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부산 사건 뒷 이야기] <5> 에이즈 감염 여성 성매매
부모와 함께 생활, 외출해 친구 만나기도

지난 10월 말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에 감염됐음에도 돈을 받고 남성들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A(19) 양이 경찰에 입건됐다. 경찰은 당시 지적장애 2급의 장애를 갖고 있는 A양이 가출 후 인터넷 채팅으로 속칭 '조건만남'을 하면서도 자신이 에이즈에 걸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A 양의 성을 매수한 혐의로 입건한 20대 남성 3명 외에도 20여 명의 남성이 A 양과 성접촉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찰의 발표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에이즈 감염자의 충격적인 성생활이 언론에 보도돼 충격을 줬던 이전 사건들처럼 이번 사건도 에이즈 감염자 관리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또 A 양과 성접촉을 한 남성이 얼마나 많은지, 또 그 남성들이 또다른 에이즈 전파의 매개체가 됐는지 등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사건 이후 A 양, 일상 보내며 안정 찾아
입건 남성 3명 검사 결과 에이즈 음성 판정
"보균자 인권보호냐 강제격리냐" 제도 한계점
두 달 가까이 지난 지금 A 양은 이전보다 가족과 주변 친구들, 보건당국의 더 많은 관심을 받으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A 양은 현재 부모와 함께 집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가끔 외출을 해 친구들을 만나기도 한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약을 안 먹으면 죽는다', '가출해서 또 그러면 큰일난다'는 말을 해주며 A 양을 지속적으로 타이르고 있다"며 "A 양도 이젠 충분히 반성을 하고 있고 부모님이 잘 돌봐주고 있어 예전처럼 가출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A 양은 에이즈 면역수치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해운대구보건소 관계자는 "한달에 한번씩 A 양과 전화상담을 통해 주거지 이탈여부, 약 복용 여부, 건강상태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부모님과는 1~2주에 한번씩 연락하고 있다"면서도 "약을 잘 먹으라고 하면 '알았다'고 대답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가 수사에 큰 진전 없이 이번 사건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있다. 당초 경찰은 최초 입건된 3명의 성매수남 외에도 더 많은 남성들이 A 양과 성접촉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했지만 증거 불충분과 성매수 의심 남성들의 혐의 부인으로 추가 성매매 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또 A 양의 감염 경로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A 양이 지목한 에이즈 감염 의심 남성을 찾아냈지만 해당 남성은 보균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A 양의 성을 산 혐의로 입건된 남성 3명은 성접촉이 있었던 날로부터 12주가 지난 이달 초 HIV 보균자 검사를 재실시한 결과 에이즈에 감염되지 않았다.
경찰은 "성매수남 가운데 감염자가 있었다면 A 양에 대해 중상해죄까지 적용할 방침이었다"며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고, A 양에게 에이즈를 감염시킨 남성과 추가 성매수남을 밝혀내지 못한 만큼 A 양과 성매수남 3명만 관련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추가 성매수남과 A 양의 에이즈 감염 경로를 밝혀내진 못했다는 점은 '에이즈 확산'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키진 못한 부분이다. 또 이번 사건은 '에이즈 보균자 인권 보호'와 '강제 격리' 중 어느 한쪽으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현행 에이즈 보균자 관리제도의 한계점도 재조명되는 계기가 됐다.
A 양 사건을 맡은 경찰과 A 양을 관리 중인 보건소 담당자는 "이번 사건 이후에도 A 양을 비롯한 에이즈 보균자에 대한 관리제도는 여전히 그대로다"며 "결국은 가출한 어린 여성의 성을 사려는 남성들과 성을 팔려는 여성, 이들의 무분별한 성관계가 에이즈 공포를 불러온다는 데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입을 모았다. -끝-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