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보 수문 잠깐 열었다 금방 닫는다… ‘땜질 처방’ 지적
일정 수위 도달하면 다시 담수 계획
취수구 높이 문제로 개방에 제한적
취·양수장 개선 사업 속도 지연 중
환경단체 “사업 일정 전면 재검토”
기후부는 30일 낙동강 하류 4개 보 수문 순차 개방을 시작했다. 4개 보 중 가장 상류인 대구 달성군 다사읍 강정고령보 수문이 개방되고 있다. 낙동강네트워크 제공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낙동강 녹조를 줄이고자 보 수문 개방을 시작했지만 일정 수위에 도달하면 다시 물을 가두는 방식이라 ‘땜질 처방’ 지적을 받는다. 보 수문 제한 개방 이유로 농업용수 취수 문제가 지목되면서 낙동강 취·양수장 개선 사업이 신속하게 마무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후부는 30일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하류 4개 보 수문 순차 개방을 시작했다. 녹조계절관리제 기간 저감 조치 중 하나로, 어·패류 구제와 수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시간당 3cm씩 수위를 낮춘다. 상류 보 수문을 먼저 개방한 다음 하류 보 수문을 개방해 물을 차례로 흘려보내는 방식이라 전체 개방 기간은 다음 달 5일까지다.
합천창녕보 목표 수위는 8.60m다. 기존 운영 수위인 9.20m에서 1.3일 동안 0.60m를 낮춘다. 창녕함안보 기존 운영 수위는 4.80m로, 목표 수위인 4.26m까지 1일 동안 0.54m를 낮춘다. 기후부는 각 보 수위가 목표에 도달하면 다시 각각 1.7일 동안 담수할 계획이다. 보 수위를 낮춘 상태를 유지하지 않고 곧바로 수문을 올려 사흘 안에 다시 물을 채운다는 뜻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최근 남부지방에 비가 내리지 않아 보 개방 목표 수위도 기존 계획보다 다소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일 불볕더위에 비까지 내리지 않으면서 경남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는 만큼 보 수문을 계속 개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4대 강 사업으로 강바닥은 낮아졌지만 취·양수장 취수구 높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저장 용량은 늘었지만 수위를 조금만 낮춰도 물을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이유다. 기후 변화로 갈수록 녹조가 일찍 기승을 부리는데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농업용수 공급 우려 탓에 수문을 열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전국 4대 강 취·양수장 70곳을 대상으로 개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낙동강 구간 개선 대상 취·양수장은 52곳으로 가장 많다. 특히 녹조 현상이 갈수록 심각한 낙동강 경남 구간 취·양수장 개선 사업 대상은 27곳이다. 그러나 지난해 합천군 대부·중적포·외삼학 등 3개 양수장만 개선을 마쳤고 나머지 24곳은 아직 개선 사업이 진행 중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보 개방 기간 30% 내외 녹조 감소 효과를 전망했지만, 취·양수장 개선 없는 제한적 보 수문 개방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낙동강네트워크·환경운동연합은 낙동강 보 수문 개방이 시작된 이날 성명을 내고 “하류 4개 보를 사흘 동안 일부 개방하는 것만으로는 낙동강 녹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상시적 수문 개방 여건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정부는 취·양수 시설 개선을 2028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속도라면 내년과 2028년 다시 반복하는 녹조를 맞이할 것”이라며 “취·양수 시설 개선 사업 일정을 전면 재검토하고 필요한 예산은 2차 추가경정예산이라도 확보해 공사를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