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족관 아니라 <br />바다라서 더 감동적 만남…<br />우리 곁의 ‘부캉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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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족관 아니라
    바다라서 더 감동적 만남…
    우리 곁의 ‘부캉이’들

    “수족관처럼 간다고 바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언젠가 바다로 떠날 존재라 아쉽지만 그래서 더 특별해요. 자연과 인간이 함께 산다는 느낌은 정말 특별해요.”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깜짝 출현해 100만여 명의 인파를 모으며 화제의 중심에 선 상어 ‘부캉이’. 기껏해야 몇 분 남짓, 그마저도 수면 위로 빼꼼 솟아오른 등지느러미를 스치듯 보여줄 뿐이었지만 사람들은 열광했다.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주차도 힘들고 수십 분을 꼬박 기다려야 겨우 볼 수 있었지만, 넓은 바다를 자유롭게 유영하는 부캉이를 마주한 순간은 수족관 유리벽 너머 갇힌 상어를 볼 때와는 차원이 다른 감동이었다”며 “자연과의 ‘자만추’가 주는 즐거움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고 말했다.‘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는 말 그대로 인위적인 연출 없이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것, 바다가 허락할 때 슬쩍 눈을 맞추는 진정 ‘자연스러운 만남’이다. 찰나의 눈 맞춤으로도 팍팍한 도시인들의 마음을 뒤흔든 ‘부캉이’처럼, 우리 바다 곳곳에는 해양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야생의 이웃들을 경이롭게 마주할 수 있는 ‘자만추’의 현장들이 숨 쉬고 있다.■경남 사천 초양도엔 웃는 돌고래 ‘상괭이’웃는 모습이 특징인 돌고래 ‘상괭이’는 초양도를 포함한 경남 사천 지역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상괭이는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 보호종으로, 국제적으로 멸종 위기이지만 한국에서는 서·남해와 동해 남부 연안에서 다수 서식하고 있다. 얼굴 생김새가 웃는 사람 모습을 닮아서 ‘웃는 고래’라고도 불린다.인간을 경계하는 특성이 있어 관찰하기가 쉽지 않지만, 사천 초양도 앞바다에서는 배를 타고 나가지 않아도 육지에서 상괭이를 직접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국립공원공단 한려해상국립공원사무소는 4년간 상괭이 이동 경로를 관찰·기록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미와 새끼 상괭이를 관찰하는 ‘야생 상괭이 탐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단이 모니터링을 한 결과, 상괭이는 9월~11월에 바닷물 수위가 가장 높은 ‘사리’ 때 사천 초양도 연안에서 자주 출현한다.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상괭이를 초양도 인근 해안가에서 쌍안경으로 직접 관찰하고, 생태 해설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상괭이 먹이 활동이나 새끼 성장 과정 등 생태적 특징은 공단이 직접 촬영한 희귀 영상과 사진 자료 등을 통해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이빨고래류 쇠돌고래과에 속한 상괭이는 둥근 머리 모양에 등지느러미가 없다. 몸 길이 최대 약 2m로 자란다. 상괭이의 임신 기간은 10개월 내외로 출산 시기는 46개월이다. 최대 수명은 25년 정도로 추정된다. 주요 먹이는 멸치와 전어, 갈치, 새우, 오징어 등으로 멸치 어군을 발견하면 무리를 지어 먹이 활동을 한다. 상괭이는 2004년 국내 서해 연안에 3만 6000여 마리가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2016년에 1만 7000여 마리 이하로 급감했다. 주요 폐사 원인은 어업 활동 중에 잡혀 죽은 혼획으로, 약 56%가 혼획 때문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출몰 시기에 맞춰 연안에서 쌍안경으로 해안가를 살펴보면 상괭이의 활동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며 “상괭이 서식 환경과 활동 반경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자연을 온전히 체험하는 기회를 통해 해양 생태계의 소중한 가치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제주 바다에 대표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현재 제주 연안에는 120여 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살고 있다. 남방큰돌고래 서식지는 국내에서는 제주도가 유일하다. 돌고래들은 터전을 잡은 제주 연안에서 평생 산다. 관광객들은 제주남방큰돌고래를 관찰하기 위해 그동안은 주로 관광 선박을 타고 다녔으나, 최근에는 선박에 의해 돌고래가 다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육지에서 제주남방큰돌고래를 관찰하는 방식이 자리 잡고 있다. 돌고래는 제주도 연안 50~100m 이내의 얕은 해안가에서 주로 생활하기 때문에 배를 타지 않아도 충분히 관찰이 가능하다.남방큰돌고래를 육안으로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다. 