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는 부산, 여행은 경주·울산까지… '남부권 베이스캠프' 되자 [머물수록 '팬덤 도시']
[머물수록 '팬덤 도시'] ④ 동남권 광역관광 거점 부산
김해공항 입국자 절반 인근 이동
부산은 숙박·쇼핑·야간 관광 중심
역사·자연 강점 주변 도시들 연계
관광객 체류·소비 확대 상생 구조
부산을 거점으로 인근 경남과 울산, 경북 경주까지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남부권 관광 베이스캠프’ 전략 필요성이 제기된다. 경남 김해시 수로왕릉. 한국관광공사 제공
부산을 거점으로 인근 경남과 울산, 경북 경주까지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남부권 관광 베이스캠프’ 전략 필요성이 제기된다. 울산 중구 태화강 국가정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부산을 거점으로 인근 경남과 울산, 경북 경주까지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남부권 관광 베이스캠프’ 전략 필요성이 제기된다. 경북 경주시 불국사한옥팜스테이. 한국관광공사 제공
부산에 숙소를 잡고 아침에는 경주로, 다음 날에는 울산이나 거제로 향한다. 저녁이면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쇼핑과 야간관광을 즐긴다. 외국인 관광객을 부산 안에만 붙잡아두는 대신, 주변 도시로 자유롭게 오갈 수 있게 해 부산 체류를 늘리는 ‘남부권 관광 베이스캠프’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남부권은 이미 하나의 관광권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의 47.9%는 부산을 넘어 경남·울산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했다. 부산에 머문 비중인 50.2%와 비슷한 수준으로, 부산뿐 아니라 인근 지역을 함께 찾는 외국인 수요도 상당하다. 남부권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을 수 있는 기반이 이미 형성된 것이다.
이처럼 부산과 인근 지역을 함께 찾는 수요를 활용하면 부산의 관광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 관광객을 부산 안에만 머물게 하기보다 부산을 숙박·교통 거점으로 삼아 경주·울산·거제·통영 등을 오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부산은 숙박과 쇼핑, 야간관광 등 도시 관광의 강점을 살리고 주변 도시는 역사·자연 등 부산과 다른 콘텐츠를 더해, 남부권 전체의 여행 선택지를 넓히면서 부산 체류도 늘릴 수 있다.
이미 지역의 경계를 허문 관광 실험도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도시관광진흥기구(TPO)는 지난 7월 김해·남해·통영을 잇는 5박 6일 일정의 ‘2026 K-CLIP’을 운영했다. 해외 청년 19명과 국내 대학생 20명 등 39명이 김해에서 남해, 통영으로 이동하며 세 도시의 서로 다른 관광자원을 경험했다.
김해에서는 가야 역사·문화와 도자기 체험을, 남해에서는 독일마을과 유람선 등 자연·생활문화를, 통영에서는 케이블카와 전통시장, 나전칠기, 야간 해상택시 등을 경험하도록 했다. 한 도시가 모든 관광 콘텐츠를 갖추는 대신 김해의 역사, 남해의 자연과 일상, 통영의 해양·공예·야간관광을 하나의 여행으로 이어 붙였다.
■해외서도 '관광 품앗이' 활발
해외에서는 인접 도시들이 관광객을 함께 끌어들이는 ‘관광 품앗이’도 활발하다. 베트남에서는 하노이와 호찌민을 거점으로 주변 관광지를 연결하고, 후에와 광찌가 서울과 부산에서 공동 관광설명회를 열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서는 이포가 깜파르·타이핑·만중이 하나의 관광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했다. 도시마다 따로 관광객을 유치하기보다 여러 지역의 콘텐츠를 묶어 하나의 여행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부산에서도 광역 연계를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관광공사는 김해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 관광객을 경주 등 주변 지역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비짓부산패스도 경남·울산·경북 관광까지 가맹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동선이 이미 부산을 넘어 인근 지역으로 넓어지고 있는 만큼, 부산도 주변 도시와 관광객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함께 체류 기간을 늘리는 광역관광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비짓부산패스 역시 광역권으로 연계하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으며, 실질적인 연계를 위해서는 경남과 울산, 경북 관광시설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통 편의·수화물 서비스 필수
관건은 ‘부산에서 얼마나 쉽게 나갔다가 돌아올 수 있느냐’다. 부산과 주변 관광지를 묶어 홍보하는 것만으로는 여행 동선을 바꾸기 어렵다. 부산에서 경주·울산·거제·통영을 오가는 교통과 숙박, 관광시설을 하나의 상품으로 묶고 외국어 이동 안내와 수화물 서비스 등도 함께 갖춰야 한다. 공동 홍보를 넘어 교통·숙박·체험·야간관광까지 연결해야 광역관광이 실제 여행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TPO 강다은 사무총장은 “지역 연계 관광은 서로의 강점을 살리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한 도시만으로는 제공하기 어려운 다채로운 경험을 만드는 전략”이라며 “부산의 접근성과 도시 관광에 경남의 역사·문화·해양 콘텐츠를 연결해 주변 지역의 매력이 부산 재방문의 동기가 된다. 관광객의 체류와 소비가 동남권 권역 전체로 이어지는 상생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