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항만공사 통합 반발 여론 거센데 득실 따지자는 부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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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통합에 '유보' 입장 전 시장…'민심 외면'
첫 여야정 회의 엇박자 노출, 협치 아쉬워

30일 부산시청 의전실에서 ‘부산발전 여·야·정 협력 회의’가 열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왼쪽부터), 전재수 부산시장,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lwj@ 30일 부산시청 의전실에서 ‘부산발전 여·야·정 협력 회의’가 열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왼쪽부터), 전재수 부산시장,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lwj@

정부가 강행하는 4대 항만공사(PA) 통폐합을 놓고 부산 여야 정치권 입장이 엇갈렸다. 30일 열린 ‘부산 발전 여·야·정 회의’에 참석한 전재수 부산시장과 이성권 국민의힘 부산시당위원장이 PA 통합 추진에 각각 ‘유보’와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항만마다 역사와 배후 단지, 화물 등의 특성이 다르다며 “무리하게 통합할 필요가 없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역 정치권의 공동 대응도 요청했다. 반면 전 시장은 “정부 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찬반을 정하기는 어렵다”고 맞섰다. 전 시장이 PA 통합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사실상 현재로선 반대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으로 읽힌다.

전 시장의 입장은 지역 여론과도 배치된다. 정부 PA 통합 추진 발표 직후부터 지역 항만업계와 시민사회는 논리도, 절차적 정당성도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PA 통합안은 글로벌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우려할 정도다. 전 시장은 직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PA 통합에 대한 이해가 넓을 것으로 안다. 그래도 지금은 부산과 부산 시민 입장을 맨 앞에서 대변해야 할 시장으로 지역 여론과 다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 통합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한 대응도 아쉽다. “정부안이 발표되고 난 다음에는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이 위원장 지적에 동의한다.

특히 “통합 공사 본사를 부산에 두고 부산항을 거점으로 위상을 강화하는 방안이라면 득실을 따져 보자”고 한 전 시장의 발언은 듣고도 귀를 의심하게 한다. 본사를 부산에 주면 찬성하고, 아니면 반대하겠다는 건가. 대의를 외면하고 실리만 챙기겠다는 생각은 소탐대실이다. 전국 항만업계와 시민사회의 반대 여론은 각 항만 발전에 특수성과 자율성이 통합보다 더 중요하다고 본 때문이다. 이는 지방분권, 나아가 균형발전이라는 대의와 궤를 함께한다. 여기에 본사가 부산에 올지 말지 재겠다는 건 지역이기주의다. 전 시장의 균형발전 철학도 되묻게 된다. PA 통합이 이뤄져 본사가 부산에 오게 돼도 울산, 인천, 여수·광양이 가만히 있겠는가.

이날 첫 부산 여야정 회의가 지역 정치권의 동상이몽만 확인한 자리가 된 점도 우려스럽다. 시민들은 그동안 여야로 나뉜 부산시와 부산 국회의원들에게 대립보다 협치를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지역 여야는 PA 통합 문제는 물론 산업은행 유치·동남권투자공사 설립 우선순위, 가덕신공항 공사비 해법, 통합 LCC 유치 등 현안마다 대립각을 이뤘다. 힘을 모아도 풀릴지 확신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전 시장도 야당 국회의원 협조가 아쉬운 처지 아닌가. 자세를 낮추고 구슬려도 모자란데, 판을 깔고도 엇박자만 낸 꼴이다. 굳은 신념과 진중함을 장점으로 지닌 전 시장이지만 때로는 유연한 리더십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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