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승원 임명 강행하면서 국민의 신뢰 회복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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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전날 여당 주도 청문보고 채택
반대 여론 백안시 땐 지지 더 잃을 수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철거민 4성딱지 강신철 OUT', '법치상실 김승원 OUT'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철거민 4성딱지 강신철 OUT', '법치상실 김승원 OUT'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늘은 이재명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는 날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 기자회견으로는 일곱 번째인 이번 회견을 앞두고 이 대통령은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국정 현안들에 대한 소통을 예고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기자회견이 최근 급락하고 있는 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는 의도에서 급히 마련된 것이라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통령의 소통 시도는 적을수록 비판의 대상이 될지언정 빈번함은 오히려 그 자체로 환영해야 마땅한 일이다. 그럼에도 이번 기자회견은 전날 국회에서 벌어진 여권의 무리수로 인해 과연 어떤 메시지로 국민의 신뢰를 얻을 것인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국회 법사위는 17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전격 채택했다. 인사청문회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며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집단 퇴장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이 이뤄졌다. 김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한 반대 응답이 과반을 이루며 찬성의 배를 넘는 등 압도적 반대 여론 속에서도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청와대와의 교감 없이 여당 단독으로 이 같은 무리수를 두었을까라는 합리적 의심이 나오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는 이 대통령 공소 취소 의원 모임을 이끈 김 후보자의 이력으로 미뤄 공소 취소를 위한 움직임으로까지 해석된다.

이날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대해 “폭과 속도가 굉장히 세다”면서 공소 취소와 연임 개헌 등 지속적인 의구심이 이어지는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연임하지 않겠다’는 7음절 멘트를 밝히고 재판을 받으라는 요구를 대통령에게 끊임없이 해 온 국민의힘은 말할 것도 없다. 이 때문에 오늘 예정된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는 이와 관련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돌았다. 하지만 민주당이 기자회견 전날 공소 취소를 염두에 둔 게 아니라면 이해하기 힘든 무리수를 둠에 따라 신뢰 회복을 위한 부담은 오롯이 대통령으로 향하게 됐다.

민주당이 주도했다고 하더라도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절차는 이제 마무리가 돼 버렸다. 김승원 후보자가 합법적으로 법무부 장관이 되는 데 있어 남은 절차는 대통령의 임명 여부 뿐이다. 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스스로 민주당과의 교감을 만천하에 알리는 셈이 될 것이다. 신뢰 회복을 위해 기자회견을 한다는 대통령이 여론을 철저히 외면하는 결단을 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여론을 백안시하고 오만한 판단으로 계엄이라는 자폭을 선택한 전 정권의 반면교사가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신뢰 회복을 위해 이 대통령은 대선에 나설 때처럼 국민을 향한 간절한 마음가짐을 되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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