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 ‘공항 이중잣대’… 가덕은 ‘특별법 개정’, 광주는 ‘지침 변경’ 언급
이 대통령, 광주 군 공항 이전 관련 지시
‘지침 개정’까지 고려해 앞당기라고 주문
가덕신공항 문제는 ‘특별법 개정’ 가닥
PK에서 ‘지침 개정’ 요구한 민심은 외면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가덕신공항 공사비 현실화 문제를 두고 ‘특별법 개정’ 방침을 고수한 정부가 광주 군 공항 이전을 앞당기기 위해 규정과 지침을 바꾸는 방안까지 고려할 전망이다. 입법 과정의 불확실성과 사업 지연 우려로 가덕신공항 총사업비 관리지침 개정을 요구한 부산·울산·경남(PK) 민심은 외면했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군 공항 이전에는 지침 개정까지 언급해 ‘이중잣대’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제3차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 공항 임시 이전 완료 시기를 2028년 중순보다 더 앞당기라고 요구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필요한 군 공항 이전을 최대한 앞당기라며 관련 계획 재검토를 지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필요하면 법규를 고치거나 규정과 지침을 바꾸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국가 정책과 군 작전 운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임시 배치 계획을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광주 군 공항 이전에는 지침 개정까지 언급했지만, 정부는 가덕신공항 공사비 현실화 문제를 두고는 특별법을 개정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황이다. 30일 국민의힘 김도읍(부산 강서) 의원실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지난 28일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에 이러한 방침을 통보했다.
PK 지역 사회에서는 특별법 개정은 입법 과정에 불확실성이 있고, 사업 지연이 우려된다며 총사업비 관리지침 개정을 요구해 왔다. 가덕신공항 건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이러한 이유를 고려해 기획예산처 총사업비 관리지침 개정이나 재정경제부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이 신속하고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당초 국토교통부 입장을 수용해 기획예산처 총사업비 관리지침 개정으로 가닥을 잡았던 국무조정실은 특별법 개정 쪽으로 방침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예산처 측은 “총사업비 관리지침 개정으로 물가 반영 기준을 변경하는 것은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별법 개정을 고수했는데, 김 의원 측은 청와대 의중이 담긴 결정이 아니냐고 판단하고 있다.
김 의원은 30일 <부산일보> 통화에서 “동남권 숙원 사업인 가덕신공항 건설이 어렵사리 진행되는데, 자재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 수천억 원 상당 증액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예비 계약 체결 전 공사비 증액을 담보하지 않으면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 탈퇴까지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면 시행령이나 관리지침을 개정할 수 있는데, 광주 군 공항에만 지침 변경을 적용하면 형평성이 맞지 않다”며 “10월 예비 계약 체결 전 시행령이나 지침 개정으로 컨소시엄 참여 업체들이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게 대통령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