제주도청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따로 주로 나타나는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고 연중 육안으로 볼 수 있다”며 “별도의 쌍안경 같은 도구 없이도 무리로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제주도청은 관광 선박 대신 육상에서 남방큰돌고래를 관찰하는 여건을 정착시키기 위해 육상 전망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사업으로 2억 원 규모의 모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기부금을 활용해 서귀포시 대정읍에 돌고래 전망대와 생태 관광 포토존 등을 만드는 것으로, 돌고래의 서식 환경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육상 중심 생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울산 장생포 앞바다서 만나는 ‘참돌고래 떼’울산 장생포에서는 자주 수백 마리의 참돌고래 떼를 볼 수 있다. 2010년대까지는 장생포 일대에 참돌고래뿐 아니라 흑범고래, 밍크고래 등도 볼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그 자취를 감췄다.참돌고래는 몸길이가 최대 2.7m, 체중은 최대 160㎏에 이른다. 날렵한 체형에 몸 쪽에 황토색과 회흑색의 모래시계 무늬가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참돌고래는 고래류 중 가장 번성한 종으로 최대 수천 마리까지 큰 무리를 이뤄 생활하고, 먹이는 주로 작은 군집성 어류와 오징어를 먹는다. 참돌고래 떼는 특히 수온 상승으로 먹이군이 풍부해지는 7월과 8월에 장생포에서 자주 발견된다. 울산시 남구도시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0일에는 울산 장생포 남동쪽 24km 해상에서 참돌고래 떼 1000여 마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장생포고래문화특구 홈페이지에서는 포착된 돌고래 떼의 사진과 관찰 일지를 확인할 수도 있다.참돌고래 떼는 2007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국내 유일의 고래탐사선인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나가면 볼 수 있다. 탐사선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주 14회 운항된다. 하지만 야생 생물 특성상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날도 있다. 지난해 고래바다여행선은 총 73회 출항해 단 3차례만 고래 떼를 목격했다. 올해는 일주일 사이 4차례 참돌고래가 발견되기도 했다. 고래를 보지 못한 경우에는 ‘확인증’이 발급되며, 다른 여행지 무료 입장 등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선박 접근이 돌고래 무리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박 운항 속도와 접근 거리를 규제하는 친환경 관찰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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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좁쌀 여드름’ 단계에서 <br />관리 시작하는 것이 <br />가장 효과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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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쌀 여드름’ 단계에서
    관리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

    피지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피부 표면에 얇은 유분막을 만들어 수분 증발을 막고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부산 고운세상 김양제·장봉석피부과의원 장봉석 대표원장은 “문제는 피지의 양과 배출”이라고 말했다.사춘기가 되면 안드로겐 분비가 늘어나는데, 이 호르몬이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량이 가장 왕성해진다. 여기에 모공 입구의 각질 세포가 정상보다 두껍게 쌓이면 피지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안에 갇힌다. 장 원장은 “모공 안에 피지와 각질이 뭉쳐 쌓이고, 이것이 여드름의 첫 단계인 면포, 흔히 말하는 좁쌀 여드름”이라고 설명했다. 피지 과다 분비와 모공 각화 이상이 여드름의 출발점인 것이다. ■사춘기에 왜 많은가장 원장은 사춘기 여드름의 특징으로 네 가지를 언급했다. 우선 여드름이 이마·코·턱을 잇는 T존 같이 피지선이 많은 부위에 집중된다. 사춘기 여드름은 개수가 많고 넓게 퍼진다. 장 원장은 “성인 여드름이 몇 개가 깊게 나는 것과 달리, 사춘기에는 좁쌀 같은 것이 광범위하게 올라온다”고 말했다. 사춘기는 피부 재생력이 좋아 여드름이 금방 가라앉지만, 호르몬이 피지선을 자극해 새것이 계속 올라온다. 이런 반복이 관리에서 손을 놓게 만든다. 사춘기 여드름의 가장 문제가 되는 특징은 손으로 짜는 습관이 생기기 쉽다는 것이다.장 원장은 모든 여드름이 흉터를 남기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모공에 피지와 각질만 막혀 있는 상태인 좁쌀 여드름은 대체로 흉터를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붉게 부어오르거나 노랗게 곪는 염증성 여드름은 다르다. 