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재발 없도록 안전하게 제거… 환자 삶의 질도 고려
유방암
유방 형태와 기능 보존 중요해
상태 따라 보존·전절제술 선택
‘즉시재건’ 상실감 줄이기 도움
암 환자에 대한 정서 지원 필요
좋은강안병원 유방센터 전창완 소장은 “유방암은 환자 혼자 견뎌야 하는 병이 아니다”며 “의료진은 암을 제거하는 수술에만 머물지 않고 환자가 치료 후 다시 직장과 가정, 결혼과 임신·출산 등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유방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한다. 유방암 검진에는 증상 없는 여성이 정기적으로 받는 ‘선별검진’과 증상이 있을 때 받는 ‘진단검사’가 있다. 국가암검진은 만 40세 이상의 여성을 대상으로 2년 간격의 유방촬영술을 권고한다. 좋은강안병원 유방센터 전창완 소장은 “국내 유방암 환자의 약 13%가 70세 이상이기에, 전신 건강상태가 좋다면 나이만으로 검진을 중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방촬영술이 멍울 발생 전 미세석회화를 발견하는데 유효하다면, 유방초음파는 유방 안에 위치한 혹·결절·낭종을 평가하는데 유용하다. 유방촬영술에서 치밀유방으로 판정되거나 비대칭 음영이 발견된 경우에는 유방초음파를 추가한다. 유전성 유방암 관련 병적 변이가 확인되거나 젊은 나이에 유방암을 앓은 직계가족이 있는 고위험군은 전문의와 상의 후 유방 MRI 등 개인별 검진계획을 세워야 한다.
■유방암 수술 때 병변 위치도 중요
관상피내암(0기 암)이 범위가 작고 부위가 국한됐다면 유방보존술 후 방사선치료를 한다. 같은 0기라도 미세석회화가 여러 구역에 넓게 분포하거나, 병변 범위가 유방 크기에 비해 매우 크다면 전절제술을 고려한다. 종양이 작고 림프절 전이가 없거나 제한적인 1기는 유방보존술을 우선 고려한다.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있는 2기는 보존수술이 가능하면 바로 수술할 수 있다. 하지만 종양이 크거나 HER2 양성·삼중음성처럼 약물 치료 반응이 좋은 유형이라면 선행항암치료로 암을 줄인 후 보존수술을 시도한다. 3기는 종양이 크거나 피부·흉벽 침범, 광범위한 림프절 전이가 있는 국소진행성 유방암이다. 항암·표적·면역치료 등을 먼저 진행하고, 치료 반응에 따라 전절제술이나 일부에서는 유방보존술을 시행한다.
병변 위치도 중요하다. 전 소장은 “유두 바로 아래라도 유두 침범이 없다면 유두보존 전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고, 유두·유륜에 암이 침범했다면 유두를 보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유방 안쪽이나 아래쪽 병변은 같은 크기라도 변형이 두드러질 수 있어 종양성형술을 함께 설계한다.
2021년 9월에 개소한 좋은강안병원 유방센터는 개소 4년여 만인 지난해 12월 유방암 수술 2000례를 돌파했다. 좋은강안병원 제공
■삶의 질 고려하는 수술 방식
유방암 수술은 암을 안전하게 제거하면서 재발 위험을 낮추고, 가능한 한 유방의 형태와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을 치료하는 것만큼 환자 삶의 질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 소장은 “현대 유방암 치료의 목표는 재발을 막는 데 필요한 치료를 정확하게 선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 소장은 유방보존술 가능 여부는 암의 크기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종양 크기와 유방 전체 크기의 비율, 암의 분포 상태, 수술 후 깨끗한 절제면을 확보할 수 있는지와 방사선치료 가능 여부, 선행항암치료 후 종양이 얼마나 줄었는지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서 수술 방식을 결정한다. 선행항암치료와 종양성형술을 적절히 결합해 종양학적으로 안전한 범위 내에서 유방 보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관건인 셈이다. 반대로 서로 떨어진 여러 사분면에 암이 존재하는 광범위 다발성 병변이나 피부와 유두를 광범위하게 침범한 경우라면 전절제술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다음으로 중요한 과제는 유방 재건이다. 유방 재건은 시점에 따라 ‘즉시재건’과 ‘지연재건’으로 나뉜다. 즉시재건은 전절제술 후 재건술까지 시행한 뒤 수술을 종료한다. 가장 큰 장점은 유방의 피부 외피를 최대한 보존해 자연스러운 모양을 만들 수 있다. 암 제거와 재건을 한 번의 마취로 진행해 수술 횟수를 줄이고 환자의 상실감도 줄일 수 있다. 좋은강안병원의 경우 전절제 환자의 약 76.7%가 재건술을 병행했다.
지연재건은 조직 제거 후 항암·방사선치료가 끝난 수개월 또는 수년 후 시행한다. 전 소장은 “피부 침범이 광범위하거나 염증성 유방암인 경우, 조절되지 않는 당뇨·중증 비만으로 상처 합병증 위험이 높은 경우 지연재건이 고려된다”고 말했다.
■미세전이 조절로 재발 위험 낮춰
유방보존술 후 남은 유방에는 원칙적으로 방사선치료를 한다. 전절제 뒤 △종양 크기 5cm 초과 △여러 개의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 △피부 또는 흉벽 침범 △염증성 유방암 △절제면에 암이 남았거나 매우 가까운 경우 △선행항암치료 전 림프절 전이가 많았거나 치료 후 잔존암이 남은 경우라면 방사선치료가 적극적으로 고려된다.
전 소장은 ‘미세전이’ 조절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미세전이를 제거하지 못하면 수년 뒤 뼈, 폐, 간, 뇌 등에서 원격전이로 나타날 수 있다”며 “보조약물 치료의 목적은 현재 보이지 않는 암세포를 제거하거나 성장을 억제해 재발과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이라고 밝혔다.
약물치료는 강할수록 좋은 것이 아니다. 전 소장은 “병리 결과, 림프절 상태, 종양 크기, 치료 반응, 유전자검사, 나이, 동반질환을 바탕으로 재발을 줄이는 이득과 부작용의 손실을 비교해 필요한 만큼 치료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유방암 치료 후 관리도 중요하다. 유방보존술을 받은 환자는 치료한 유방과 반대쪽 유방에 정기 유방촬영술을 시행한다. 병기·치료 내용에 따라 검사 주기를 정하고, 증상과 진찰을 바탕으로 필요한 검사를 선택하면 된다. 운동은 주당 150~300분의 중등도 유산소운동이나 75~150분의 고강도 운동, 주2회 이상의 근력운동이 권장된다.
암 환자에게는 주변의 정서적 지원도 중요하다. 진료에 동행하고, 환자 본인의 선택을 존중하고, 외모 변화나 재건 선택을 평가하지 않고, 항암치료 부작용과 응급증상을 함께 숙지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된다. 전 소장은 “유방암 치료의 성공은 암을 없애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며 “꼭 필요한 치료를 정확히 시행하면서 환자의 몸과 마음, 그리고 치료 이후의 삶까지 지키는 것이 진정한 완치”라고 말했다.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