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부산 사건 뒷 이야기] <4> 베트남 신부 피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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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12년형 너무 짧다, 더 큰 벌 받아야"

지난 7월 베트남 신부 탓티황옥씨의 장례식에서 가족들이 유골함과 영정을 안고 화장장을 나서고 있다. 부산일보DB

베트남 최남단 껀터시 꺼도읍과 주변 지역에서는 요즘 젊은 여성들이 결혼법률 등을 배우느라 정신이 없다. 껀터시는 지난 7월 한국에 시집간 지 일주일 만에 정신질환을 앓던 남편 장 모(47) 씨에게 살해당한 고(故) 탓티황옥(20) 씨의 고향. 소수민족이 많고 대다수 여성들이 중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지 못하는 곳이다. 10명 중 6~7명은 국제결혼을 택한다고 한다.

탓티황옥 씨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이 곳에서는 국제결혼을 원하는 여성들을 위한 교육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여성신문에서 프로그램을 마련했고 부산경남 베트남명예총영사관에서 지원금 5천달러를 선뜻 내놓았다. 교육은 베트남 서남부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버지 탁상 씨, 한국 사건 수사·재판 상황에 촉각
여동생은 국제결혼 꿈 접고 고향에는 석탑 세워져
비극 이후 한국인 도움 쇄도, 제도 보완책 마련돼


탓티황옥 씨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여동생은 언니의 죽음 이후 국제결혼을 포기했다. 여동생도 국제결혼 중개업체를 통해 한국으로 시집가려고 했지만 계획을 접었다. 지금은 껀터시의 한 여성단체를 통해 무료로 전문직업학교에서 신부화장법을 배우고 있다.

탓티황옥 씨 고향의 한 사찰에는 높이 10m 가량의 석탑이 세워졌다. 딸을 잊지 못하는 탓티황옥씨의 아버지 탁상(54) 씨와 어머니 쯔엉티웃(48) 씨가 2억 동(1천만 원가량)을 들여 마련한 것이다. 탁상 씨는 "시간이 지났지만 딸의 죽음을 믿을 수 없고 아직도 딸이 살아있는 것 같다"며 "딸이 옆에 없는 것은 한국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본보는 부산경남 베트남명예총영사관과 호찌민시 여성신문의 응이아인 기자를 통해 탓티황옥 씨의 아버지와 인터뷰를 하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탓티황옥 씨 부모와 함께 한국에 와서 장례식 등을 모두 취재했던 응이아인 기자는 지금은 탓티황옥 씨 부모에게 행정 절차 등에 관한 조언을 해 주고 있다.

아버지 탁상 씨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부산경남 베트남명예총영사관의 베트남인 직원 보람수원(35) 씨에게 전화해 수사 결과나 재판 상황을 물었다. 아버지 탁상씨는 사위 장 씨에 대해 "반드시 큰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탁상 씨는 "사위가 12년형을 선고 받았다는데 12년은 너무 짧다"며 "적어도 29년은 받아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하지만 시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 탁상 씨는 "많은 단체와 시민들이 도움을 주셔서 많은 위로를 받았고 너무나 감사하다"며 "특히 상주 역할을 해 준 부산경남 베트남명예총여사관과 어울림, 베사모 등에 고맙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신부 피살 사건이 발생하자 일각에서는 베트남 내 반한 감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오히려 사건을 계기로 양국이 가까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수관 부산경남 베트남 명예총영사는 "사건 당시 현지에서 톱 뉴스로 보도되면서 우려를 했지만 관료들이나 기업인들이 오히려 한국인의 관심과 모금에 고마워한다"며 "최근 베트남 대사관에서 3만6천명의 다문화가정 여성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75%가 '행복하다'고 답해 한국에 대해 더욱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탓티황옥 씨의 비극 이후 제도적 보완책도 함께 마련됐다. 법무부는 지난 10월부터 전국 14개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국제결혼 안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병력이나 범죄경력 등에 문제가 발견되면 비자발급을 제한한다.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15일까지 모두 289명의 남성들이 교육을 받았다.

지난달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국제결혼중개업 등록 여건과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한 '결혼중개업 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앞서 한나라당 김영선 의원도 국제결혼중개업자에게 신상정보 확인서를 공증 받은 뒤 서면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결혼중개업 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성화선 기자 ss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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