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공사 통합 강행 땐 범시민 대응 나설 것”
정부가 추진하는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 등 전국 4개 항만공사 통합이 과거 정부 연구에서도 실효성이 낮고 부산·울산항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부산일보 9월 16일 자 1면 등 보도) 지역사회의 반발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부산시의회와 시민사회에 이어 전국 항만공사 노동계까지 통합 철회를 요구하며 공동·집단 행동을 예고했고, 정부가 내세운 지역균형발전과 비용 절감 등 통합 명분도 근거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부산시의회와 해양수도부산발전협의회,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등은 17일 시의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전국 항만공사 통합 추진을 즉각 철회하고 항만의 자율성과 분권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4개 항만을 하나의 공사로 묶는 방안이 항만별 기능과 산업구조, 배후경제권 등의 차이를 외면한 중앙집권적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부산항만공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약화할 경우 신항 개발과 북항 재개발, 글로벌 선사 유치, 북극항로 개척 등 부산항 주요 현안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가 통합을 강행한다면 부산시민은 물론 울산·인천·여수광양 지역과 함께 더 강력한 범시민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항만공사 노동계도 이날 정부의 통합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4개 항만공사 노조와 전국해양수산노동조합연합은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 통합 중단과 통합 근거 공개,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들은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이 통합 명분으로 지역균형발전을 거론한 데 대해 “항만공사 통합은 지역균형발전이 아니라 지역의 권한을 빼앗는 중앙집중화”라고 반박했다. 항만공사 제도 자체가 항만별 자율성과 전문성, 지역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만큼 경영·투자·의사결정 권한을 하나의 기관에 집중하는 것이 균형발전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정부가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용 절감 효과도 통합 명분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11년 정부 연구에서도 4개 항만공사 통합에 따른 연간 절감액을 약 50억 원으로 추산하며 효과가 ‘매우 미미하다’고 평가했다는 것이다. 통합 이후 지역별 지사를 유지하겠다는 정부 구상에 대해서도 “결정권 없는 껍데기만 남기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조는 “정책 결정과 개발·운영·물류·마케팅 등 핵심 기능을 통합 본사가 가져간다면 지역에는 현장 집행조직만 남아 ‘권한 없는 책임’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