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 4주간 더 동결…유가 급등에도 ‘민생안정’ 우선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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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이 국제유가 상승 충격 일부 상쇄 효과
"3∼8월 휘발유 2.1%·경유 8.4% 소비 감소"
'유가 불감증' 우려에 “시장 왜곡 크지 않다” 반박

‘10차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를 앞둔 18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0차 석유 최고가격제’ 발표를 앞둔 18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유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휘발유·경유·등유 등 국내 ‘석유제품 최고가격’을 4주간 더 유지하기로 하는 등 8~10차 3회(12주) 연속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하는 초강수를 뒀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따른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로 재차 급등했지만 서민 가계의 기름값 부담 완화에 방점을 찍는 조치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부가 정유사의 석유제품 공급가격에 상한을 정해 물가와 민생 부담을 낮추는 비상 조치다.

산업통상부는 19일 0시부터 향후 4주간 적용되는 ‘10차 석유 최고가격’을 기존 9차 최고가격으로 동결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에 따라 10차 최고가격은 7∼9차와 같이 L(리터)당 휘발유는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유지된다. 지난 6월 말 7차 최고가격을 L당 150원씩 인하한 이후 7∼8월에 이어 9월에도 같은 가격대를 이어가게 됐다.

지난 8월 일시적 소강 상태를 보였던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이 9월 들어 다시 격화하고 후티 반군이 홍해 지역 인근 도시 등을 점거하면서 국제유가는 요동쳤다.

지난 16일 기준 두바이유는 배럴당 128.0달러, 브렌트유는 105.8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02.4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 경유 가격 역시 배럴당 201달러에 달하는 등 국제 석유제품 가격도 동반 급등했다.

정부는 이러한 국제유가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최근 서민 물가 부담, 지난 최고가격 지정 동향과 환율 하락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민생 안정에 무게를 두고 최고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6월 3.2%에서 7월 2.8%로 하락했으나 8월에 다시 3.1%로 상승하며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반면 최고가격을 210원 인상했던 지난 3월 4주 당시 1505원에 달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58원으로 약 10% 하락해 국제유가 상승 충격을 일부 상쇄했다.

정부는 지난 3월 중동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유가 자유화 이후 30년 만에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했다. 상한선은 주기적으로 조정하고 가격 통제로 발생한 정유사의 정당한 손실은 정부가 보전해주는 방식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중동전쟁 발발 이후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평균 0.6%포인트(P) 인하시키는 효과를 내며 민생경제를 두텁게 보호하는데 주요 역할을 해 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인위적으로 석유 가격을 억눌러 에너지 과소비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에도 실제 석유 소비량은 줄어들고 있어 시장 왜곡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실제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인 3월 둘째 주부터 8월까지 주유소 총소매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휘발유가 2.1%, 경유가 8.4% 각각 감소했다. 월별로도 7월은 휘발유 2.2%, 경유 8.6% 감소한 데 이어 8월 역시 휘발유 1.2%, 경유 8.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중동정세 긴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통한 민생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국제유가 변동과 국내 석유 소비 추이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유연하면서 신중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영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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