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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스피 7300P 돌파, 물가 상승·실물 괴리 우려도 커져
코스피가 6000P 고지에 오른 지 2개월여 만에 꿈의 7000P를 돌파했다. 6일 코스피는 7384.56P로 장을 마감하며 한국 자본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급등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한 덕분이다. 하지만 경이적인 신기록 이면에서 울리고 있는 경고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증시 랠리가 곧바로 실물 경제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물가가 꿈틀대고, 금리는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수출 대기업 중심의 증시 호황이 국민 다수의 체감 경기와 괴리가 반복되고 있다. 코스피 7000P 돌파를 기뻐하되 경제의 기초 체력과 위기 대응 능력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은행이 공개적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한은은 당초 성장 둔화를 걱정했지만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1.7%를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호황과 수출 회복이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동시에 물가 자극 요인도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국제 유가 불안까지 겹치면서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이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다. 정부와 지자체의 고유가 지원금도 시중에 풀려 우려를 키운다. 증시 과열과 빚투 확산이 동반되고, 유동성이 위험 자산에 몰려 자산시장 거품과 가계부채 부담을 키울 가능성을 제때 차단하는 정책 수단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유의할 대목이다. 호르무즈 사태로 석유류 가격이 20% 넘게 급등한 탓이다.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가 없었다면 상승률은 3% 후반까지 치솟았을 수 있다. 유가 상승은 항공료와 외식비, 생활서비스 가격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증시는 뜨겁지만, 서민들의 장바구니는 무거워지고 있다. 게다가 내수 침체는 길어지고 자영업 폐업은 늘고 있다. 청년층 취업난과 가계부채 부담도 해소되지 않았다. 체감 경기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 증시만 치솟아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약할 수 없다. 시장 왜곡을 막기 위해서는 실물 경제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환호와 낙관이 아니라 냉정과 균형감이다. 코스피 7000P 돌파로 한국 경제가 새로운 심리적·상징적 고지에 올라선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딛고 선 현실은 공급망 불확실성, 고물가, 고환율 등의 불안 요인이 적지 않다. 반도체 호황이라는 강한 상승 동력을 얻었지만 동시에 극복해야 할 구조적 과제도 분명해졌다. 실물 기반 없는 자산 가격 급등은 큰 부작용을 동반한 조정 국면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자본시장 과열을 경계하면서 물가 안정과 실물 경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 국민 다수가 체감하는 경기 회복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코스피 7000P 시대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2026-05-07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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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 쟁점된 '공소 취소 특검' 지역 이슈 집어삼킨다
‘공소 취소 특검’을 둘러싼 논란이 6·3 지방선거판을 집어삼킬 기세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 영남권 5개 시도지사 후보들은 6일 울산시청에서 이른바 공소 취소 특검법안을 일제히 규탄했다. 이 법안에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8개 사건이 수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또 당선 이후 중단된 재판의 공소를 취소할 권한이 담겼다. 후보들은 이를 사법 쿠데타라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동원하며 비판했다. 특히 박 후보는 “대통령이 자신의 죄를 삭제하는 삭죄 특검법”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지방 행정을 책임질 후보들이 지역 현안이 아닌 사법 이슈로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는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재판을 취소하는 것은 삼권분립 위반”이라고 비판했고,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반드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힘 후보들은 해당 특검법을 헌법 질서 훼손이자 권력의 사법 개입으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힘에선 앞서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9명 후보가 ‘공소 취소 특검’ 대열에 합류한 바 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여야는 ‘범죄 수사’와 ‘대통령 무죄 세탁’이라는 표현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특검법 공방이 지선과 정치권 전반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법조계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대한법학교수회는 이날 성명에서 “특검에 공소 취소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치주의와 권력분립을 훼손하는 독소 조항”이라고 밝혔다. 특히 진행 중인 재판을 중단시키는 것은 사법권을 침해하고 법원의 최종 판단 권한을 박탈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정치권 공방이 헌법 질서 논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라 하겠다. 주목할 대목은 특검 이슈가 지선을 앞두고 정치 연대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국힘은 물론 개혁신당 인사들까지 비판에 가세하며 보수 야권의 공동 대응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개혁신당 후보가 공세에 동참하며 국힘과 연대를 제안할 정도다. 특검법이 지역 선거 구도 재편의 변수로까지 작용하는 셈이다.
