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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민이 건강한 도시가 살기 좋은 도시다
사람이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더 오래 살거나 일찍 죽는 것이 결정된다면 정상적인 공동체라 할 수 없다. 그런데 부산은 너무나 오랫동안 ‘단명 도시’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통계상으로 7대 대도시 중 사망률 1위, 기대수명 7위로 꼴찌 수준이다. 〈부산일보〉가 건강사회복지연대와 함께 1985년부터 2024년까지 통계청 생명표를 분석한 결과, 부산과 서울의 기대수명 차이는 40년째 2.5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부산 시내 생활 권역별 수명 격차가 최대 6세까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건강마을사업이나 마을건강센터 운영 등으로 노력했는데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부산 시내에서 점차 커지는 건강 양극화는 고령화나 소득 수준 범주를 벗어난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 시내를 62개 생활권으로 나눠서 2020~2024년의 기대수명을 분석한 결과, 해운대구 반송석대와 우동의 차이는 최대 6세까지 벌어졌다. 서구의 아미충무 생활권은 2010~2014년 81.39세였던 기대수명이 2020~2024년 80.60세로 하락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시대에 되레 단명으로 역행하는 기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아미충무권에서 고위험 음주율과 흡연율이 낮아졌고, 걷기 실천율도 평균을 상회한 점에서 저소득 고령 1인 가구 밀집 지역의 열악한 거주 여건 등에서 수명 단축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미충무와 반송석대 같은 취약 생활권은 40대부터 사망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60대에 이르면 비교 지역보다 네 배가량 높은 초과 사망률을 보였다. 이는 수명 격차가 단순히 고령화 때문만은 아니며, 젊은 연령대부터 누적된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물론 소득 수준과 경제적 여건이 건강 지표와 연관성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영구임대주택 밀집지, 고지대 산복도로, 기초수급자 비율이 높은 지역과 신도시와 전통적 부촌의 지표는 대비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건강 불평등은 경제적 격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 지표를 높이려는 공공의료 수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개인의 책임을 넘어선 사회적 구조 문제로 접근해야 해결할 수 있다.
부산의 기대수명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한 지 오래다. 게다가 도시 내 거주지에 따른 수명 격차도 커지고 있다. 우선 그간의 건강 정책에 허점이 있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 의료 접근성 향상, 건강 거버넌스 구축, 생활 기반 인프라 정비 사업에서 어떤 한계점이 있었기에 ‘건강 최악 도시’에서 탈피하지 못하는지를 밝혀야 한다. 1인 가구의 증가 등 변화된 조건에 적합한 건강 돌봄 모델이나 지역 커뮤니티 회복 또한 필요하다면 적극 추진해야 한다. 건강 지표가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렵다. 중요한 건 함께 잘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공동체 정신이다.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일은 지역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과제다.
2026-01-1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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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인기 북한 침공' 논란 한반도 안보 위기 고조 안 된다
북한이 한국의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며 한반도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북한은 한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인기 도발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하지만 정확한 사실 확인 여부도 없이 무조건 우리의 소행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더욱이 북한은 2022년 무인기를 보내 우리 영공을 침범한 전력이 있다. 그동안 북한의 주장엔 항상 자신들의 입지 강화 등의 노림수가 있었다. 그렇다고 이런 주장을 방치할 경우 한반도 안보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북한의 주장에 대한 진상을 정확하게 규명, 한반도 긴장 완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9일 ‘한국 무인기가 주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변인은 지난 4일 북쪽 방향으로 이동하는 공중목표를 포착해 개성시 개풍구역 묵산리에 강제 추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9월에도 한국 무인기를 개성시 장풍군에 추락시켰다고 밝혔다. 북한은 무인기들이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는 남쪽 지역에서 이륙했다는 점 등을 들어 우리 군을 배후로 단정했다. 국방부는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남북 공동조사를 제의했다. 원칙적이고 바람직한 대응이다. 북한이 공동조사에 참여해 이번 논란을 빠르게 매듭짓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 합당하다.