장 원장은 “염증이 진피층까지 번지면 그 안의 콜라겐과 지지 조직이 파괴되고, 파괴된 조직은 원래대로 복구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복 과정에서 조직이 덜 채워지면 해당 부위가 움푹 패고, 확장된 모세혈관이 남으면 붉은 자국이 된다. 특히 여드름을 손으로 짜면 갇혀 있던 내용물이 주변 진피로 터져 나가는 경우가 많다. 장 원장은 “흉터 없이 지나갈 좁쌀 여드름을 염증성 여드름으로 만드는 셈”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여드름 언제 더 심해지나여름철에 피지 분비가 늘어난다. 땀과 피지가 섞이고 여기에 각질이 더해지면 모공이 막히기 쉬워진다. 겨울철에는 피지 분비 자체는 줄지만, 대신 건조한 공기와 실내 난방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되기 쉽다. 장벽이 무너지면 피부는 부분적으로 피지를 더 내보내고 각질은 정상적으로 탈락하지 못하고 쌓인다. 겉은 건조한데 여드름은 계속 올라오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온도·습도가 급변하는 환절기도 피부의 유분과 수분 균형이 깨지기 쉽다.장 원장은 “여드름은 계절보다 개인차가 더 크다”며 “본인이 어느 계절에 나빠지는지 파악하고, 그 시기에 맞춰 관리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대신 장 원장은 “햇볕을 쬐면 여드름이 마르면서 좋아지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자외선은 각질을 두껍게 만들어 모공을 더 막고, 염증 후 색소침착을 짙게 만들어 여드름 자국이 오래 남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진료 현장에서 ‘여드름은 사춘기가 지나면 저절로 없어지는가’를 묻는 보호자가 많다. 장 원장은 “호르몬이 안정되며 여드름이 줄어들 수 있으나, 이미 생긴 흉터나 붉은 자국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며 “흉터를 만들지 않는 것이 여드름 관리의 핵심이며, 좁쌀 여드름 단계에서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고 전했다.△붉게 부어오르거나 곪는 병변이 반복될 때 △같은 부위에 계속 재발할 때 △이미 자국이니 패인 흔적이 보이기 시작할 때 △시중 제품으로 2~3주 관리해도 호전이 없을 때 △여드름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일이 부담스러워질 때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치료가 도움되나여드름 약물 치료는 바르는 약과 먹는 약으로 나뉜다. 좁쌀 여드름이 주된 경우에는 레티노이드 계열의 바르는 약을 사용한다. 모공 각화를 정상화해 면포가 생기는 것을 막고, 이미 생긴 면포를 배출한다. 초기에 건조감·자극이 있을 수 있어 농도와 사용 빈도를 조절하며, 임신 중에는 사용할 수 없다. 중등도 이상의 염증성 여드름에는 경구 항생제를 사용한다.경구 레티노이드는 중증 결절성·낭포성 여드름이나 다른 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경우에 사용한다. 경구 레티노이드는 간수치 변화 등이 있을 수 있어 정기적 혈액검사 등 전문가 관리가 필요하다. 장 원장은 “어떤 약이든 자의적 판단으로 시작하거나 중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약물 치료만으로 부족할 때 주사요법, 압출 치료, 박피술, 레이저·광치료 등 비약물 치료를 사용한다.여드름 흉터 치료는 예방보다 훨씬 어렵고 오래 걸린다. 여드름 흉터에는 패인 흉터(위축성 반흔), 붉은 자국(염증 후 홍반), 갈색 자국(염증 후 색소침착) 등이 있다. 장 원장은 “여드름 흉터 치료의 목표는 ‘없애기’가 아니라 ‘눈에 덜 띄게 만들기’이며, 치료 전 활동성 여드름이 조절된 상태인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여드름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피부가 더러워서 생긴다는 것이다. 과도한 세안은 여드름을 악화시킨다. 장 원장은 “하루 2회, 미온수로, 손으로 부드럽게, 30초 이내로 세안을 끝내고 약산성 또는 저자극 세정제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베개 커버와 수건은 자주 교체하고,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 색소침착을 막아야 한다.최근 성인 여드름 환자가 늘고 있다. 장 원장은 “호르몬 변동, 만성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피부 장벽 손상, 불충분한 세정이나 대기 오염 등 외부 요인의 영향으로 보인다”며 “성인기에 시작된 여드름은 모낭염,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인 주사, 구주위 피부염 등 다른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여드름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장 원장은 “특히 사춘기는 자기 인식이 가장 예민하게 형성되는 시기이며, 이 시기 남은 흉터는 몸에만 남지 않는다”며 “여드름의 심각도는 개수로만 정해지지 않으며, 본인이 얼마나 힘든가도 충분한 진료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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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냉면·막국수·소바, 메뉴 달라도 시작은 메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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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면·막국수·소바, 메뉴 달라도 시작은 메밀!

