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특별법' 공회전…"중간·영구시설 설치 시점 명시해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특별법' 이견에 추가 논의
정부 촉구·핵연료 포화에 특별법 통과 시간 문제
"중간저장·영구처분시설 설치 시점 법에 담아야"
고리 2호기 전경. 부산일보DB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 설치 근거를 담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고준위 특별법)이 20일 국회 논의 테이블에 올랐지만, 별다른 접점 없이 이견 차만 확인했다.
원전 내 습식저장조 포화로 원전 가동 중단을 우려하는 정부가 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는 만큼 특별법 통과는 시간문제다. 고리원전에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까지 떠안게 된 부산 입장에서는 ‘영구 저장’을 막는 장치인 중간·영구시설 설치 시점 명시 조항이 절실한 상황이어서 향후 법안 처리에 이목이 쏠린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통상자원특허소위원회는 국회에 계류 중인 3건의 고준위 특별법을 논의했다. 하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위원들이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탈원전’과 ‘원전 확대’ 구도로 대립각을 빚으면서 일부 위원이 자리를 뜨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고준위 특별법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등에 관한 특별법안(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인선 국민의힘 의원)△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김성환 민주당 의원) 등 총 3건이다. 원전 외 지역에 중간저장시설, 영구처분시설을 만들고 이때까지는 기존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에 보관하는 게 골자다. 세 법안 모두 중간저장시설이 건립되면 기존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에 관리하던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하도록 하고 있다.
이중 김영식 의원 법안만이 부지확보(2035년), 중간저장(2043년), 영구처분시설(2050)년 등 설치 시점을 명시했다. 이 조항은 중간저장시설 운영 시점을 명시화함으로써 임시 건식저장시설의 ‘영구 저장’을 막을 수 있는 장치로 꼽힌다. 중간저장시설을 2043년부터 운영하도록 해 늦어도 2043년 이전에는 원전 내 임시저장 중인 사용후핵연료를 중간저장시설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가 부지와 시설을 확보할 수 있는 강제성을 부여하는 측면도 있다. 반면 김성환, 이인선 의원 발의안에는 구체적인 시점이 명기돼 있지 않다.
현재 정부가 고준위 특별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고, 사용후핵연료 포화에 다수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어 특별법이 본회의에 회부될 경우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만큼 고준위 특별법에 중간·영구시설 설치 시점을 못 박지 않으면 반쪽짜리 법안이 될 우려가 크다. 이미 부산 등 원전 소재 지역에서는 임시 건식저장시설이 영구 저장시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만만찮다. 중간·영구처분시설 부지 선정, 공론화 과정 등에 막대한 시간이 소요돼 고준위 특별법에 명확한 저장시설 설치 시점이 담기지 않으면 영구적인 임시저장시설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정동만(부산 기장) 의원은 “고준위 특별법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특별법에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시설을 언제 설치할 것인지 시점이 명확하게 담겨야만 임시 저장시설 영구 저장을 우려하는 지역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