 지급을 앞둔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에서 주거 지원금을 부당하게 받은 직원들이 대거 적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직원들의 주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복지 제도를 악용해 부당하게 지원금을 챙긴 직원은 최소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며 총파업까지 운운한데 이어 복지 지원금 부정 수급까지 불거지면서 '도덕적 해이'를 둘러싼 비판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은 평택사업장 직원들의 주거비 부정 수급 의혹을 인지하고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DS 관계자는 "현재 조사 중인 만큼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일부 직원에게 건축물대장 등 공식 서류 제출을 요구하거나 조사 등에 직접 나서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평택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일부 저연차 직원에게 월 최대 70만 원의 주거비를 지원하고 있다. 집이 멀어 출퇴근이 어려운 직원들이 사업장 인근에 별도 거처를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다. 지원 대상에는 주택 면적과 방 구조 등에 제한이 있으며, 약 10평 규모의 소형 주택과 1.5룸 이하 등의 기준이 적용된다.
문제는 일부 직원이 지원 기준보다 넓은 집에 살면서 회사에 제출하는 계약서에는 면적을 작게 기재했다는 의혹이다. 월 최대 70만 원이면 연간 840만 원에 이른다. 또 지원 자격을 얻기 위해 계약 내용을 의도적으로 바꿨다면 단순한 서류 착오로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이는 사문서 위조 및 변조죄에 해당된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계약서 조작 방식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도 올라오고 있다. 관리비를 월세에 끼워 넣거나 실제 계약서는 따로 작성하고 회사 제출용 계약서를 따로 만드는 등의 방식이다.
특히 이번 의혹은 성과급 격차로 이미 내부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불거졌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크다. DS 부문 직원들이 반도체 실적 개선으로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는 가운데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은 600만 원 수준의 성과급만을 받았기 때문이다. DX 부문에서는 DS 부문이 6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에 연 840만 원에 달하는 주거 지원금까지 편법으로 챙기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온다.
한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노란봉투법 시행지침을 적용할 경우 지난 5월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파업은 불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한 언론사 라디오에 출연해 '삼성전자 파업은 소급할 수 없지만, 지침대로면 불법 파업인가'라는 질문에 "네. 영업이익에서 N%를 먼저 떼고 시작하는 건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삼성전자 노사는 이미 단체협약 등을 통해 성과급 지급 방식을 정한 만큼, 새 지침이 소급 적용되지는 않는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