    밀면, 냉면, 막국수, 소바…. 날씨가 더우니 시원한 면 음식이 당긴다. 부산 밀면, 평양냉면, 강원도 막국수, 그리고 일본 요리 소바. 다시 보니 공교롭게도 이들 음식 앞에는 지명이 붙는 경향이 있다. 밀면만 빼고 메밀로 만든다는 공통점도 가진다. 밀면도 피란민들이 당시 구하기 힘들었던 메밀 대신 밀가루로 대체해 탄생했으니, 메밀과 못다 한 인연이 있다고 하겠다. 같은 재료 메밀로, 혹은 메밀을 못 구해, 지역마다 다른 음식이 발달한 사실이 흥미롭다. 구황 작물로 시작해 건강 음식으로 변신한 메밀의 세계를 살펴봤다.■평양냉면과 막국수 각자의 길로‘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한국인들이 메밀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효석이 쓴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한 대목이다. 강원도 봉평에서 자란 이효석은 서울로 유학한 뒤 고향을 그리는 소설을 썼다. 그 영향이 얼마나 컸던지 대부분의 메밀은 지금도 봉평으로 향한다. 우리나라 메밀 재배면적의 87%를 제주가 차지하지만, 국산 메밀 가공 산업의 중심이 봉평이어서다.백석이 쓴 시 ‘국수’가 평양냉면을 의미한다는 사실은 이제 많이 알려져 있다. ‘거리에는 모밀내가 났다. 부처를 위한다는 정갈한 노친네의 내음새 같은 모밀내가 났다.’ 메밀향에 대한 비유가 참 절묘하다. 백석이 평안도를 여행하며 쓴 기행시 ‘북신(北新)’의 한 대목도 마찬가지다. 북신을 비롯해 백석의 고향인 평안북도는 예로부터 메밀을 많이 재배해, 냉면이 발달한 지역이었다.평양냉면과 강원도 막국수는 어떻게 다른지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 냉면의 본산 평양에서는 메밀 겉껍질을 완전히 벗겨 하얗게 만든 면은 냉면, 겉껍질이 섞여 검게 보이는 면은 막국수 혹은 흑면(黑麵)으로 구분해 불렀다. 막국수의 ‘막’은 거칠다는 의미로, 특별히 다듬지 않고 ‘막’ 해 먹는 국수라는 뜻이 담겼다. 냉면과 막국수는 원래 같은 계열의 음식이었다가 껍질을 말끔히 도정한 세련된 면은 평양냉면, 거칠고 투박하게 막 뽑아낸 면은 막국수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냉면이 원래 겨울철에 먹던 별미였던 데도 이유가 다 있었다. 냉면에는 차가운 동치미 국물이 필요하고, 또한 여름 메밀은 맛이 없기 때문이다. 가을에 수확하는 메밀이 여름 메밀보다 맛과 향이 훨씬 뛰어나다. 냉면이 사계절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 남한으로 전해지면서부터다.춘천시가 발간한 <춘천백년사>는 막국수의 유래를 구한말 의병 봉기 시기로 밝히고 있다. 의병 가족은 산으로 몸을 피해 화전을 일궈 연명해야 했다. 춥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메밀을 막 해서 먹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평양냉면은 기본적으로 양념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면과 육수 자체의 맛을 은근하게 즐기도록 세련되게 설계되었다. 막국수는 반대로 양념장이 핵심이다. 고춧가루, 마늘, 간장, 참기름 등이 들어가 칼칼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막국수는 강원도의 자연을 생각나게 만드는 시골밥상 같은 매력이 있다. 메밀은 중국에서 한반도, 대마도를 거쳐 일본에 전해졌다고 알려진다.■메밀에 미친 요리사 김정영자가 제면한다는 이야기는 가끔 들어 봤어도 제분에 이어 메밀 재배까지 직접 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게다가 세계적인 메밀국수(소바) 천국 일본의 수도 도쿄에 진출해 메밀로 승부를 걸어보겠다니, 이 정도면 메밀에 미쳤다고 해야 할 것 같다. 2009년부터 해운대에서 ‘면옥향천(麵屋香川)’을 운영하는 김정영 대표 이야기다.음식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눈치를 챘겠지만, 상호의 향천(香川)은 일본에서 우동으로 가장 유명한 가가와현(香川県)에서 가져왔다. 김 대표가 메밀을 제대로 만지기 전에 주력했던 분야는 밀가루로 만든 우동이었다. 그가 만든 어른 새끼손가락 굵기의 탱글탱글한 우동면은 한국에서 최고라고 할 정도로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고혈압과 당뇨가 있던 김 대표의 아버지는 우동을 먹으면 속이 불편하다고 늘 절반을 남겼다.가족에게도 맘 편히 권하지 못하는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어느 날부터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매일 먹어도 괜찮은 음식을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찾은 게 바로 메밀이었다. 메밀은 혈압 억제에 효능이 있는 루틴 함량이 높아 고혈압 환자의 식이요법에 사용된다. 또한 메밀의 카이로이노시톨 성분은 혈당을 낮춰 당뇨환자에게 좋다.메밀 공부는 끝이 없었다. 메밀에서 원하는 맛과 색깔이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 제일 잘 하는 평양냉면집에 들어가는 메밀가루를 써도 일본에 비하면 맛이 없었다. 좋은 메밀을 구하느라 전국을 헤매고 다니다 통메밀을 직접 갈아서 쓰기로 했다. 그런데 원하는 크기의 맷돌이 보이지 않았다. 