결국 이번 특검 논란은 지선의 본질을 흐리고 선거 성격까지 바꾸고 있다. 지역 경제와 민생 정책 경쟁은 밀려나고 특검과 중앙 정치가 선거판을 지배하는 형국이다. 울산 공동 기자회견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특검법 논쟁은 국회 입법 과정과 대통령의 대응, 선거 결과와 맞물려 더 큰 파장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지선은 본래 지역의 삶과 정책을 겨루는 자리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중앙 정치와 사법 리스크가 전면에 부상하며 의미가 훼손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명확하다. 논란을 촉발하고 선거판을 흔든 책임은 여당에 더 있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선거를 특검 논쟁으로 덮은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한다.
2026-05-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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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HMM 상당수 인력 서울 잔류 버티기, 반쪽 이전 안 될 일
국내 최대 국적 해운선사인 HMM 노사가 부산 이전에 전격 합의했지만, 자칫 ‘반쪽 이전’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노조와 사측이 900여 명의 서울 인력 상당수가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노사 합의 발표 행사에서도 최원혁 대표이사는 “영업과 금융 부문 직원은 본사가 부산으로 옮기더라도 지점 형태로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성철 육상노조 위원장도 “언제든지 기본 합의가 지켜지지 않고 조합원이 불이익을 받거나 문제가 생길 경우, 단체행동권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노사 입장을 보면 핵심 인력이 빠진 채 본사만 이전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
노조는 특히 HMM 본사 이전이 거론된 이후 이러한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정성철 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7일 최원혁 대표이사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하면서 “서울 본사 인력의 상당수가 잔류하면, 상징적 차원의 본점 부산 이전은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2024년 4월 부산상공회의소 양재생 회장과 간담회를 가진 전정근 당시 HMM 해원노조 위원장은 “해외 영업을 하는 국제본부와 국내 사업을 관할하는 국내본부로 분할한 뒤, 국내본부와 자회사가 입주하는 사옥을 북항에 건설하면 본사 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노조의 입장 변화가 전혀 없는 셈이다.
HMM 노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사 이전과 관련해 극한 대립을 반복해 왔다. 육상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 신청, 대표이사 고소에 이어 파업까지 예고하며 거센 반발을 이어왔다. 이런 가운데 노사가 구체적인 이전 조건 없이 대승적 차원의 합의를 갑자기 도출한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서명식 질의응답에서도 합의 배경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노사의 본사 부산 이전 합의가 오는 8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 대한 사전 합의 성격이 강하다는 절하된 평가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노사는 이제부터라도 부산 이전이 국가 발전과 균형성장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세계 8위 국적 해운선사인 HMM의 부산 본사 이전은 해운·항만·금융·정책 기능이 결합한 해양산업 생태계가 집적하는 효과를 지닌다. 앞서 부산에 본사를 옮긴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과 시너지를 내고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를 실현하려면 단순히 주소지만 옮기는 ‘무늬만 지방 이전’에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실질적인 기능과 핵심 인력이 서울에 남지 않고 부산으로 와야 이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반쪽 이전에만 머문다면 언제든지 정치적 상황에 따른 변수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 당연히 해양수도 부산의 완성도 요원할 것이다. HMM 노사가 이전 기관의 책임감을 갖고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보였으면 한다.
