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부산 사건 뒷 이야기] <3> 우신골든스위트 대형 화재
"고층건물 화재나면 치명적" 경각심 커져
지난 10월 발생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내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는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부산일보DB지난 10월 1일 낮 부산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 내 고급 주거형 오피스텔인 '우신골든스위트'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4층 피트층에서 시작된 불은 고층건물 특유의 상승기류에 편승해 건물 외벽을 타고 건물 꼭대기층까지 솟구쳐 올랐다. 황금빛 외관을 한껏 뽐내며 마린시티의 랜드마크로 손꼽혔던 지상 37층짜리 이 고층건물은 7시간여 동안 화마가 머물렀던 탓에 처참한 몰골로 변했고,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화재 발생 후 두 달여가 지난 15일 오전 우신골든스위트를 찾았다. 화재 직후 많은 사람들로 분주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건물 주변은 한산했다. 건물 상층에서는 '쿵쾅쿵쾅' 소리와 함께 복구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동관과 서관 건물 뒷면의 안쪽 외벽은 4층에서 꼭대기층까지 시커먼 그을음이 여전히 화재의 상흔으로 남아 있었다.
4층~최상층 그을음 아직도… 내년 2월까지 복구
입주민들 "안전교육 받고 긴급대피 매뉴얼 작성"
화재진압 한계 드러나, 개선종합대책 서둘러
우신골든스위트 홍순헌 비상대책위원장은 "건물 앞면의 그을린 패널은 불연성 패널로 모두 교체했으며, 뒤편 그을린 부분 등 전체 외관의 90% 이상을 불연성 패널로 교체할 것"이라며 "지난달 중순 건물이 안전하다는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나온 후 복구작업을 본격 진행 중이며 보험사와 보상문제를 마무리하고 내년 2월 말까지 건물을 완전히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주민들도 전체 202가구 중 큰 피해를 입은 7가구 정도만 외부에서 생활하고 있고 그외 대부분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 화재는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우신골든스위트 입주자모임은 화재 발생 시 대응법 등 안전교육을 앞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또 관리사무소, 소방당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긴급대피 매뉴얼을 만들어 입주민에게 숙지시킨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인근 고층건물 입주민들도 자체 소방교육을 실시하는 등 이번 화재는 고층건물 화재의 위험성과 문제점을 전국적으로 널리 인식시키고, 입주민 스스로가 화재안전의식을 갖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번 화재는 고층건물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고층건물 화재가 왜 대형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로 이어지는지, 진화와 인명구조 등이 왜 어려운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고층건물의 화려한 외관을 중요시 하는 최근 추세는 인화성이 강한 알루미늄패널 등 외벽 마감재 사용으로 이어졌고, 4층에서 발생한 불은 순식간에 37층 꼭대기까지 번졌다. 불이 시작된 4층 피트층은 환경미화원 작업실과 재활용품 집하장으로 불법 점용된 것으로 드러나 고층건물 화재안전의 사각지대로 떠올랐다. 고층건물 특유의 폐쇄적이고 복잡한 건물구조, 좁은 계단, 굴뚝효과 등도 새로이 부각됐다. 또 고층건물 화재 대비용 소방장비와 소방헬기를 이용한 화재진압의 한계도 드러났다.
화재 이후 고층건물 화재 대책이 잇따라 제시되고, 관련 법령 개정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역 소방서들은 고층건물에 대한 현황 파악 이후 소방안전점검과 함께 입주민과 관리사무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소방안전교육에 나섰다. 부산시소방본부는 초대형 굴절사다리차와 소방헬기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해운대구청도 화재에 취약한 고층건물 피트층과 피트실의 불법 용도변경, 불법 점용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해 시정명령 등 행정조치를 했다.
국토해양부와 소방방재청은 최근 가진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고층건물 피난공간 설치 △피난계단 및 엘리베이터 보완 △건축허가 시 화재안전성 검토 등의 내용을 담은 '고층건물 안전관리 개선 및 종합대책'을 지난 14일 내놓았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