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청문보고서 與 일방 채택…압도적 반대 여론에도 임명 강행 기류
법사위 野 퇴장 속 김승원 보고서 단독 채택
국힘 “이재명호 뒤집힐 것”…지명 철회 압박
반대 52.1% vs 찬성 25.1%…李 재가 임박 관측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철거민 4성딱지 강신철 OUT', '법치상실 김승원 OUT'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등을 받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철거민 특별공급 논란이 불거진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 야권은 안건 상정에 반발해 단체 퇴장했다. 야권의 반발에 더해 임명 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을 훌쩍 뛰어넘는데도 여당이 보고서 채택을 밀어붙이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 강행 수순이 사실상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자진 사퇴와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장외투쟁까지 예고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보고서 채택 안건이 민주당 주도로 상정되자 강하게 반발했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의사일정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건이 추가된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하나도 해소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일방적으로 안건 상정을 처리하려고 작전을 짠 것으로 보인다”며 “청문회 자체가 요식행위였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택 안건은 여권 주도로 가결됐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해 자리를 떴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가 제기된 의혹을 상당 부분 소명했다는 입장이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의겸 의원은 “협의가 없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의견 차가 컸기 때문에 절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건 국민들도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자 보고서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됐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민주당 주도로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임종득 의원은 “전날 인사청문회가 끝난 다음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논의했다”며 “전원이 강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도 반대 의사를 밝힌 뒤 표결하지 않고 퇴장했다. 다만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 보고서는 이날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여야 의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채택됐다. 국민의힘은 보고서에 부적격 의견을 담았다.
청문보고서가 채택되면서 김 후보자 임명은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야권은 청문회 이후에도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국민의힘 임이자 정책위의장은 “김승원 후보자를 임명하는 순간 국민은 이재명호를 뒤집어 버릴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14~15일 조사에서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2.1%, 찬성은 25.1%로 반대가 배를 넘었다. 진보 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까지 반대 입장을 내면서 여권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추석 전 보고서 채택을 마무리한 만큼 이 대통령이 조만간 임명을 재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지명 철회 압박과 함께 장외투쟁을 예고했다. 오는 22일 국회 본관에서 ‘이재명 정권 실정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기로 했고, 이후 추석 민심을 살핀 뒤 장외투쟁도 검토할 예정이다. 야권은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이를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와 같은 정권의 치명타로 만들어 가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투쟁 동력이 얼마나 모일지는 미지수다. 의혹 제기를 주도한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장동혁 대표 체제의 당권파가 여전히 등을 돌리고 있어서다. 김 후보자 낙마라는 목표는 같지만 한 몸으로 움직이기 어려운 구도가 장외투쟁의 파급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이번 조사는 무선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전국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