2026-05-06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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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호르무즈 우리 선박 피격 가능성, 엄정한 대응 필요하다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중동 지역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사가 운용 중인 선박에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미국이 걸프 해역에 갇힌 민간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탈출할 수 있도록 군용기와 군함으로 호위하는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프로젝트) 작전을 개시한 직후 발생해 이란에 의한 피격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란이 한국 선사 선박이라는 것을 알고도 공격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안쪽에 체류 중인 한국 선박은 26척에 이른다. 선박과 선원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4일 오후 8시 40분께 호르무즈 해협 안쪽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던 한국 선사 HMM 운용 중형 벌크 화물선 1척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쿵’하는 원인 모를 폭발 소리와 함께 선박 기관실 좌현 쪽에서 발생한 화재는 선원들의 자체 진화로 완진됐다. 당시 한국 선원 6명 등 24명이 승선 중이었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가 아직까지 피격 여부조차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외교력과 정보력을 총동원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우리 선박 화재와 관련해 국제 관계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 선박 화재 원인이 이란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한국의 ‘프로젝트 프리덤’ 합류를 압박하고 있다. 파병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선박 보호·호위 작전에 참여할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 주장의 골자다. 이미 그는 지난 3월 우리나라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을 파견할 것을 요청했다. 선박 화재가 이란의 공격으로 확인될 경우 정부 판단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미국은 전쟁 기여를 외면한 국가들에 노골적인 보복을 벌이고 있다. 국익을 우선한 슬기로운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번 폭발성 선박 화재를 계기로 청와대와 정부 대응에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란 전쟁이 두 달 넘게 이어졌지만 그동안 현지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과 선원을 구출하는 등의 외교적 해법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외교·안보 대응 라인을 전면 재점검해 선박 안에 고립된 채 불안에 떨고 있는 선원 등이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지금은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도 성명서를 통해 책임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낙관적인 정세 판단과 모호한 외교 기조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청와대와 정부의 신속하고 엄정한 대응을 촉구한다.
2026-05-0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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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 쟁점 된 ‘공소 취소 특검’ 여론의 거센 역풍 직면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발의한 ‘검찰 조작기소 특검법안’이 6·3 지방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이 법안이 특검에 사실상 공소 취소 권한까지 부여한 점이다. 수사 대상 12건 중 8건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으로 공소 유지 여부를 넘어 사건 전반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파장이 커지자 이 대통령은 4일 “시기와 절차는 국민 의견 수렴과 숙의를 거쳐 판단해달라”고 민주당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를 통해 과거 정권과 검찰의 부당 수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야권 등을 중심으로 한 반발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법 질서의 근간을 흔들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야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을 겨냥한 특검이 공소의 존속 여부까지 좌우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한 사람을 위한 법은 폭력이자 범죄”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서울·경기·인천 지역 야당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긴급 회동을 열고 대응에 나섰다. 일부 진보 진영에서도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낼 정도다. 여권 내부에서도 공감대 부족에 따른 당혹감과 온도차가 감지된다. 보수세가 강한 부울경과 대구 선거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여당 내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 입장에선 이런 파장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되묻게 된다. 6·3 지방선거를 대하는 여권의 오만함이 드러난다.
법조계에서는 특검이 기존 검찰의 공소 유지 권한을 넘겨받고 필요시 공소 취소까지 할 수 있도록 한 대목은 전례를 찾기 힘든 과도한 권한 설정이라는 지적이다. 공소 취소는 형사사법 체계에서 극히 예외적으로만 허용돼 온 제도다. 이를 특정 사안에 맞춰 확장하는 것은 법 앞의 평등 원칙과 적법 절차를 훼손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기관장이 넘기지 않아도 15일이 지나면 사건이 자동으로 특검에 넘어가는 구조와 서울중앙지법에 특검 전담 영장판사를 두고 지방법원장 영장으로 대통령기록물 열람을 가능하게 한 부분 역시 평등 원칙과 권력분립 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녕 여당은 국민과 헌법이 안중에도 없는가.
국힘은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시도할 경우 즉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겠다는 방침이다. 역풍에 직면하자 청와대도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특검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당내에선 여론을 고려해 처리를 지선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본질을 외면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에 불과하다. 과도한 수사에 문제의식을 가질 수는 있으나 그것이 헌정 질서와 충돌하는 입법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이런 법이 통과된다면 민주주의와 법치의 기반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과연 국민이 납득하겠는가. 민주당은 법안을 재고·철회해야 하고, 대통령도 국회 통과 시 거부권 행사를 검토해야 한다.