이번 무인기 논란은 북한의 자작극일 가능성도 있지만 민간 소행일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민간의 무인기 운용 가능성에 대해 신속·엄정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무인기 침투가 민간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 군도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군이 민간의 무인기 활동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것인지도 의문스럽다. 낌새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안보망에 구멍이 뚫린 것이나 다름 없다. 북한과의 접경 지역에서의 민간 무인기 도발 가능성 여부 등을 파악해 원천 봉쇄하는 것이 시급하다. 북한의 상시적인 무인기 위협에 대한 감시·정찰 요격시스템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업그레이드도 필요하다.
특히 북한의 ‘무인기 성명’이 한중 정상회담 직후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진위 여부를 떠나 북한의 이번 무인기 침투 주장은 안보 불안감을 키운다. 이번 논란을 감안할 때 섣부른 남북대화 추진 대신 신중한 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 가뜩이나 중일 센카쿠 열도 갈등 등으로 국제 정세는 불안하다. 정치권도 이번 무인기 논란을 두고 불필요한 정쟁을 자제하는 모습이 요구된다. 남북이 더 이상 무인기 공방과 논란으로 갈등을 키우지 않길 바란다. 발 빠른 조사와 신속한 결과 공개가 필요하다. 지금은 굳건한 안보 의지를 바탕으로 남북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는 실질적인 조치와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2026-01-1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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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 부산 디지털금융 도약의 계기로
부산의 제도권 금융과 기술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컨소시엄이 토큰증권(STO) 유통 사업자 선정을 눈앞에 두게 됐다. 토큰증권은 실물·무형 자산이 블록체인 기술로 암호화된 뒤 거래되는 디지털 증표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7일 열린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의에서 한국거래소(KDX)와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금융위 의결을 남겨 두고 있지만 금융업계에서는 두 곳의 확정이 유력시되는 분위기다. 디지털금융에서 부상하고 있는 조각투자 유통 플랫폼 공모에서 지역 기업 연합체의 인가가 확정되면 부산은 디지털금융 도시 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된다.
이번 장외거래소 인가는 디지털금융에서 급부상하는 토큰증권 유통 부문에서 지역 기업이 주역이 될 수 있는 계기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부산은 블록체인특구일 뿐만 아니라, 금융 공공기관이 집적된 금융 중심지라는 점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KDX 컨소시엄에 BNK금융그룹(부산은행·경남은행·BNK투자증권),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비단), 세종디엑스, 비댁스(BDACS) 등 지역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이유다. 부산의 관련 산업 생태계는 한우·농수산물·원유·위스키 같은 실물 자산과 영화·음악 등 지식재산권(IP)은 물론 항만·물류·해양 산업 기반의 디지털금융 상품까지 설계·검증하는 데 있어 강점을 갖췄다.
장외거래소 인가의 다른 의미는 금융의 구조 전환이다. 그간 조각투자 시장은 하나의 플랫폼에서 상품의 발행과 유통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이해 상충과 투자자 보호에 허점이 제기됐다. 기존 플랫폼은 발행에만 집중하되, 유통이 장외거래소에서만 이뤄지면 투명성과 공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발행과 유통의 분리를 통해 조각투자가 투기성 거래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상품으로 정착되는 것이 필요하다. 실험적 단계를 벗어나 실제 시장을 형성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무대로 도약하는 것이 관건이다. 디지털 자산의 유통 구조가 형성되는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장외거래소 출범의 의미는 작지 않다.