시판 맷돌은 크기가 작아 가게에서 쓸 물량을 맞추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포기할 김 대표가 아니었다.맷돌을 주문해서 만들고 설치하는 데 6개월이 걸렸다. 단단하면서 열이 덜 나는 거창석(거창 화강암)으로 만들었다. 메밀 향은 열에 매우 약해 제분 과정에서 마찰열이 발생하면 쉽게 날아가기 때문이다. 맷돌로 직접 제분하니 좀 더 깊은 메밀 향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갈고 나서 이틀만 지나면 날아가는 메밀 향을 더 붙잡고 싶었다.메밀 종자 몇 개를 구해다 2012년부터 충남 논산의 농지 3000평을 빌려 직접 재배를 시작했다. 메밀 농사가 거듭되자 상태가 좋아지고 수확량도 늘었지만 막상 갈아보면 향이 엷었다. 땅이 안 좋은가 싶어서 전주로 옮겨 제주도 메밀을 심었다. 좀 낫긴 했지만 여전히 성에 차지 않았다. 메밀은 서늘한 기온과 높은 일교차를 통해서 향이 깊어지니 북위 40도 이상이 되어야 기후조건이 맞아진다. 한국에서는 한라산 중산간(해발고도 200~600m)이 되어야 비슷하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북한의 개마고원에서 메밀 농사를 지을 수 있다면 진짜 한번 해볼 만할 것 같았다.2018년에는 북베트남 하장성 몽족 거주지에서 붉은 꽃이 피는 메밀 씨앗을 구해왔다. 수도 하노이에서 버스로 7시간 걸려 최북단 산악 지역인 하장에 도착한 뒤 다시 오토바이를 빌려 8시간을 달린 험난한 여정이었다. 30년 가까이 마라톤과 철인3종 경기를 해왔으니, 체력적으로 가능했던 일이다. 원하는 메밀을 손에 얻으니 뿌듯했다.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 선생 생각도 났다. 지금은 3년 전부터 술도 끊고 면을 비롯한 음식 공부하는 재미에 빠져 있다. 국내 자료만으로는 부족해 일본 원서를 본다. 제대로 일어를 배운 적이 없으니 그림과 사진으로 먼저 이해하고, 모르는 글자는 사전을 뒤져가며 하나씩 맞춰 나가는 식이라 진도가 빠르지는 않다.김 대표는 “좋은 메밀면이 나오는 데는 좋은 밀과 좋은 메밀, 좋은 물, 향을 살려 제대로 한 제분, 좋은 설비와 좋은 기술,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문화와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경남 의령에 마련해 둔 최고 수준의 족타 반죽기와 제면기를 갖춘 제면 공장이 가동을 앞두고 있다. 김정영의 면이 어디까지 뻗어갈지 기대가 된다.■부산의 메밀국수 맛집은부산에서 메밀국수로 가장 전통 있는 음식점을 꼽자면 ‘중앙모밀’과 ‘원조18번완당’이다. 중구의 중앙모밀은 1956년에 중앙손국수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70년 전통을 자랑한다. 이제는 표준어가 아닌 ‘모밀국수’라는 메뉴를 고수하면서 맛도 변하지 않아 오래된 단골이 많다. ‘모밀냄비’를 시키면 따뜻한 온메밀을 즐길 수 있다. 서구의 원조18번완당은 완당 외에도 ‘발국수’라고 부르는 메밀국수가 인기 메뉴다. 메밀죽처럼 메밀국수를 가난한 음식으로 여길까 봐 대나무 발의 이름을 따서 발국수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지금 자리에서는 1956년에 문을 열었고, 보수동 포장마차 시절을 포함하면 역사가 194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해운대구 ‘뫼밀집’은 2026 미쉐린 빕구르망 식당에 선정됐다. 제면실을 갖추고 100% 국내산 메밀, 소금, 물 3가지만 가지고 메밀면을 자가 제면한다고 강조한다. 물메밀국수와 비빔메밀국수가 1만 6000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느낌이다. ‘무스비’는 해운대 해리단길에 위치한 소바 전문점으로 구운 고등어가 든 ‘사바소바’와 청어 간장조림의 ‘니싱소바’가 인기 메뉴다. 등푸른 생선들이 국물에 담겼는데도 전혀 비리지 않고 조화로운 맛이 난다. 메밀 80%와 밀가루 20%를 혼합한 ‘니하치 소바’를 낸다.수영구 ‘주문진교항리막국수’는 신흥 막국수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1대 강릉 주문진 교항리, 2대 부산진구 범천동에 이어 3대가 손맛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깊은 육향의 평양식 막국수를 먹다 보면 냉면과 막국수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수영 ‘주와리소바’는 일본에서 기술을 전수받아 국산 메밀 100%로 만드는 주와리(十割) 소바를 선보이며 자리 잡았다. ‘밀면 천국’ 부산에서도 평양냉면집을 비롯해 꽤 괜찮은 메밀국숫집들을 찾을 수 있다. 그만큼 부산 미식 세계가 다양화되고 있는 모습이 반갑다. 글·사진=박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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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량한 가을 하늘 아래 <br />맑은 기운 흐르는 천년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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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량한 가을 하늘 아래
