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서 던지고 테크볼 '올인’ 금메달리스트 이준석 [여기는 나고야]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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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생산직 접고 태극마크
아파트 공터에서 자비 훈련
“실업팀 생겨 생계 이어나갈 수 있길”

21일 일본 나고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테크볼 남자 초대 금메달리스트 이준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일본 나고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테크볼 남자 초대 금메달리스트 이준석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금메달리스트 이준석(27)은 ‘실패한 축구 선수’였다. 초등학교 때 축구를 시작했지만 프로 무대를 밟지 못했고 21세가 되던 2019년 축구화를 벗었다.

꿈을 접고 대기업 생산직에서 일하던 그에게 지난 2월 꿈이 다시 찾아왔다. 아시안게임에서 테크볼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테크볼은 곡선형 특수 테이블에서 축구공을 주고받는 종목으로 2012년 헝가리에서 시작됐다. 2019년 지인의 소개로 축구를 접고 테크볼을 했던 이준석은 생계를 이어갈 수 없어 테크볼도 사실상 접은 상태였다. 그는 아시안게임 소식에 망설임 없이 대기업을 퇴사했고 다시 테크볼 테이블 앞에 섰다. 그는 7개월 뒤 아시안게임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지난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에서 이준석은 이라크의 알리 잘릴 메제르 알엘라야위를 2-0(12-11, 12-5)으로 꺾었다. 조별 리그부터 결승까지 1세트도 내주지 않고 압도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준석은 21일 일본 나고야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한국 선수단 기자회견에서 “오늘 잠에서 깼을 때 뺨을 한 대 때려봤다. 꿈이 아니더라. 정말 감사했다”고 금메달 소감을 밝혔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종목인 만큼, 테크볼 대표팀은 열악한 환경에서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이준석은 살고 있던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협조로 단지 내에 어머니가 사준 테크볼 전용 테이블을 설치했다. 사비를 털어 헝가리 전지 훈련을 하고, 다니던 회사의 정규직 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진천선수촌에도 입촌하지 못했고 사설 연습장을 빌려 훈련했다. 이준석의 금메달로 향후 대회 출전 전 진천선수촌 입촌이 추진되는 점도 금메달의 큰 수확 중 하나다.


지난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이준석이 1세트를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일 일본 나고야 히가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테크볼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이준석이 1세트를 이긴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팀 전담 스태프도 없어 선수들이 전술과 컨디션 관리까지 맡았다. 이준석은 “선수들이 선수이자 전술가이자 모든 것을 다 해야 했다”며 “서로 힘들 때 의지하고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도와준 동료가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앞으로의 생계는 여전히 고민거리다. 이준석은 “금메달을 땄지만, 테크볼은 실업팀이 없어서 앞으로 어떻게 생계를 이어가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며 “실업팀이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일단 올해 연말까지는 매달 이어지는 국제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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