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행동하는 수행자' 명진스님 영결식 참석해 애도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의 영결식에서 전재수 부산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의 영결식이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엄수된 가운데 전재수 부산시장이 영결식에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우리는 이 시대의 큰 어른이자, 한평생 올곧은 신념과 참된 자비를 실천해 오신 명진 큰스님을 눈물로 떠나보낸다"라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전 시장은 명진스님의 삶을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촛불"에 비유하며, 산중에만 머물지 않고 시대의 아픔이 있는 현장마다 함께했던 고인의 삶을 기렸다.
그는 "민주주의와 인권이 위협받을 때는 부당한 권력 앞에 침묵하지 않고 민주화의 길을 함께 걸으셨다"라며 "해고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눈물 흘리는 곳에는 따뜻한 손을 내밀어 주셨고 세월호 참사와 용산참사 유가족들의 아픔에도 함께하셨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남과 북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 또한 큰스님께서 한결같이 품어오신 염원이었다"라며 "불의 앞에서는 누구보다 단호한 목소리를 내시면서도 힘없는 이들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한 분이 명진 큰스님이셨다"라고 강조했다.
전 시장은 명진스님의 수행관에 대해서도 "수행이란 세상을 등지는 일이 아니라 세상의 아픔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는 일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잣대에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 꼿꼿하게 서서 진실을 마주하라'"라고 했던 고인의 말을 떠올리며 "큰스님의 말씀은 오늘도 우리 가슴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전 시장은 "그런 큰스님을 이렇듯 영정 앞에서 뵙고 있으니 황망하고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라며 "이제 그 무거운 짐들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편안히 쉬십시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또 "비록 큰스님의 육신은 우리 곁을 떠나시지만 한평생 실천하신 참된 자비와 정법(正法)의 정신은 날이 갈수록 더 빛날 것임을 믿는다"라고 했다.
전 시장은 고인의 뜻을 자신의 삶에서도 이어가겠다는 다짐도 밝혔다. 그는 "아픈 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으며, 옳다고 믿는 일 앞에서는 물러서지 않겠다"라며 "늘 바른 길을 걸어가겠다"라고 말했다.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열린 봉은사 전 주지 명진스님의 영결식에서 전재수 부산시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대한불교조계종과 시민사회가 함께 마련한 영결식에서는 불교계뿐만 아니라 종교계, 정치계, 시민사회계 인사들과 세월호 유가족이 참석해 스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정관계에서는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 추미애 경기지사, 송영길·주호영·김현 국회의원, 권영국 정의당 대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이 참석했다.
명진 스님은 종단 개혁과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에 힘써온 불교계의 대표적 진보 인사로 지난 2006년부터 4년간 봉은사 주지를 지내면서 불교계 최초로 사찰 재정을 공개했고, 세월호 참사, 용산 참사 등 사회적 참사나 시국 사건에 적극 목소리를 내왔다. 봉은사 직영 사찰 전환을 둘러싸고 조계종 총무원과 대립하다 2017년 승적 박탈 징계를 받았지만, 징계 무효 소송 1·2심에서 승소했고 올해 초 승적을 회복했다.
류선지 부산닷컴 기자 s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