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속도조절론 무색…반도체시장 올해 1.6조 달러 돌파
수출입은행 보고서 발표…올해 시장 전망 60% 상향
메모리 시장 4배 성장…전체 시장의 55% 차지 전망
D램 3.4배·낸드 4.9배 성장…2030년 2조달러 예상
30일 대전시 유성구 나노종합기술원 반도체 팹(Fab)에서 반도체 분야 취업을 준비하는 교육생들이 주요 공정에 대해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 6000억 달러(약 2190조 원)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불과 몇 달 전 전망치보다 60% 상향된 수준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지난 15일 공개한 ‘3분기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메모리 반도체와 로직 IC(연산·제어 담당 반도체)의 가파른 성장 등으로 1조6000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지난 5월 발표한 2분기 전망에서는 올해 반도체 시장 규모가 1조 달러(1366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당초 전망을 크게 웃돌면서 시장 전망치를 60% 높였다.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인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의 지난달 말 기준 가격은 각각 25.0달러, 30.5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4배, 9.0배 오른 수준이다.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는 메모리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4배 성장한 약 8865억 달러로 예상됐다.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약 30%에서 올해 5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전망 당시 메모리 비중은 50%였다.
메모리 가운데 D램 시장은 지난해보다 약 3.4배 성장한 5190억 달러, 낸드 시장은 4.9배 성장한 3600억 달러로 각각 전망됐다. D램 성장률 전망은 올해 상반기 147%에서 250%로, 낸드 성장률은 300%에서 395%로 상향 조정됐다.
특히 낸드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AI 시장의 중심축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는 낸드의 수요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가격은 내년 이후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범용 D램 가격은 올해 4분기까지 상승한 뒤 내년 상반기 보합세를 보이고 하반기에는 하락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낸드는 내년 1분기까지 오른 뒤 연말까지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전체 반도체 시장은 AI 관련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2030년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약 2조 달러(2732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시장은 AI로 인한 수요의 구조적 증가 등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빅테크 등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과 3∼5년의 장기공급계약(LTA)을 추진하며 업황 변동성은 과거 대비 안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상현 기자 songs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