2026-05-05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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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놀 곳 없고 숙제 많은 어린이, 우리의 미래가 우울하다
오늘은 제104회 어린이날이다. 어린이가 바르고, 아름답고, 씩씩하게 자라는 것을 응원하자는 취지를 담아 제정됐다.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전국 곳곳에서 놀이를 겸한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이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들은 공부 부담 때문에 놀 시간은커녕 제대로 쉴 시간도 없다고 토로한다.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사라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부산시교육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이런 현상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경쟁 때문에 사교육 강도가 점점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승자 독식 문화가 초래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부산시교육청 ‘2025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결과’는 심각하다. 우선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신체활동이 뚜렷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3일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을 했다는 응답 비율이 4학년 학생은 64.29%, 5학년은 59.86%, 6학년은 55.87%인 것으로 각각 집계됐다. 학원 등 사교육을 마치면 놀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다가 초등 고학년이 될수록 학교와 학원 숙제가 점점 더 늘면서 친구들과 함께 마음껏 뛰어노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한다. 더욱이 아파트 놀이터 등은 소음 민원 등을 이유로 오후 8시 이후 야간엔 사용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문제는 밖에서 놀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학생들이 스마트폰과 컴퓨터에 점점 더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다. 부산 초등학생 가운데 하루 2시간 이상 인터넷·게임을 한다는 응답은 4학년의 경우 23.30%였으나 5학년은 40.07%에 달했다. 5학년 10명 중 4명은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매일 스마트폰 게임 등에 2시간 이상을 할애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경우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해 우울·무력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 결국 과도한 사교육이 학생들의 정서적 위기를 야기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다. 미래 주역인 어린이들이 충분히 놀고 쉬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도 담보할 수 없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어린이날을 맞아 초등학생 4·5·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도 충격적이다. 조사 결과 어린이들이 어른들에게 가장 바라는 사항 가운데 1위는 쉬는 시간과 놀이 시간 보장(42.4%)이었다. 2위는 공부 부담 줄이기(42%)가 차지했다. 수면 시간을 충분히 보장해달라는 응답도 30.1%에 달했다. 적절한 수면과 신체 활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학습 효율을 높이고 뇌 발달을 촉진한다. 사회성과 창의력 형성에도 도움을 준다. 아이들이 또래와 충분히 어울리지 못하면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할 수도 없다. 충분히 뛰어놀고 잠잘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하는 정책적 전환이 시급하다.
2026-05-0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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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6·3 지선 부울경 미래는 안 보인다
6·3 지방선거가 불과 3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역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이상한 선거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정당의 공천 완료로 대진표가 확정되고 선거전이 본격화했지만, 보궐선거 과열 등 중앙 정치의 세 대결 구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과 울산, 경남의 시장·도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현역이 수성하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공략하는 구도로 짜였다. 기초단체장 대결도 비슷한 패턴이다. 문제는 지역의 미래 비전을 놓고 벌어지는 경쟁은 보기 드물고 진영 간의 대리전과 단일화 등의 정치공학만 난무하는 점이다. 동네 일꾼은 지역의 미래를 약속하고, 지역 유권자들은 차분히 선택하는 본연의 지방선거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이번 지선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뒤 1년 만에 치르는 전국적 규모의 선거여서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라는 성격이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다.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 정당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선거 결과에 따라 정계 개편 등 정국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2018년 압승 신화의 재연을 노리고, 야당인 국민의힘 등은 지방 권력까지 내줄 수 없다는 절박감에 사로잡혀 있다. 이 같은 여야의 정략과 충돌 구도가 지방선거 전반을 뒤덮으며 중앙 정치의 논리만 증폭되고 있다. 그 결과 지역 공약을 정성껏 준비한 풀뿌리 후보들의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유권자들은 선택권을 행사하기 힘든 처지에 놓였다.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로 지방은 생존조차 위협받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탈출하는 청년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행정과 교육의 수장을 뽑는 지방선거는 지역의 미래 전략을 치열하게 겨루는 장이 되어야 마땅하다. 지역의 일꾼을 자처한 후보자들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신성장 산업 유치와 기존 노후 제조업 혁신 방안을 놓고 격하다 싶을 정도로 토론을 벌여야 한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바라는 정책과 비전은 실종되고, 지역의 절박한 미래 과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 진영 대결로 흐르는 지방선거로는 결코 지역의 생존 해법을 찾을 수 없다. 여야의 반성과 지역 유권자들의 각성이 필요하다.
