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영상 취재 중단”… 백악관 출입 금지에 美 언론 위헌 소송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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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 미 매체 3곳 갈등 격화
22일 유엔 연설 취재 거부 방침
수정 헌법 1조 위반, 법적 대응
하프 보좌관 영향 미쳤단 분석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백악관 출입을 금지당한 CNN과 MS나우, 폴리티코가 법적 대응에 나섰다. 주요 방송사들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동 취재를 중단하면서 백악관과 미국 언론계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CNN과 MS나우, 폴리티코는 21일(현지 시간) 공동 성명을 내고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출입 자격을 즉각 회복해 달라는 긴급 신청도 함께 제출했다.

이들은 소장에서 “대통령이나 다른 어떤 정부 관리가 단지 보도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아무런 통지나 절차 없이 언론의 수정헌법 1조상 권리와 자유, 재산상의 이익을 박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 수정헌법 1조는 ‘언론·표현의 자유 또는 국민이 평화롭게 집회하고 고충의 시정을 정부에 청원할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도 제정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CNN과 함께 백악관 방송 공동취재단을 운영하는 ABC·CBS·NBC·폭스뉴스는 이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을 순번제로 취재해 내·외신에 제공하는 ‘풀 취재’를 중단했다. 방송 취재단은 성명에서 “국민은 정부에 관한 정확하고 독립적인 정보를 제공받을 중대한 이해관계가 있다”며 “어떤 행정부도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정 언론사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5개 주요 방송사가 풀 취재를 중단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이들 방송사가 보유한 미 전역의 TV 네트워크를 통해 송출되지 않는다. 당장 22일 뉴욕에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도 미국 주요 방송에서 관련 영상을 접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전용 헬기 ‘마린원’에 탑승할 때 열린 헬기장 완공 기념식에서도 풀 마이크가 설치되지 않아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사들의 반발을 ‘가짜 뉴스와의 전쟁’이며 이들 매체를 ‘3류 광대’ 등으로 비하했다. 그는 이날 SNS 트루스소셜에 “백악관은 내가 소중히 여기는 자유 언론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암처럼 자라난 가짜 뉴스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가짜 뉴스는 부패했고 의도적이며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인 만큼 지금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이들 3개 매체의 백악관 출입 금지를 선언하는 과정에는 최측근인 나탈리 하프 보좌관의 ‘언론 보도 보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우파 성향 TV 진행자 출신인 하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수행하며 그의 구술을 받아 트루스소셜에 게시하거나 주요 언론 보도를 정리해 보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기성 언론의 충돌은 이전에도 반복됐지만 이처럼 여러 언론사를 상대로 전면전을 벌인 것은 드문 일로 평가된다. 앞서 AP통신은 ‘멕시코만(灣)’을 ‘미국만’으로 표기하라는 백악관의 방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통령 집무실 출입이 제한되자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미 국방부 역시 출입 기자들에게 비인가 또는 통제된 정보를 토대로 보도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 서명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내·외신 매체의 펜타곤 출입을 금지하면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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