부산의 전략은 명확해야 한다. NXT 컨소시엄이 수도권 금융 주축인 점에서 지역 연합체인 KDX 컨소시엄은 항만·물류·해양·수산 등 지역 산업 금융화의 강점을 내세워야 한다. 지역 산업과 무관한 거래만 오가는 유통 플랫폼은 지역에 뿌리내릴 수 없다. 또 부산 기업들이 컨소시엄 내에서 하청이나 보조 역할에 머문다면 디지털 금융 도시 도약 기대는 허상에 그친다. 부산시와 참여 기업들은 미래 금융의 주체라는 인식이 확고해야 한다. 어떤 자산이 발행되고, 어떤 산업이 성장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부산은 파생 금융에 더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선도함으로써, 서울과는 다른 금융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2026-01-09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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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산 위기 넘긴 대형선망, 국민 생선 지킬 근본 대책 필요
국내 고등어 유통의 90% 이상을 공급하는 대형선망수협이 조합 해산이라는 최악의 국면은 일단 피했다. 업종별 수협 해산 기준을 완화한 수산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최근 시행되면서 조합원 수 감소로 존폐 기로에 섰던 조직은 가까스로 고비를 넘긴 셈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고등어의 상당 부분을 책임져 온 핵심 생산 주체가 제도적 허점 탓에 하루아침에 사라질 뻔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비정상적인 상황이었다. 그 점에서 늦었지만 수산자원 감소, 어선 고령화 등 현실을 반영한 법 개정의 의미는 있다. 하지만 이번 법 개정은 어디까지나 급한 불을 끈 임시방편에 가깝다. 조합 해산을 막았다고 해서 고등어 산업의 근본 문제가 해소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형선망이 해산 위기에 놓이자 업계에서는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이나 중도매인·항운노조 조합원 등 배후 인력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이번 법 개정으로 조합원 최소 인원 요건이 15명 미만에서 7명 미만으로 낮아지면서 일단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이들이 처한 현실은 법 조항 하나로 덮을 수 있을 만큼 녹록지 않다. 가령 현재 감척 대상인 2개 선단이 추가로 탈퇴할 경우 조합원 수는 다시 줄어들어 위기는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 대형선망이 처한 위기는 조합원 수 몇 명의 문제가 아니란 얘기다. 구조적 변화 없이 기준만 낮춘 결과는 불안정할 뿐이다.
더 큰 위기는 생산 기반 자체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기후변화로 어장이 이동하면서 중대형 고등어 어획량은 급감했다. 그 빈자리를 메우던 수입산 고등어마저 주요 수출국의 쿼터 감축으로 불안정해졌다. ‘국민 생선’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가격은 치솟고 식탁에서의 존재감은 옅어지고 있다. 한일어업협정 중단으로 대체 어장은 막혀 있고 선박 배출 규제 강화는 노후 선단의 교체를 사실상 가로막고 있다. 부산을 거점으로 한 대형선망이 흔들리면 부산 항만을 중심으로 형성된 중도매, 물류, 노무 인력까지 연쇄 타격을 입는다. 이는 특정 업종의 문제가 아니라 해양수산업 전반과 지역 경제의 기반을 잠식하는 위험 신호다.
대형선망이 이번 고비를 넘긴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지 모른다. 단기적 수급 대책이나 법 조항 손질만으로는 위기를 감당하기 어렵다. 정부는 수산업계의 말처럼 불합리한 규제를 점검하고 어업 현실에 맞는 지원책으로 고등어 산업을 지속 가능한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 실효성 있는 감척과 충분한 폐업 지원, 어선 현대화를 위한 금융·제도적 장치가 함께 맞물리면 좋다. 한일어업협정과 관련한 시범조업 재개와 대체 어장 조사 등 중단된 협상 타개 노력도 필요하다. 아울러 안전복지 펀드와 리스제도 도입으로 어선 사고를 줄이고 어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놓치면 부산 어업의 붕괴는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국민 생선’ 고등어의 내일도 장담하기 어렵다.
