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 상가 입점자들 “관리비 냈는데 단전·단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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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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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납 운영위 과실로 공과금 연체
50호 미만 건물 분쟁 대상 제외
민원 넣어도 시·구청 개입 한계
운영위원장 경찰 고소 법적 대응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 명지신도시 한 상가 건물 입점자들이 관리비를 꼬박 납부하고도 전기·수도요금이 연체돼 단전·단수 위기에 놓이는 일이 발생했다. 관리비를 대납하는 운영위원회 측 과실로 공과금 연체가 반복되면서 결국 일부 입점자는 운영위원장을 경찰에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현행 제도상 50호실 미만 소규모 집합건물은 관리비 분쟁 문제에 행정기관이 개입할 수 없어 제도적 맹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서구 명지동 명지오션시티 인근 상가(32호실) 입점자들은 최근 전기요금 3개월 미납을 이유로 한국전력으로부터 상가 전체가 단전될 예정이라는 통지를 받았다. 수도요금 역시 미납돼 지난달 30일까지 납부하지 않으면 단수될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 상가는 건물 전체에 대한 전기·수도요금이 일괄 부과된다. 입점자들이 선임한 관리인이 각 호실의 계량기 사용량을 기준으로 공과금을 나눠 공용관리비 등과 함께 청구하고, 이를 취합해 관련 비용을 대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상가의 경우 이 같은 요금 부과 방식이 일반적이다.

상가 입점자들에 따르면 전기·수도요금은 지난해 말부터 수개월씩 연체됐다가 단전·단수 시점이 다가오면 일부 납부하는 방식이 반복됐다. 이에 입점자들은 지난 8월부터 상가 운영위원장 A 씨에게 전기·수도 검침량과 세대별 관리비 등 회계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나 A 씨가 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한 상가 입점자는 “한전에 문의해도 계약자인 A 씨만 납부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며 “입점자들은 공과금을 제때 냈지만, 실제로 운영위원장이 공과금을 제대로 납부했는지조차 확인하는 데 오래 걸려 직접 여기저기 알아봐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취재진은 해명을 듣기 위해 A 씨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A 씨의 답변은 없었다.

입점자들은 시와 강서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행정기관의 개입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이 상가는 50호 미만이어서 시가 지난 5월 제정한 ‘집합건물 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른 상가 관리비 분쟁 조정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시 주택정책과 관계자는 “50호 미만 상가의 경우 관리비 집행이나 회계 자료 공개 등을 강제할 권한이 없으며 현재로선 시가 운영하는 분쟁조정위원회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서구청 역시 집합건물 관리에 직접 개입하거나 관리비 자료 공개를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결국 입점자들은 지난달 14일 관리비 사용 내역과 공과금 미납 경위 등을 확인하기 위해 운영위원장을 상대로 경찰에 고소·고발장을 접수했다.

관리비를 정상 납부한 입점자들이 관리 주체의 과실이나 일탈로 인한 위험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소규모 집합건물의 관리비 분쟁을 행정적으로 조정·관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아대 이동규 재난관리학과 교수는 “관리비를 납부한 입주자들이 관리비가 어떻게 집행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하다”며 “소규모 집합건물의 특성을 고려해 50호실 미만이더라도 회계 자료 공개나 관리비 집행 등에 대해 행정기관이 최소한의 개입이나 조정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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