    맑은 기운 흐르는 천년고찰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눈이 시리도록 맑고 푸르다. 가을이다. 우리의 가을 하늘은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청량하다. 이런 하늘 아래선 무엇을 해도 좋을 듯 하다. 맑고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보니 갑자기 경북 청도가 생각 난다. 맑은 기운을 가진 지역. 편안함을 주는 곳. 천년고찰인 청도 운문사(雲門寺)로 향했다.■울창한 소나무숲이 먼저 반겨주는 운문사경북 청도군 호거산 자락에 위치한 운문사는 부산에서 출발하면 1시간 반이면 넉넉하게 도착한다. 이 같은 즉흥적인 나들이도 부산 근교에 있기에 가능하다. 호거산 자락의 운치를 느끼며 운문사에 다다르면 사찰보다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먼저 반긴다. 운문산 생태탐방로 중 하나인 ‘솔바람길’이다.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걸었다. 가을 바람에 소나무의 향이 코끝을 찌른다. 운문사 입구까지 1.5km의 솔바람길은 울창한 소나무와 단풍나무로 가득하다. 휠체어에 의지한 사람의 밝은 표정에서 고즈넉한 산사의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모든 이들이 이렇게 살았으면, 고통과 번뇌, 장애가 없는 그런 삶을 살았으면…. 초가을 이 곳은 붉은 꽃무릇이 장관이다. 때를 놓쳐서 인지 치명적인 꽃무릇의 자태는 찾아보기 어려웠다.운문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이다. 신라 진흥왕 때인 560년에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일연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임진왜란 당시 사찰 일부가 소실됐으나, 이후 지속적인 중창을 통해 오늘날 30여 동의 전각이 있는 큰 사찰이 됐다. 운문사는 비구니 승가대학이 운영되고 있고, 현재까지 20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다.운문사 범종루에 들어서니 버섯 모양의 거대한 나무가 압도한다. 언뜻 보면 작은 언덕으로 착각할 할만큼 거대하다. 천연기념물 제180호인 운문사 처진소나무이다. 높이는 9.4m, 나무 가슴높이 둘레는 3.8m 정도인데 넓게 퍼진 가지와 잎은 엄청나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이 곳에 있었다고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수령은 500년쯤 된다. 운문사 처진소나무는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땅에 가깝게 넓게 퍼져있다 보니 한때 반송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밑동에서부터 갈라져 퍼지는 반송과는 달리 일정 높이까지는 일반적인 소나무처럼 곧게 자라다가 일제히 갈라져서 처지는 처진소나무란다. 곧은 기운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아 오르는 일반 소나무와는 달리 땅 넓은 줄 모르고 잔잔히 옆으로 퍼져 있는 처진소나무가 한껏 자신을 낮추는 운문사를 닮아 있다.운문사가 천년고찰이다 보니 경내 곳곳의 전각이며 석탑 등이 보물이다. 삼층석탑(보물 제678호)을 비롯해 금당 앞 석등(보물 제193호), 석조여래좌상(보물 제317호)과 석조사천왕상(보물 제318호), 대웅보전(보물 제835호) 등 국가 보물만 13건이다. 만세루 등 각종 유형문화제와 문화재 자료가 다수 있다.대웅보전에서 삼배를 올리고 경내를 둘러 보는데 한 전각에서 승가대 학인 스님들이 정성을 다해 예불을 올리고 있다. 고개를 들어 현판을 보니 이 곳도 대웅보전이다. 한 사찰에 대웅보전이 두 곳이라니 특이했다. 사연은 이랬다. 대웅보전은 석가모니불을 모시는 경내 중심 전각이다. 하지만 17세기 지은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 대웅보전에는 비로자나불이 모셔져 있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운문사 측에서 1994년 경내에 대웅보전을 새로 짓고 예전 대웅보전의 현판을 이곳에 달았다. 대신 기존 대응보전에는 ‘비로전’이란 현판을 내걸었다. 이 같은 사실은 안 국가유산청은 운문사가 마음대로 전각의 이름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지침을 내렸고, 현재와 같은 두 곳의 대웅보전이 생기게 된 것이다.편안한 마음으로 경내는 거닐고 있는데, 갑자기 북소리가 들려왔다. 법고(法鼓) 소리다. 만세루에서 학인 스님 4명이 돌아가며 법고를 치고 있었다. 법고는 부처님의 법을 전하는 북이다. 법고는 축생(畜生)의 제도를 위해 거행된다. 짐승을 비롯한 땅에 사는 중생을 어리석음에서 깨우치기 위함이다. 학인 스님들이 나무로 된 두 개의 북채로 ‘마음(心)’자를 그리면서 두드린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라는 〈화엄경〉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연휴를 맞아 수십 명의 관람객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며 박수 갈채를 보내기도 했다.