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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주최자 없는 집회, 법의 공백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일 서울 송파구 일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분노한 시민들은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으로 모여들었다. 한때 수만 명이 모였던 집회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 집회에는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주최자가 없다는 것이다. 전통적 형태의 집회는 주최자가 관할 경찰서에 집회의 목적과 일시·장소를 적은 신고서를 제출하고 질서유지인을 배치하여 집회를 관리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올림픽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그런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개인 단위 활동에 익숙한 청년층이 기성 집회 문화를 탈피한 새로운 사회 참여 표본을 만들어 낸 것이다.
헌법 제21조는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자유가 공공질서와 적절히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은 집회 사전 신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신고를 통해 경찰은 질서 유지 계획을 세우고, 주최 측은 질서를 유지할 의무를 진다. 이것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공공 질서를 지키는 균형점이었다.
그런데 주최자가 없으면 이 구조가 무너진다. 수만 명이 모여도 신고할 사람이 없고, 질서유지인도 없다. 그렇다고 참정권 침해에 분노하여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을 미신고 집회라는 이유로 해산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이 사안은 결국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해결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디지털 플랫폼이 일상화된 지금, 주최자 없는 자발적 군집은 앞으로도 언제 어디서든 재현될 수 있다. 새로운 집회 문화가 이미 도래했다. 이제는 입법이 답해야 할 차례다.
정병원·부산경찰청 치안정보과장
2026-06-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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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개인 유상운전교육 알선·광고는 범죄
최근 오픈채팅방이나 SNS 등을 통해 개인이 운전교육을 알선 또는 광고, 교습을 하여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된다.
운전교육은 경찰청에 등록·지정된 자동차운전전문학원 등 적법한 기관에서만 할 수 있다. 개인이 무등록 유상운전 교육을 할 경우 교육생의 안전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을 뿐더러, 특히 보험 미가입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교육생이 피해를 떠안아야 하는 위험이 있다. 거기에 보조 제동장치가 없어 교육 시 돌발 사태에 대비하지 못해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다.
또한 자격과 경험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교육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 잘못된 운전습관을 배우게 될 우려도 크다. 이는 초보 운전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도로를 이용하는 다른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에도 직접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동안 법률 미비로 무등록 유상운전교육을 홍보·알선·광고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어 문제였는데, 정부가 도로교통법을 개정했다. 오는 7월 1일부터는 무등록 유상운전교육을 알선·광고하는 행위만으로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입법했다.
이에 경찰은 계도기간을 거쳐 각종 온오프라인 매체를 통하여 홍보하여 왔으며, 국민들도 운전교육을 신청하기 전 정식 등록학원인지 반드시 확인하여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또한 불법 유상운전교육을 알선·광고하는 행위를 발견할 경우 적극 신고하여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작은 실천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성숙한 교통질서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김두한·부산금정경찰서 교통관리계장
2026-06-28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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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눈] 신뢰를 잃은 선거 관리
최근 6·3 지방선거 때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관리 능력과 위기 대응 체계에 대한 총체적 부실이 나타나 국민적 우려를 키우고 있다.
투표용지를 받지 못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에 불편을 겪으면서 선거의 기본 원칙인 공정성과 신뢰성에도 적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선거는 국민의 주권을 행사하는 가장 중요한 절차인 만큼, 작은 혼선이라도 국민의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이번 사태는 투표 수요에 대한 예측과 현장 관리가 미흡했던 데다, 돌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 또한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다는 점에서 여러 한계를 드러냈다. 특히 선거관리기관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반복되는 실수와 논란은 선관위의 책임성과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선거 관리의 작은 허점 하나가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엄중한 성찰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요구된다.
앞으로는 투표용지 수급과 현장 운영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비상 상황에 대비한 대응 매뉴얼과 인력 운용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선거 전 과정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사후 평가를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독립성 못지않게 책임성과 전문성을 갖출 때 비로소 선관위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은경·부산 남구 대연동
2026-06-23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