2026-01-0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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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장동혁 비상계엄 사과, 국민의힘 전면 쇄신 출발점 돼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고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이어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계엄 1주년 때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고 언급한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이번 쇄신안은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게시판 논란이 윤리위원회에 회부되면서 당내 갈등이 격화되고, ‘중도 보수’로 평가받던 김도읍 정책위의장의 사퇴까지 겹치며 지도부 노선 강경화에 대한 비판이 커진 상황에서 나왔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외연 확장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장 대표는 이날 당명 개정을 포함한 3대 축 전략을 제시했다. 지방선거를 대비한 당 쇄신의 핵심 축으로 청년 중심 정당, 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정당, 국민 공감 연대를 내세웠다. 이 세 축을 통해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쇄신안에 대해 광역단체장들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옳은 방향의 쇄신은 연대와 통합의 기반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잘못된 과거를 단호히 끊어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변화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해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쇄신안이 당의 분위기를 전환하고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담은 대목이다.
쇄신안이 변화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 한동훈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 개혁신당과의 정치적 연대 구상 등 보수 진영 재편의 핵심 쟁점에 대한 언급이 빠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소장파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장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내부 인테리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쇄신안이 국민들이 요구하는 수위까지는 가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을 표명한 것이다. 정책과 청년 중심의 정당 전환 의지는 긍정적이지만, 구조적 혁신이 빠졌다는 이들의 목소리에 장 대표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민주당이 공천헌금 의혹과 갑질 논란 등 대형 악재에 휩싸였는데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다. 연초 실시된 각종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에 대한 차가운 민심은 거듭 확인됐다. 그동안 당 안팎의 쇄신 요구가 빗발쳤지만,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에 발목이 잡힌 듯한 행보를 보이며 중도층 흡수 등 외연 확장에 한계를 보였다. 장 대표는 이번 기회를 전면 쇄신의 출발점으로 삼아 건전한 국정 견제 세력으로 거듭나는 복원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당 내외 통합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명확히 제시하고, 합리적 보수를 위한 가치와 비전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쇄신안은 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2026-01-08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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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전-마산 복선전철 또 공기 연장, 개통 가능하긴 하나
부산 도심 하부 피난터널 조성에 대한 이견으로 공정률 98%에서 멈춰 선 부전-마산 복선전철(이하 부전마산선)의 공사 기간이 또 1년 연장됐다. 국토교통부가 해당 사업 실시계획 변경 공고를 내고 공사 기간을 2014~2025년에서 2014~2026년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완공 예정이었던 해당 공사는 해마다 1년씩 다섯 번 연속 공사 기간을 연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국감 때 국토부가 “2026년 6월 개통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계획도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부울경 ‘1시간 생활권’ 조성의 핵심 교통축 개통이 또 다시 무산되자 지역에선 “수도권이면 이랬겠느냐”는 분노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부전마산선의 공사가 중단된 것은 2020년 3월이다. 낙동강~사상역 구간 터널이 지반 침하로 무너지면서다. 국토부와 공사 시행사는 이후 지반 조사와 복구공사를 진행해 왔으나 설계변경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 시행사가 해당 구간의 강한 수압을 이유로 기존 설계대로 피난통로 시설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설계변경을 주장한 반면 국토부는 기존 설계를 고수했다. 그렇게 줄다리기를 하던 양 측은 지난해 초 복구 비용과 사업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 등을 놓고 거액의 민사소송전까지 벌였다. 공정률이 높았기 때문에 부산·경남 주민들은 부분 개통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수요 부족과 적자를 이유로 이마저도 흐지부지됐다.
그렇게 교착 상태에 빠진 부전마산선 개통 문제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재명 당시 대통령 후보가 부전마산선 조기 개통을 지역 공약으로 명시한 것이다. 그런 이 대통령이 당선되자 시행사와 국토부 측은 지난해 하반기 전향적 태도로 새로운 합의에 이른다. 피난터널 조성을 위한 굴착 방법과 연약지반 보강 공법을 지난해 말까지 보완 설계한다는 게 합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번 국토부의 사업 실시계획 변경 공고로 인해 지난해 말까지 이 같은 보완 설계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만 드러나고 말았다. 지역에선 처음부터 양 측의 적극성이 없거나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진다.
