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어시장 1단계 부지 오염토 ‘기준치 17배’ 공사 중단
부산공동어시장 오염토 검사 수치
기초 파일 작업 중 TPH 등 검출
수협 송유관 기름 유출로 추정
정화 주체 놓고 책임 공방일 듯
겨우 첫삽 뜬 사업 장기화 우려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부지에서 기준치의 17배를 넘는 토양오염 수치가 확인돼, 1단계 부지 공사가 중단됐다. 사진은 오염토가 나온 공사 현장.
속보=국내 최대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부지에서 토양 오염이 확인(부산일보 8월 6일 자 6면 보도)된 가운데, 시공사의 자체 검사 결과 기준치의 최대 17배를 웃도는 오염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밀조사 착수와 함께 1단계 공사가 전면 중단됐으며, 추후 정화명령이 내려질 경우 10년 넘게 표류하다 가까스로 첫 삽을 뜬 현대화 사업이 또다시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부산 서구청과 부산공동어시장(이하 어시장)에 따르면 시공사가 1단계 공사 부지(본관 우측 및 돌제식 부두) 3곳에서 채취한 토양 시료를 자체 검사한 결과, 석유계총탄화수소(TPH)가 1만 3720mg/kg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800mg/kg)의 17배를 넘는 수치다. 아연 역시 기준치(600mg/kg)의 3배를 초과한 1940mg/kg, 납은 기준치(400mg/kg)를 웃도는 421mg/kg으로 각각 확인됐다.
앞서 시공사는 지난 7월 기초 파일 설치 작업 중 오염 추정 토양을 발견했고, 자체 검사를 의뢰함과 동시에 이를 서구청에 통보했다. 이후 곧바로 서구청은 정밀조사 명령을 내렸고, 어시장 측은 전문 용역사를 선정해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부지의 공사는 지난달 말부터 멈춰 선 상태다. 이번 오염은 과거 어선 급유를 위해 어시장 지하에 매설했던 송유관에서 유류가 유출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정밀조사 이후 뒤따를 공사 지연과 막대한 정화 비용이다. 정밀조사에서도 기준치 초과가 최종 확인될 경우 토양 정화 작업에 따른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미 위판장 면적 축소로 반발해 온 중도매인들이 공사 장기화를 견디지 못하고 타 위판장으로 옮겨가는 등 영업 차질로 파장이 커질 수 있다.
정화 비용 부담 주체를 둘러싼 갈등도 사업 지연 요인이 될 전망이다. 최소 1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정화 비용은 기존 사업비에 반영돼 있지 않다. 토양환경보전법상 오염 원인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지만, 해당 송유관은 부산시수협이 과거 유류탱크 운영을 위해 매설한 것으로 추정돼 양측 간 토지 정화 주체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지 매입 시점에 따른 예외 규정 적용 여부도 쟁점이다. 어시장 측은 1973년 정부로부터 현재의 서구 남부민동 부지를 불하받아 이전한 만큼, 이후 제정된 토양환경보전법의 예외 사유에 해당해 정화 책임이 정부나 지자체에 귀속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총사업비 2361억 원(국비 70%·시비 20%·어시장 10%)이 투입되는 어시장 현대화 사업은 연면적 6만 1971㎡ 규모의 최신 위판장을 짓는 대형 숙원 프로젝트다. 어시장 관계자는 “서구청이 부지 소유자인 어시장을 정화 책임자로 지정했으나, 토지 취득 시기와 실제 오염 원인자 등을 면밀히 따져봐야 최종 책임자가 가려질 것”이라며 “정화 비용과 면적은 정밀조사 결과가 나와야 산출할 수 있으며, 오염토 문제로 사업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