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절 끓는 바다에 두 손 든 기장 해녀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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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연화리 해녀촌이 뜨거워진 해수로 대야에 담아둔 해산물이 살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지난 16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24일 오후 휴업 중인 해녀촌의 모습. 정종회 기자 jjh@

"아이고, 문을 다 닫았네. 와이리 다 영업을 안 하고 있노."

24일 오후 1시께 부산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해녀촌. 평소 같으면 가게 좌판마다 살아 있는 각종 해산물이 가득해야 할 '빨강 다라이(대야)' 수십 개가 텅 비어 뒤집힌 채 가지런히 누워 있었다. 호박엿을 파는 리어카에서 흘러나오던 각설이 음악이 뚝 끊겼고, 밀려오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 없던 해녀촌 일대는 이날 오후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문이 굳게 닫힌 천막 건물에 다다라서야 헛걸음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방문객들이 점포 앞에 내걸린 전화번호로 전화해 '언제 다시 영업을 재개하느냐'고 묻는 광경이 자주 펼쳐졌다.

유례 없는 폭염·가뭄 여파
바닷물 29도까지 치솟아
잡은 해산물 고수온에 폐사
이달까지 집단 휴업 들어가
시민·관광객들 헛걸음 일쑤


해물 모둠과 전복죽 등으로 유명한 기장 연화리 해녀촌은 지난 16일부터 장기간 '휴가' 중이다. 최근 유례 없는 장기간 폭염과 가뭄으로 바다마저 절절 끓어오르는 탓에 영업에 지장이 생기자 20여 개가 넘는 점포가 아예 집단 휴업에 들어간 것이다.

예년 같으면 섭씨 20~22도에 머물러야 할 동해안의 수온은 이달 중순까지 아열대 바다와 맞먹는 29도까지 치솟았다. 해녀촌 천막에서 해산물을 파는 한 상인은 "요 며칠 바다에서 퍼 올린 바닷물이 너무 뜨거운 탓에 고무 대야에 담아둔 해산물이 살지를 못했다"며 "날씨가 너무 더워 영업이 어려워서 15일까지만 영업하고, 단체로 쉬기로 했다"고 말했다. 해녀촌 상인들은 다음 달 1일 영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다만 연화리 일대의 건물에서 운영하는 횟집 등 가게들은 정상영업을 이어갔다.

집단 휴무 사실을 모른 채 점심시간에 맞춰 해녀촌을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헛걸음치고 돌아가기 일쑤였다. 경남 밀양에서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왔다는 김명순(49·여) 씨는 "오랜만에 부모님을 모시고 해동 용궁사에 들렀다가 전복죽을 먹으러 왔는데, 영업하지 않는다는 걸 미처 알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김해에서 친구들과 단체로 놀러 온 70대 여성 4명도 "단골 가게가 문을 닫았다"며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부산 기장군은 지난 3일부터 기장 앞바다 수온이 25도에서 29도까지 오르내리다 지난 22일 부산~울산 연안에 냉수대가 형성되면서 20도까지 떨어져 고수온 주의보가 해제됐다. 그동안 고수온 현상으로 양식 어류 5만70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등 피해도 속출했다. 기장군청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24일까지 육상양식장 7곳에서 키우던 강도다리 3만5000마리, 넙치 2만2000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 금액으로는 6900만 원에 이른다. 기장군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이상 고온 현상으로 수온이 29~30도로 올라가면서 기장군 양식장 8곳에서 키우던 넙치 3만1000마리, 강도다리 5만 9000마리, 전복 1만 8000마리 등 10만 마리가 폐사한 바 있다.

민소영 기자 miss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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