운문사는 스님들의 수행공간이 많아 경내 절반 이상이 일반인들의 출입이 제한된다. 승가대학 안쪽 신일당 앞마당에는 수령 500년 된 대형 은행나무가 두 그루 있다. 가을철 은행나무의 자태가 정갈하면서 아름답다. 운문사는 일 년에 한 번 이곳을 개방한다. 올해는 10월 29~31일 은행나무를 볼 수 있다.운문사를 나오면 왼편에 2024년 개관한 운문사역사문화관이 있다. 운문사의 창건에서부터 삼국시대, 고려·조선시대, 근현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운문사의 모든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곳이다. 운문사를 제대로 알고 보려면 이 곳을 꼭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화랑정신 잇는 청도신화랑 풍류마을운문사를 뒤로 하고 청도읍 방면으로 차를 몰다 보면 10분 거리에 화랑정신을 배우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청도신화랑풍류마을을 만날 수 있다. 늦가을 단풍철이 되면 운문호를 끼로 이어지는 단풍나무길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러고 보니 청도는 새마을운동의 발상지이면서 삼국통일의 정신적 원동력이 된 화랑정신의 발상지이기도 하다.어떻게 청도가 화랑정신의 발상지가 된 걸까. 서기 600년인 진평왕 22년, 원광법사가 수나라에서 수행을 마치고 돌아와 현재 청도군 운문면 일대로 추정되는 가슬갑사에 머물고 있었다. 당시 화랑이었던 귀산과 추항이 원광법사를 찾아와 평생 마음에 새길 가르침을 청했고, 원광법사는 다섯가지 계율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화랑도의 ‘세속오계(世俗五戒)’이다. 충성으로 임금을 섬기고(사군이충·事君以忠)’, 효도로써 어버이를 섬긴다(사친이효·事親以孝), 믿음으로 벗을 사귀고(교우이신·交友以信), 싸움에 임해서는 물러남이 없다(임전무퇴·臨戰無退), 함부로 살생 하지 않는다(살생유택·殺生有擇)가 그것이다.청도신화랑풍류마을은 이 같은 화랑정신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여기에 힐링을 더했다. 이곳에는 화랑정신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전시관, 신화랑이 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 교육실, 실제 과녁에 활을 쏘면서 신라의 화랑을 직접 체험해 보는 화랑궁도장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명상실과 함께 체류형 고객을 위한 숙박시설인 화랑촌 등 다양한 힐링공간도 갖춰져 있다.이 곳은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특히 인기다. 연휴를 맞아 이곳을 찾은 가족들은 청도에서 시작된 세속오계의 탄생 과정과 역사이야기 등을 영상을 통해 배우는가 하면 산성지키기 게임을 통해 가족이 하나 되는 시간도 가졌다. 실내 VR체험을 통해서는 화랑의 승마, 궁술, 검술도 체험할 수 있다. 역시 아이들에겐 뛰어 노는 게 최고. 야외에 마련된 놀이터 화랑수련장에는 수십 명의 아이들이 통나무 건너기, 동굴탐사, 돌다리 건너기, 짚와이어 체험 등 갖가지 놀이기구에 몸을 맡기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무엇보다 놀이터에 무적숲, 장군평, 육장굴 등 당시 화랑들이 즐겨 찾던 곳을 테마화해 이해를 도운 것이 인상적이었다.이곳엔 어른들을 위한 놀이도 있다. 실제 활을 쏠 수 있는 국궁장과 스카이트레일, 짚롤러코스터 등도 이용할 수 있다. 신화랑풍류마을에는 캠핑족을 위한 오토캠프장도 운영되고 있는데, 주말과 휴일인면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의 텐트로 꽉 차 있다. 아이들의 놀이터 화랑수련장에서 해맑게 뛰어놀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과 1400여년 전 화랑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글·사진=김진성 기자 pape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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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초여름 수놓을 ‘몸의 언어’<br />제22회 BIDF 개막
    문화라이프

    부산 초여름 수놓을 ‘몸의 언어’
    제22회 BIDF 개막