이번 부울경 선거에 전국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맞붙는 부산시장 선거를 비롯해 경남, 울산의 향방이 정국에 미칠 영향 때문이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까지 최대 승부처로 부상했다. 하지만 6·3 지선은 중앙 정치의 연장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장이어야 한다. 여야는 풀뿌리 후보들이 애써 마련한 지역 공약이 가려지는 정치 공학을 중단해야 한다. 후보자 자신도 정치 기류에 기대지 말고 공들인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것이 유권자의 선택 왜곡을 막는 길이다. 특정 정당의 유불리가 아닌 부울경의 생존과 도약을 토론하는 지방선거를 만들어야 지역이 살 수 있다.
2026-05-04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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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방분권 핵심 빠진 39년 만의 개헌, 무슨 의미가 있나
현행 헌법의 개정 필요성은 숱하게 언급됐으나 지난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됐다. 당시 대선 후보 대부분이 개헌 필요성 뿐만이 아니라 권력구조 개편과 지방분권 등과 관련한 내용 위주의 개정을 언급한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언급한 뒤 취임 이후인 지난해 9월 개헌을 ‘1호 국정과제’로까지 격상시키도 했다. 그렇게 탄력을 받고 1987년 이후 39년 만에 구체적으로 부상한 헌법 개정 논의가 두 가지 이유로 길을 잃고 있다. 하나는 헌법 개정안의 핵심 의제인 지방분권 실종이요, 다른 하나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기한 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의 불투명성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국회 원내 정당들이 주도해 내용을 잡은 헌법 개정안은 지난달 3일 발의됐다. 내달 지방선거와 동시 실시를 목표로 한 개헌 찬반투표에 올릴 개정안은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전문 명시와 계엄 통제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 이외에 개헌 제안 이유서에까지 밝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에 대한 문제의식은 구체적 내용에서 찾아보기가 힘들다. 현행 헌법의 지방자치 규정과는 별도의 장에다 균형발전 의무를 슬쩍 끼워 놓고는 국가 시혜 형식의 지역경제 육성 의무만 언급했을 뿐이다. 취약한 지방 재정과 권한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단 한 줄의 언급도 없다.
범여권은 일단 개헌의 물꼬를 트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현실론을 들고 있다. 부마민주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명시만 해도 큰 진전이라며 야권에 개헌안 국회 표결 시한인 오는 7일까지 의결 동참을 촉구하기도 한다. 범여권의 절대적 국회 의석 수에도 불구하고 개헌을 위한 의결 정족수인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엔 야권의 협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야권은 ‘선거용 졸속 개헌’이라는 명목으로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야권의 명목이 다소 옹색한 감이 있었으나 개헌안의 구체적인 내용에서 지방분권과 관련한 미비점이 드러나면서 야권의 명목에 오히려 힘이 실리게 될 판이 됐다.
대한민국은 제헌헌법에서도 지방자치를 규정해 놓았을 정도로 지방자치의 필요성을 부르짖어 온 나라다. 하지만 이 같은 구호성 조항과는 달리 1990년대 지방자치가 구체적으로 실현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시작된 지방자치가 1995년 첫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발을 내디딘 지 3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지방자치는 재정권과 입법권의 한계로 반쪽에 그쳐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무려 39년 만에 최근 개헌 논의가 본격화하면서도 지방분권 관련 장치 마련은 또 다시 뒷전이 됐다. 제헌헌법 때부터 존재해 온 주요 조항의 현실적 적용을 도외시한 개헌으로는 국민을 설득하기엔 너무나 역부족인 듯하다.
2026-05-0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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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HMM 부산 이전 확정, 해양 산업생태계 조성 신호탄
국내 최대 국적 해운 선사인 HMM 노사가 부산 이전에 합의했다. 지난해 5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공약 이후 1년 만에 HMM 부산 이전이 확정된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미래 해양강국 도약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부산을 글로벌 해양수도로 발돋움시키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 부산 개청을 시작으로 해양 관련 기업과 기관을 대거 이전시켜 남부권을 해양수도권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관련 산업 집적화와 생태계 확장 등 장기 비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HMM 이전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HMM 이전이 확정된 것은 부산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너무도 고무적인 일이다.
