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밀집 부울경 전기료, 결국 10% ‘찔끔 인하’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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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
‘허울뿐인 차등’ 영남권 혜택 미미
호남, 부울경과 똑같은 요금 적용
향후 반도체 산단 최대 혜택 전망
기후부·한전, 연내 도입 ‘속도’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 발전소 전경.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제공. 부산일보DB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 발전소 전경. 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 제공. 부산일보DB

부산·울산·경남을 포함한 남부권(경상·전라)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내년부터 지금보다 최대 10% 내려간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한전)는 26일 오후 한전 남서울본부(서울 영등포구 소재)에서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공청회를 열어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누고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 없이 비수도권에 한해 최대 10% 인하하는 내용의 설계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하지만, 당초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취지와는 달리 원자력발전소(원전) 밀집지역인 부산·울산·경북 지역의 ‘원전 리스크’는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 산정 항목으로 아예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실질적 혜택’으로 인식돼 온 주택용은 지역별 전기요금 대상에서 아예 빠진데다, 산업용 전기요금에 한해 비수도권에 적용되는 최대 인하 폭(10%)도 산업계가 요구해온 20~3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어서 정책 효과가 의문시된다.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는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등으로 구성된 현행 전기요금 체계에 ‘지역별 조정요금’ 항목을 신설해 지역별로 요금 차이를 적용했다. 지역별 조정요금 수준은 전력자급률과 균형성장, 송전비용을 반영해 정해졌다.

이날 공청회에서 공개된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에 따르면 전국을 크게 4개 권역으로 나누고 차등 전기요금을 적용한다.

우선, 가장 저렴한 남부권(경상·전라)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킬로와트시)당 13~18원 인하된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 전기 평균 판매단가는 kWh당 181.9원으로, 이를 고려하면 인하율은 7~10%이다. 중부권(충청·강원)은 10~15원(5~8%),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북부(서울·경기 북부, 인천)는 6~10원(3~5%) 각각 낮아진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용인을 포함한 수도권 남부(서울·경기 남부)는 지역별 조정 요금이 ‘0원에서 1원 인하’로 설정돼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금 수준에서 사실상 바뀌지 않는다.

한 권역 내에서도 행정구역에 따라 산업용 전기요금이 달라진다. 행정안전부가 개발 중인 ‘지역우대지수’를 활용해 행정구역에 따라 4개 권역으로 거듭 구분한다는 것이 현재 제시된 방안이다. 지역우대지수는 ‘서울과 거리’를 핵심 지표로 하고 각 지역 사회·경제지표와 인구 소멸 위기 여부 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되고 있다. 추가 4개 권역 구분에는 산업위기지역인지 등도 반영될 예정이다. 기후부는 종합적으로 전국이 11개 지역으로 구분돼 산업용 전기요금이 차등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 산정 결과로 남부권에서는 제2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서남권(전남광주통합특별시)이 큰 혜택을 보는 반면, 원전 밀집지역인 부산·울산·경북 등 영남권은 상대적으로 혜택이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지역 전기요금제 도입에 따른 산업용 요금부담 감소는 약 2조 8000억 원 내외로 전망된다. 기후부와 한전은 ‘전력시장(도매) 지역별 가격제’ 도입 등 시장제도 개선, 정부 재정지원 등을 병행해 한전의 재무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의 적용 대상은 국가 전체 전력 사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지난해 기준 51%)하는 ‘산업용 전력’이다.

기후부와 한전도 연내 완료를 목표로 속도감 있게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도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기후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의 설계안을 조속히 확정하고, 근거 고시 및 전기요금약관 개정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밟아 나갈 예정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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