    부산의 초여름을 수놓을 부산국제무용제(BIDF, 운영위원장 신은주)가 2일 ‘BIDF 프린지’를 시작으로 일주일간의 여정에 들어간다. 올해로 22회를 맞은 BIDF는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프린지를 신설하고, ‘AK21 안무가 경연 결선’을 축제 기간에 포함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행사는 7일까지 해운대 해변과 영화의전당 일대에서 열린다.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프랑스, 덴마크, 몽골 등 13개국 44개 단체, 350여 명이 참여해 60여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한국·프랑스 수교 140주년, 부산·울란바토르 우호협력 10주년을 기념한 교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공식 개막식은 5일 오후 6시 30분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진행된다. 개막 공연으로는 캐나다 퀘벡의 ‘나무의 존재’와 ‘번 베이비, 번’(BURN BABY, BURN)이 무대에 오른다. ‘나무의 존재’는 퀘벡의 소도시 생장포르졸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현대무용단 ‘플러브 에스파스 당스’의 안무가이자 예술감독인 샹탈 카롱이 2022년 안무한 작품이다. 4명의 무용수가 출연하는 25분 내외의 현대무용으로, 인간과 자연, 특히 캐나다 북부 숲의 야생 동물과 나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순간을 시적으로 그려낸다. ‘번 베이비, 번’(BURN BABY, BURN)은 캐나다 무용계의 거장이자 발레리노 출신 안무가 기욤 코테가 이끄는 ‘코테 당스’의 작품으로, 전쟁과 기후 위기 속 인간의 모순을 디스코라는 역설적 이미지로 표현한 60분짜리 컨템포러리 발레다. 두 작품은 5일(오후 7시 30분)과 6일(오후 3시) 2회 유료(R석 7만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 학생 단체 1만 원)로 공연된다.6~7일 오후 6시부터 3시간 남짓 해운대 해변 특설 무대에선 ‘BIDF 공식 프로그램’이 무료로 펼쳐진다. 올해는 한국 무용단(강미리할무용단·와이즈발레단·AWSC·르씨디씨·요찬강·수무브)을 비롯해, 홍콩(Y SPACE), 대만(메이메이지 댄스), 인도네시아(두타 사만 인스티튜트), 프랑스(칸 로젤라 하이타워 주니어 발레단), 아르헨티나(탱고 2커플), 덴마크(어퍼컷 댄스 시어터), 몽골(에르카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라인업을 꾸렸다.이 중 6일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번 베이비, 번’ 외에 강미리할무용단 ‘신이적고’, AWSC ‘Bed town’, 르씨디씨 ‘마브 MOB’ 등이고, ‘나무의 존재’, 요찬강 ‘학’, 수무브 ‘카시나칭칭’ 등은 7일에만 만날 수 있다. 나머지는 이틀 모두 공연된다. 특히 덴마크 어퍼컷 댄스 시어터의 하이브리드 비보잉·현대무용 ‘벤치 BENCHED’, 대만 메이메이지 댄스의 호샤오메이 안무가의 초현실적 미학이 돋보이는 신작 프롤로그, 인도네시아 전통 ‘사만가요춤’ 등이 눈길을 모은다. 일본 미디어아티스트 우메다 히로아키와 부산 무용수들의 협업 무대도 기대된다. 한·일 협업 무대는 2025년 BIDF 안무가캠프와 연계한 것으로 부산-일본(BIDF-우메다 히로아키) 협업 레지던시 후속 창작 작품을 공연한다.신설된 제1회 ‘BIDF 프린지’는 7개국 18개 작품이 참여하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부산을 포함한 국내외 신진·기성 안무가들이 참여한다. 부산 연고 작품으로 박재현의 ‘뼈 이야기’, 공주영의 ‘마주할 용기’, 김남진피지컬씨어터 ‘흔들리는 땅’, 이현우의 ‘찰나: 감지하다’, 황정은 ‘그을음’, 프로젝트 촘의 ‘적당한 침묵’(이언주 안무)이 포함됐고, 서울, 대만, 프랑스, 일본, 리투아니아, 스페인, 에스토니아 등에서도 부산을 찾아온다. 2일 오후 7시, 3일 오후 3시부터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과 로비에서 열린다. 3일 오후 6시엔 프린지 네트워킹 시간도 마련된다.차세대 안무가 발굴을 위한 제18회 AK21 안무가 육성 경연은 7일 오후 3시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개최된다. 현재 3차 심사까지 통과한 염승훈(‘너 싫어’), 윤희섭(‘Royal blue’), 이종윤(‘만선 Return to the home’), 배현우(‘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가 결선을 치른다. 4명의 안무가 모두 남성이고, 이 중 염승훈과 이종윤은 부산 출신이다. 축하 공연으로는 지난해 17년 만의 첫 공동 수상으로 눈길을 끈 김형민(‘드루와’)과 양승관(‘궤도’) 무대가 준비된다. 올해부터는 최우수안무가상을 수상할 경우, 상금 외에 안무자에 한해 해외 초청 항공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제5회 BIDF 부산국제안무가캠프는 오는 7월 7~16일 부산시민회관 연습실에서 타우피크 이제디유(모로코), 테트 카스크(에스토니아)를 마스터 안무가로 초청해 개최한다.이밖에 △BIDF 거리 공연(4일 오후 5시 해운대 구남로 거리, 7일 낮 12시 부산역) △찾아가는 맞춤형 예술감상 프로그램’(용호초등-몽골·명륜초등-덴마크·충렬초-인도네시아 팀 등) △부산무용협회와 부산무용인이 함께하는 열린무대 △전공자를 위한 오픈 워크숍(6일 오전 10시 발레·7일 오전 10시 탱고, 영화의전당 리허설룸)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공연 예매는 놀 인터파크 티켓과 영화의전당 누리집에서 가능하며, 자세한 일정은 BIDF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51-868-7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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