부전마산선 개통 지연으로 인해 현재 부전역을 축으로 진행되고 있는 부울경 광역교통망 구축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부전역을 중심으로 한 중앙선과 동해선 등 철도 교통망 확대와 부전역 복합환승센터 건립 등의 효과도 반쪽이 될 공산이 커졌다. 이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부울경의 거리를 1시간 이내로 줄임으로써 발생할 공간적 유대감 조성이 더 늦어지게 됐다는 점이다. 공간적 유대감은 최근 이슈화하고 있는 행정 통합 문제와 직결되는 핵심적 요소라 할 수 있어 더욱 그렇다.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 전략으로 행정 통합을 고려하고 있다면 뒷짐지고 있어선 곤란하다. 특단의 조치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2026-01-0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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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수부 해양수도 밑그림에 해양산업 기능 강화 담아야
해양수산부가 올해 3월까지 해양수도권 육성 전략 초안을 마련하고 핵심 사업인 동남권 해양클러스터 구축 계획안을 1분기 내에 확정하기로 했다. 김성범 해수부 장관 직무대행은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청사 부지는 올해 선정하고, 9월에는 부산발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선언과 구상 단계에 머물러 있던 해양수도 전략이 행정 일정 속에 확정된 것은 반가운 진전이다. 부산을 중핵으로 한 동남권 해양클러스터는 해양수도 도약의 산실이어야 한다. 전략 수립 단계에서 구체성과 실행 가능성이 담보되는 것이 중요하다. 해수부 부산 이전은 시작일 뿐이고 후속 조치가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산업, 물류, 인재가 융합된 신성장 거점이 되려면 핵심 기관·기능은 반드시 집적돼야 한다. 하지만 당초 이달 중 발표 예정이었던 해수부 소속 기관들의 이전 로드맵 공개는 미뤄지고 있다. 해수부는 산하 기관과 민간 기업의 이전 일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 특히 대기업 해운사 HMM 이전의 불확실성을 시급히 걷어내야 한다. 각 산업과 부문별 집적을 위한 세부 로드맵이 필요한 건 불문가지다. HMM을 비롯해 해운조합, 해사법원, 해양연구기관 등이 언제, 어떻게 이전할 것인지, 이에 따른 재정·세제 지원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 제시돼야 한다. 해양클러스터 역시 입지, 참여 주체, 역할 분담이 명확히 정리돼야 한다.
해양수도 전략은 구호 수준을 벗어나 실사구시적이어야 한다. 해수부 이전으로 정책·예산·인사 권한도 함께 내려오는지, 해양클러스터가 부산항·연구기관·산업 생태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지를 따져야 할 때다. 지난 연말 해수부 이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때 촉박한 일정 탓에 조선·해운·플랜트·친환경 에너지 등의 이관으로 해수부 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이 빠져 ‘반쪽 특별법’에 그쳤던 것을 보완하는 해양수도특별법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해양수도권 육성 전략에는 진정한 해양수도를 육성하기 위한 종합적 계획이 담겨야 한다. 해양수도는 간판이 아니라 기능의 집적으로 완성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실질적 권한과 자원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해양수도권 전략은 실행 단계에서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 기관 이전과 재정 지원이 지연되면서 적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지자체에 부담을 떠넘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기능 강화와 재정 지원 방안 법제화를 추진하는 한편, 북극항로 운항, 스마트 항만 조성, 자율운항선박 개발 등을 통해 부산이 글로벌 해양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해양수도권 육성은 이재명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사업인 ‘5극 3특’을 실현하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중앙정부의 세밀한 로드맵 제시와 확고한 실행 의지를 당부한다.
