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신공항 공사비 뭉개는 기획예산처, 지역 안중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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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실 조율에도 관련 회의까지 외면
대통령의 균형발전 의지 무색하게 해

가덕신공항 조감도. 가덕신공항 조감도.

이재명 정부의 국책사업 추진 속도는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메가 프로젝트의 하나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와 관련한 사업 추진은 속도전을 넘은 전격전까지 거론될 정도다. 국운이 걸리다시피 한 국책사업의 이 같은 속도전 양상에서 유달리 예외가 되는 사업이 있다. 동남권의 미래는 물론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이 걸린 초대형 사업이라 꼽히는 가덕신공항 건설이 그것이다. 건설 필요성 제기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장장 20년이 넘는 이 사업은 다음 달 예비계약을 앞두고 건설 비용 증액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으나 예산 관련 부처의 외면으로 또다시 사업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국무조정실은 최근 예산 관련 정부 부처인 기획예산처가 총사업비 관리 지침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가덕신공항 사업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조율했다. 가덕신공항 사업이 수년째 지연되면서 늘어난 공사비 6000억 원에 대해 정부 방침이 정해지지 않을 경우 건설사 대거 이탈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기획예산처와 관련 지침 개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 18일 건설사와 국무조정실, 국토부 관계자까지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기획예산처는 국무조정실의 조율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통한 가덕신공항 특별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는 입장만 고수하며 끝내 간담회 불참을 통보했다.

기획예산처가 가덕신공항 공사비 관련 문제를 외면하는 것은 표면적으론 공사비 증액을 떠안았다가 책임 문제가 추후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비친다. 하지만 지역에선 기획예산처가 이재명 정부 실세 중 한 명인 박홍근 장관을 뒷배로 해 배짱을 부린다는 해석도 나돈다. 그렇지 않고서야 다음 달 예비계약이 임박한 상황에서 소통마저 거부하는 행태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느냐는 게 해석의 배경이다. 또 다른 주무 부처인 국토부가 가덕신공항 특별법 개정의 경우 국회 통과가 불확실하고 사업 추진이 다시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사실까지 감안하면 달리 해석할 여지도 없어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역 균형발전이 대한민국의 살 길이라고 규정하며 관련 정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왔다. ‘5극 3특’ 조성이라는 기치 아래 추진되고 있는 메가 프로젝트도 결국은 지역 균형발전이 최종 목표라 할 수 있다. 가덕신공항 건설은 오래전부터 지역 균형발전을 실현할 가장 대표적인 국책사업으로 꼽혀 왔다. 지역 균형발전에 국운을 걸다시피 해 왔다면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에도 더 드라이브를 걸어야 마땅하다. 국책사업은 결국 예산으로 현실화하는 것이며 사업에 쏟는 예산은 국책사업을 바라보는 정부의 의지라 할 수 있다. 지역은 안중에도 없는 기획예산처의 행보에선 대통령의 지역 균형발전 의지를 전혀 읽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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