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은 다 준비됐다…교통올림픽 ‘ITS 세계 총회’ 한달 앞으로
10월 19~23일 강릉 올림픽파크 일원서 열려
90개국 참가, 학술세션 기술시연 등 개최예정
‘중소도시 교통문제 해결’ 부각되며 행사 유치
스마트횡단보도 등 시내 첨단 ITS 기술도 선봬
‘ITS(지능형 교통시스템) 세계 총회’가 열리는 강릉 컨벤션센터. 국토교통부 제공
‘교통 올림픽’으로 불리는 ‘ITS(지능형 교통시스템) 세계 총회’가 오는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강릉에서 열린다. ITS란 첨단교통기술로 교통정보를 관리하고, 과학화된 운영으로 교통 효율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시스템을 말한다.
전세계 ITS 분야 기업과 학계, 정부 관계자들이 참가해 각종 기술과 제품을 발표하고 전시하는 행사다. 한국은 1998년 서울, 2010년 부산에서 개최된 바 있다. 특히 부산 ITS 당시는 84개국에서 3만 9000명이 참석해 큰 관심을 불러모았으며 행사 이후 콜롬비아 보고타에 BIS(버스정보시스템)를 3000억원에 수출하는 성과도 올렸다.
국토교통부 기자단이 9월 17일 ITS 세계 총회를 한달 앞두고 강릉을 찾아 총회 준비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현장을 살펴봤다.
■ ‘중소도시’ 첨단 교통시스템 도입
강릉이 ITS 세계 총회를 유치할 때 일단 국내에서는 대구와 경쟁했다. 이 때부터 강릉은 ‘중소도시에 필요한 ITS 교통시스템’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다. 이미 서울 및 부산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총회를 개최했기 때문에 중소도시에 맞는 지능형 교통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돼야 하는가를 알렸다.
이 전략은 해외에서 대만 타이베이와 경쟁할 때도 평가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타이베이는 이미 유치신청을 했다가 2번 탈락했기 때문에 웬만하면 선정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대도시는 이미 자체적으로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이 많았고, 오히려 중소도시에 이같은 시스템을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가 관건이었다. 2020년 선정도시 투표 당시, 이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면서 6대 5의 차이로 타이베이를 눌렀다.
강릉은 8월 기준 주민등록인구 20만 5440명의 도시다. 그러나 푸른바다와 오죽헌·선교장 등 역사유적, 커피·맛집 등 뛰어난 관광자원을 갖고 있어 한해 35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국내에서 유례가 없는 도시다.
하지만 강릉은 컨벤션센터가 없었다. 강원도 전체를 봐서도 컨벤션센터가 있는 곳은 없었다. 국제행사를 위한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에 컨벤션센터 건립을 서둘렀다. HJ중공업과 신화건설이 나서 강릉시 포남동 일원에 턴키방식으로 2024년 11월 착공해 20개월 만에 완공했다. 컨벤션센터에서는 공식행사와 학술세션이 닷새간 계속 열린다.
이와 함께 평창올림픽을 위해 만들어진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전시장으로, 하키센터 주차장은 기술시연장으로, 하키센터는 아이스쇼를 위한 장소로 함께 쓰이며 야외광장은 부대행사가 열린다. 이 모든 행사장이 서로 걸어서 10분 거리의 인근에 위치해 있다.
강릉시 교차로에 설치된 스마트 교통정보 전광판. 우회전하려는 차량이 보행자가 있을 때 이를 미리 알 수 있게 정보를 표시한다. 강릉시 제공
■ 90개국 참가, 미래교통의 방향 제시
닷새간 열리는 총회에서는 모두 90개국에서 6만여명(5일간 연인원)의 참가자들이 강릉을 찾는다. 이미 449편의 논문이 접수됐고 13개국에서 장차관이 참석하기로 확정됐다.
전시행사에는 109개 기관·기업이 434개의 부스를 전시하며 15개의 기술시연이 예정돼 있다. 총회 개회를 알리는 연설은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인공지능과 ITS 결합이 바꿀 미래교통의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종기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이번 행사는 정말 우리나라의 우수한 ITS 기술을 전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행사로, 27회에 걸친 세션 발표와 비즈니스 매칭, 자율주행·자동주차 등 기술시연 등이 예정돼 있다”며 “특히 강릉시내에 구축된 최신 ITS를 해외 손님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특히 강릉도시정보센터가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곳은 도시 교통상황과 CCTV, 교통신호, 현장 ITS 설비를 통합 관리하는 시설로, 참가자는 관제 시스템과 현장설비가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확인하고 강릉의 ITS 운영사례를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대도시에서 119구급차가 응급상황에서 도로를 빨리 달리기는 만만치 않다. 교통신호에도 막히고 돌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때론 속도를 늦춰야 한다. 하지만 강릉도시정보센터에서는 원격으로 신호등을 조작해 구급차가 막힘없이 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횡단보도의 경우, 고령자가 신호에 맞춰 건너기 힘든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 때 횡단보도에 사람이 있는 것을 감지해 파란불 신호를 계속 줘서 안전한 통행이 되도록 하고 있다. 교차로에서 우회전할 때, 오른쪽 횡단보도에 사람이 보행 중이면 전광판에 ‘보행자 횡단중 일시정지’라는 표시가 나온다.
강릉시내의 모든 교통정보를 수집하고 통제하면서 교통상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강릉시 도시정보센터. 김덕준 기자
강릉시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면서 운전은 이제 자율주행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의문점이 생기기도 한다”며 “그러나 지능형 교통시스템은 자율주행시대에도 최대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발전해온 첨단 ITS를 중소도시이자 관광도시인 강릉에 구현해 시민과 관광객의 이동편의를 높이는데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참가자들이 체험할 수 있게 된다”라며 “아울러 이번 총회는 AI와 자율주행 시대에 필요한 미래 교통의 정책과 기술방향을 세계 각국이 심도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