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남 여야정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 한목소리
원전·터빈 등 산업 기반 갖춰 시너지 기대
지역 특화 거점 성장 최적지 선택·집중을
경남도와 재경 도민 등 600여 명은 1일 경남 전략산업 연관 핵심 공공기관 경남 유치를 위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도민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기기만 하면 균형발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는 지난 20년의 시행착오를 통해 한계가 드러났다. 공기업 하나 옮겨서는 기업과 인재 유치는커녕 지역의 동반 성장도 어림없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이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역 산업 생태계와의 화학적 결합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1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경남도의 ‘공공부문 기관 통폐합·이전 대응 범도민 결의대회’는 주목할 만하다. 여야가 정파를 떠나 한목소리로 요구한 것은 공기업 통합과 이전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지키라는 것이다. 정치 논리나 나눠주기로 흐르면 명분도 실리도 잃는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이날 박완수 경남지사와 여야 국회의원, 지방의원, 시장·군수, 경제계 등 도민 600여 명은 조선·방산·원전·우주항공 연계 공공기관 이전과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경남 유치, 진해 해군사관학교 존치를 촉구했다. 2차 이전 유치전이 치열해지면서 다른 지역도 여론 조성을 위한 행사를 열고 있으나 경남처럼 지역 정치권까지 손잡고 국회에 집결한 경우는 드물다. 경남의 요구는 5극 3특 균형발전과 광역경제권 취지에 부합한다. 지역 산업 생태계와 이전 공기업이 시너지 효과를 내야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성장축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기반이 있는 경남은 지역 특화 산업 거점의 유력한 후보지다.
경남에는 원전과 가스터빈을 비롯한 발전설비·기계산업 기반이 있고 조선·해양산업은 해상풍력과 수소·암모니아 등 에너지 전환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진주에는 한국남동발전 본사와 경남혁신도시가 자리 잡고 있다. 이미 구축된 산업 기반과 대학·연구기관·기업에 공공기관을 결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발전산업 생태계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경남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의 최적지다. 인구 감소 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기업 본사를 배치하면 1차 이전의 시행착오가 되풀이될 수 있다. 공기업 본사를 따라 민간의 거대 산업 인프라가 뒤따라 이동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균형발전의 성패는 지역에서 청년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날 상경한 경남 대학생들이 수도권으로 내몰리지 않고 지역에서 꿈을 펼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공공기관 이전은 건물과 간판을 옮기는 사업이어서는 안 된다. 핵심 기능과 일자리는 물론 연구개발과 기업 투자까지 함께 움직여 지역에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는 5극 3특 정책의 실효성을 공기업 통합과 이전 과정에서 보여 줘야 한다. 수도권에 집중된 기회와 성장 동력을 지역으로 옮겨 광역경제권을 실질적으로 키우는 것이 균형발전이다. 경남이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일관되고 객관적인 결론으로 답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