2026-01-07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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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대 최고액' 부산 고향사랑기부 효능감 높여야 할 때
좋은 도시가 되려면 그곳에 사는 주민과 출향인들의 아낌없는 사랑이 필요하다. 그 지역을 기억하고 발전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비로소 도시는 생기를 되찾고 활성화된다. 반면 잊힌 도시는 어김없이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부산 지역 고향사랑기부액이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는 것은 무척 반갑고 고무적인 소식이다. 기부금의 사용처를 정할 수 있는 지정 기부와 다채로운 신규 답례품들이 흥행을 견인했다고 한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세액공제 등 고향사랑기부제 혜택에 대한 한층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다양한 기부 참여자들의 효능감을 높이는 창의적인 대책들도 시급하다.
지난해 부산시와 16개 구·군의 고향사랑기부제로 모금한 금액은 58억 39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모금액 19억 4489만 원과 비교하면 약 3배로 증가했다.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운 데는 지난해 부산시가 새롭게 시작한 지정 기부가 한몫을 했다. 지정 기부는 용도와 목표액 등이 정해진 사업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답례품도 기부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부산 지자체들은 지난해 100종이 넘는 답례품을 신규로 개발했다. 2023년 제도 시행 이후 답례품 만족도가 높은 곳을 찾아 기부하는 이른바 ‘가성비 기부’가 대세로 자리 잡은 점을 정확하게 포착한 것이다. 고향 사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더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재정 재원을 확충할 수 있는 중요한 장치이기도 하다. 현재 지역 지자체의 상당수는 재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 분권이 미뤄지면서 국고보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향사랑기부금은 지역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답례품 매출이 올라가면 지역 경제도 활성화된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가 지난해 총 105억 9074만 원을 모금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특산품으로 구성한 답례품 매출액도 31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고향사랑기부는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인다. 수도권 일극주의 때문에 인구 감소 위기에 몰린 지역을 선순환시키는 마중물이기도 하다.
부산은 현재 해양수산부 이전을 계기로 해양강국의 꿈을 견인하는 글로벌 해양도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가덕신공항 등 대규모 도시 인프라 구축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부산의 인구는 이제 320만 명 밑으로 떨어졌다. 부산에 대한 전방위적인 애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향사랑기부는 그 도시를 생각하는 뜨거운 사랑의 표출이다. 부산이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도시 매력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 기부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역 지자체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단순히 애향심에만 호소하는 것은 곤란하다. 기부자와 지자체가 서로 상생하려면 기부 만족도를 높일 현실적 방안 모색이 절실하다.
2026-01-0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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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찬성 여론 압도한 부산·경남 행정통합 이제 속도 낼 때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 여부를 가늠하기 위한 주민 여론조사 결과 찬성 의견이 반대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는 지난달 23~29일 양 시도 주민 4047명(부산 2018명, 경남 20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정통합 여론조사 결과 찬성(필요) 의견이 53.7%, 반대(불필요) 의견이 29.2%로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2023년 5~6월 행정통합에 대한 시도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찬성(35.6%) 의견은 절반에 못 미쳤고, 반대 의견은 45.6%였다. 행정통합의 성패가 시도민 공감대 형성에 달렸다는 점에서 찬성 의견이 크게 증가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공론화위는 오는 13일 마지막 회의를 하고 이번 조사와 특별법 초안 등 연구 용역 결과를 포함한 최종 의견서를 시도지사에게 전달한다. 주민 찬성이 압도적으로 우세해 양 시도가 행정통합 절차를 본격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타 지자체와 비교하면 늦은 감이 있다. 대전·충남에 이어 전남·광주까지 6월 통합단체장 선출을 목표로 광역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광주·전남 초광역 특별자치도 설치 및 지원 특례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고,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안’을 3월 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의 ‘5극 3특’ 체제의 지방 주도 성장 정책 추진과 맞물려 부산·경남도 통합에 속도를 내야 한다.
