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단상] 삼성중공업이 쏘아올린 'N% 성과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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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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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사회2부 차장

삼성중공업이 조선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제’를 도입한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3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58.78%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핵심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을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에서, 영업이익의 10%로 변경하는 것이다. 새 성과급은 올해 OPI부터 적용해 내년 초 지급한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쏘아 올린, 이른바 ‘N% 성과급’이 인공지능(AI) 열풍을 등에 업고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도체 업계를 넘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요즘 잘 나가는 조선 업계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몸을 맡긴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뉴노멀’에 연관 업계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최근 친환경 고부가 선박 수요 증가와 마스가(MASGA, 한미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 시너지 등으로 모처럼 호황을 누리기 시작한 지금, 너도나도 ‘우리는?’ 이라는 물음표를 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업계 맏형 격인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영업이익 30% 배분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함께 조선 빅3로 손꼽히는 한화오션 노조 역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핵심 의제로 ‘성과급 제도 개선’을 내세웠다.

하지만 역대급 성과급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려면 이자 비용이나 법인세를 내기 전부터 직원 몫을 만들어 둬야 한다. 영업이익은 흑자지만 만약 예상치 못한 비용으로 순손실이 발생해도 성과급을 줘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대규모 투자를 고려하는 현행 EVA와 달리 영업이익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전문가들은 절대 이익 규모를 키우려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는 무관심한 인센티브 구조가 확립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갈등과 비용 역시 상당하다. 실제 조선 업계의 경우 성과급 논쟁이 파업과 핵심 생산설비 가동 중단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1일부터 전 조합원 대상 부분 파업을 계속하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화오션 노조는 4~7시간 부분 파업에 이어 핵심 생산설비인 골리앗 크레인까지 멈춰 세웠다. 이를 두고 합법을 내세운 노조의 쟁의행위가 생산 현장을 넘어 기업 경영과 협력사, 지역 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조선업은 수많은 공정과 협력사가 촘촘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산업이다. 이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기업과 협력사 그리고 노동자에게 전가된다. 이는 향후 추가 수주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다, 조만간 본격화 할 마스가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까지 나서 ‘기업이익의 일정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은 의무적 교섭 대상이나 조정·쟁의행위 대상이 아니다’고 선 그은 것도 이 때문이다. 좋은 성과를 낸 임직원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과실을 어디까지, 어떻게 나눌 것인가는 사회적 인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삼성전자 파업 사태에서 보듯 요구의 수준이 상식선을 넘어서고 기업의 미래를 볼모로 잡는다면 안팎의 시선은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가면 공멸’이라는 지역 사회 목소리 역시 외면해선 안 된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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