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산불 낸 ‘봉대산 불다람쥐’ 징역 12년 선고
출소 후 범행…함양 산불 후 검거
검찰 10년 구형보다 높은 중형
“안전·평화 위협…방화 반복 위험”
지난 2월 21일 발생한 경남 함양군 산불 모습. 진화 직후 경찰은 ‘봉대산 불다람쥐’ A 씨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거했다. 김현우 기자
경남 함양군 등지에서 잇따라 산불을 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일명 ‘봉대산 불다람쥐’ A 씨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이 선고됐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징역 10년보다 더 높은 형량이다.
창원지법 거창지원 형사 1합의부는 17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A 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또한 압수한 성냥 한 박스와 일회용 라이터는 몰수 명령했다.
A 씨는 1994년부터 2011년까지 울산 봉대산 일대에서 96차례에 걸쳐 불을 질러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았으며 2021년 3월 만기 출소했다. 이 사건으로 A 씨는 ‘봉대산 불다람쥐’로 불렸다.
A 씨는 출소 후에도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올해 1월부터 2월까지 경남 함양과 전북 남원 일대에서 3차례에 걸쳐 산불을 냈다. 특히 지난 2월 21일 함양에서 대형 산불을 일으켜 경찰에 체포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 씨가 출소 후 수차례에 걸쳐 다시 방화를 저질렀고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반면 A 씨 측 변호인은 정신감정에서 A 씨가 ‘병적 방화’ 진단을 받은 만큼, 심신미약 상태가 범행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A 씨 역시 “자책감 속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 선처해 주신다면 속죄하며 살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병적 방화라는 정신 질환이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공공의 안전과 평화를 위협하고 타인의 재산이나 생명을 해칠 수 있어 위험하다”면서 “특히 계획적으로 방화를 반복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가 232ha에 달하고 피해액만 9억 원이 넘을 정도로 심각함에도 피해 복구를 위한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동종 범행으로 장기간 징역형을 복역하고도 출소 후 또 다시 연쇄 방화를 저지른 점을 고려해 징역 12년에 처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