2023년 1월을 목표로 추진하던 부울경 메가시티가 무산되자 부산·경남은 2024년 1월 행정통합 추진을 합의했다. 메가시티와 관련해 부산의 ‘빨대 효과’를 우려한 경남과 울산의 반발로 부산·경남이 대안으로 내세운 것이다. 양 시도는 메가시티 실패 이후 상향식 통합 원칙에 따라 공론화를 추진해 왔다. 용역 보고서에서는 통합 잠정 명칭을 ‘경남부산특별시’로 하고 광역지자체간 대등한 통합과 현행 기초자치단체를 유지하는 ‘자치 2계층제’ 모형을 확정·제시했다. 1개의 글로벌 허브, 3개의 도심 거점, 7개의 로컬 허브 등으로 공간을 재편해 빨대 효과 우려 해소에 역점을 뒀다. 양 시도가 쟁점에 대한 견해 차이를 최대한 좁혀 통합 명분과 실익 확보에 나서야 할 때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민주당 대전·충남 의원과의 오찬에서 지역 간 행정통합을 강조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한 방안이다. 양 시도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준비된 지역 우선 지원’ 방침을 감안해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 될 일이다. 통합의 특례를 담은 특별법 처리를 위해 지방의회 찬성과 주민투표 생략 등으로 절차와 시간을 줄이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지역 소멸을 막고 지속 성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뭉치는 것은 필연이다.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 경험을 토대로 ‘광역통합 1호’라는 상징성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
2026-01-06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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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양산업 고도화' 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 출범 기대한다
원격·친환경 선박 시대를 향한 기술 경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부산에서 ‘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가 오는 19일 출범한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이 주축이 돼 차세대 해양반도체 협의체를 출범시키는 것은 ‘해수부 부산 시대’를 맞아 시의적절하다. 조선·해양의 혹독한 환경을 견디며 선박의 안전과 성능을 좌우하는 해양반도체는 말 그대로 선박의 두뇌다. 아직 국제 표준조차 정립되지 않은 미개척 분야라는 점에서 이번 협의체 출범은 부산 산업의 진로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해양수도를 자임해 온 부산이 이제 항만과 물류를 넘어 해양 기술의 심장부로 도약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마련된 셈이다.
해양반도체는 북극항로 등 극한의 해양 환경에서도 친환경 선박과 해양플랜트, 해양관측장비를 자동 제어해 성능과 안전성을 높이는 조선·해양 특화 핵심 반도체 기술이다. 부산은 이런 해양반도체를 키우기에 유리한 산업적 토대를 갖추고 있다. 조선·해양기자재 산업이 집적돼 있고 관련 연구 인프라와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탄탄해 해양반도체 육성에 유리하다. 여기에 전력반도체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한 산업 기반은 시너지를 더한다. 디젤 중심에서 전동화·스마트화로 전환되는 글로벌 조선·해운 시장에서 선박 고도화의 핵심은 반도체다. 기존 조선 산업의 연장선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기회가 부산 앞에 놓여 있다.
얼라이언스는 해양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신산업을 발굴하고 핵심 기술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조선사뿐 아니라 부산 기반 전력반도체 기업들이 참여해 해양과 반도체가 결합한 새로운 산업 모델을 모색한다. 이는 부산이 추진 중인 ‘국가 1호 상생팹’ 유치와 맞물릴 때 의미가 더 커질 수 있다. 상생팹은 국내 팹리스 기업을 지원하는 국가 주도 반도체 공장으로 비수도권 반도체 생태계의 상징적 인프라다. 전력반도체 공정 경험과 분산에너지 특구의 강점을 바탕으로 협의체가 특화단지와 연계된다면 부산은 해양과 반도체, 에너지로 이어지는 산업 축을 구축할 수 있다.
부산 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는 산업 전환의 출발선이다. 조선·항만·물류로 축적된 부산의 자산을 반도체라는 미래 기술로 전환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지원을 넘어 인력 양성, 테스트베드 구축, 규제 개선까지 아우르는 종합 전략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적 뒷받침도 뒤따라야 한다. 전력 소비가 큰 반도체 산업이 지방에 뿌리내리려면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전력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부산은 이제 해양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해양반도체 얼라이언스의 출범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부산 산업 지형을 실질적으로 재편하는 변화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2026-01-06 [05: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