HMM 노사는 30일 본사 부산 이전에 합의하는 서명식을 열었다. 노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사 부산 이전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최근 파업까지 예고했지만 실제 파업이 진행될 경우 중동전쟁에 따른 국내외 물류 마비 등 사회적 파장이 클 것을 고려해 대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HMM은 오는 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사 소재지와 관련한 정관을 변경하고, 이전 등기 등 법적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더욱이 HMM은 북항 재개발 지역에 랜드마크급 사옥을 건립해 본사를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부산 시대 개막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HMM 이전이 확정되자 상공계와 시민단체 등은 즉각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해양수도를 완성하고, 국가 발전과 균형 성장을 위한 대승적 결단”이라며 “정책기관과 정책금융기관, 국내 최대 국적선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해운·물류 클러스터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부산은 명실상부한 동북아 해양수도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HMM의 성공적인 부산 안착을 위한 신속하면서도 종합적인 지원 대책도 주문했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 등은 HMM 이전이 다른 해운 대기업과 기관들의 연쇄 이전으로 이어지도록 협의체를 구성, 다양한 맞춤형 지원책 마련에 나서주길 당부한다.
HMM 부산 이전 확정에도 불구하고 ‘반쪽 이전’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HMM 육상노조 측은 이번 합의에 앞서 “서울 인력 상당수가 잔류하는 정도라면 이전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본사 주소만 부산으로 옮기는 눈속임식 이전은 부산과 국가 미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HMM은 최대한 신속하게 시기와 규모 등을 명시한 정확한 이전 로드맵을 제시하길 바란다. 또 이전 선도 기관으로서 부산 해양 산업생태계의 큰 축에 걸맞은 적극적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HMM이 지역화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2026-05-01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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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특검에 공소취소권 추진, 위헌성 논란 불가피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국회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30일 결과보고서 채택을 끝으로 사실상 활동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날 곧바로 특검법을 전격적으로 발의한 가운데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까지 부여하는 내용을 담은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핵심 쟁점은 특검의 권한 범위다. 특검법에는 검찰이 이미 기소한 사건에 대한 특검의 공소 취소 권한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특검이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검 수사 대상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개발 의혹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이다. 정치권 논란은 물론이고 위헌 논란마저 불가피한 대목이다.
공소 취소는 검사가 제기한 공소를 스스로 철회하는 절차로 형사소송법상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가능하다. 통상적으로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하는 방식으로 제한적으로 행사된다. 하지만 이 권한을 특검이 행사하도록 법으로 규정할 경우 기존 검찰의 기소 판단을 별도의 수사 주체가 뒤집는 구조가 된다. 특히 특검 임명권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이 피고인인 사건의 공소 유지 여부를 판단하는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이해 충돌 문제는 피하기 어렵다. 이런 논란 자체가 통상적 사법 절차만으로는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나 무죄 선고가 쉽지 않음을 방증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를 두고 "사법 파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 이재명'이 특검을 임명해 '피고인 이재명' 사건의 공소 취소를 맡기겠다는 것"이라며 "범죄자 대통령을 뽑은 결과 대한민국 사법체계가 송두리째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은 "윤석열 정부 시절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이뤄진 조작 기소 의혹의 구조는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며 "독립된 특검이 진상을 규명하고, 조작이 확인될 경우 공소 취소 여부 역시 특검이 독립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특검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해 공소 취소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서는 위헌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특검이 직접 기소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 공소 취소를 결정할 경우 이는 사법부의 판단 영역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관련 사건에서 이미 유죄 판결이 확정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공소 취소가 판결의 실질적 효력을 무력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대통령 본인 사건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셀프 면죄' 논란 역시 피하기 어렵다. 특검이 진실 규명의 도구가 될지 또 다른 정치적 갈등의 기폭제가 될지는 이제 국회의 선택에 달려 있다. 민주당은 공소 취소 권한을 강행할 경우 대통령의 이해 충돌 등 위법 소지가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2026-05-01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