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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로봇수술로 개복 않고 최소 상처 지향” [명의와 함께하는 휴&락]
부인과 수술의 주된 흐름은 최소 침습술이다. 개복 수술을 대신해 내시경 기반의 자궁경과 복강경 수술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근래에는 로봇 수술까지 도입돼 상처를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문화숙 병원장이 이끌고 있는 좋은문화병원은 1993년 자궁외 임신의 내시경 수술을 시작으로 현재는 거의 100%에 가까운 복강 내 수술을 복강경 또는 로봇으로 시행하고 있다. 부인과 내시경 누적 수술 건수는 4만 건에 육박한다.
진단 분야에서도 많은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에는 병리학적 진단이 조직 검사에 의존했지만 최근에는 면역조직화학 검사, 분자병리검사 등 유전자 분석을 통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
문 병원장은 자궁외 임신, 자궁내막증, 난임 치료분야 등에서 선구적인 성취를 거두고 있다. 문 병원장과 해운대 우동 고은사진미술관에서 만났다. 고은사진미술관은 고촌 김도근 회장이 설립한 고촌장학재단의 정신을 계승한 고은문화재단(이사장 김형수)이 운영하는 사진전문미술관이다. 사진문화 대중화를 위해 작품전시와 신진작가 발굴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자궁보존과 난소 보존에 대한 신념이 강하다. 불가피하게 보존이 어려운 경우는?
“자궁이나 난소를 제거해야 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악성종양이다. 그러나 악성 중에서도 난소의 경계종양 같은 경우 임신을 해야 하는 젊은 여성은 난소를 보존하는 치료를 시도한다. 자궁선근증의 경우는 양성이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 제거해야 되는 경우가 있다. 통증이나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궁근종이나 난소 종양인 경우 크기나 개수에 관계없이 양성일 때는 자궁이나 난소를 보존하는 쪽으로 수술을 권한다.”
-자궁근종이 있다고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닐 텐데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는?
“증상이 없고 크기가 크지 않을 경우에는 경과 관찰이 우선이다. 그러나 자궁근종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증상이 있으면 치료가 필요하다. 생리량이 지나치게 많아 빈혈을 유발하거나 근종이 커져 주변 장기를 압박해 빈뇨, 복부 불편감이 있을 때에는 수술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자궁근종이 임신을 방해하는 위치에 있을 땐 착상 실패 또는 유산을 유발하기 때문에 임신 전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자궁내막증 치료에서 경화술의 효과는?
“부인과 질환 중에서 수술 후 가장 재발이 높은 것이 자궁내막증이다. 수술 1년 후에 10%, 7년 후에는 50~70% 재발한다. 또 수술 후에 AMH(난소기능 지표) 수치가 13.3~75% 소실된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경화술(주사기로 혹의 내용물을 뽑아내고 알코올을 혹 안에 넣고 나오는 치료)을 시행하면 재발률이 7% 미만이다. AMH 수치가 훨씬 적게 떨어진다. AMH가 증가된 경우도 24.4%다.”
-다빈치 로봇수술이 특히 산부인과에서 경쟁력이 있는 이유는?
“10배 이상 확대된 3차원 고화질 영상을 보며 수술할 수 있어 미세한 신경이나 혈관까지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로봇팔은 사람 손의 미세한 떨림을 보정하며, 사람의 손목보다 훨씬 자유로운 각도로 움직일 수 있다. 자궁 뒤쪽이나 접근이 어려운 좁은 골반 내에서도 안정적이고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다. 자궁이나 난소 기능을 최대한 보존해야 하는 가임기 여성 환자의 자궁근종 절제술, 자궁내막증과 부인암 수술 등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난임 치료 분야에서 여러 선구적인 성취가 있었는데 대표적인 성과는?
“1988년 난임클리닉으로 시작해 부산경남 최초로 냉동배아 이식에 의한 시험관 아기 시술을 성공했다. 영남 지역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된 ‘타임랩스’ 시스템을 도입해 최적의 배아를 선별해 내고 있다. 또 최신 편광 현미경을 활용해 질 좋은 난자를 선별하고 최적의 수정 시기를 결정해 임신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시험관 아기 시술 성공률 향상에 관한 20여 편의 논문을 세계적인 난임 생식 분야 최고 학술지에 발표했다.”
-해외의 우수한 글로벌 난임센터들과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주요 성과는?
“일본 간사이 지방 최대 난임센터인 ‘재팬 IVF센터’와 오래전부터 긴밀하게 협력 중이다. 또 시험관아기 시술 건수가 세계 1위로 알려진 일본 ‘가토 클리닉’과 교류하면서 선진 난임 치료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매년 권위 있는 국제 학회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2023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세계체외수정학회 자궁내막증 세션 좌장으로 참석했었다.”
-자궁외 임신 치료 분야에서 권위가 높은데 대표적인 진료 케이스는?
“자궁외 임신 중 자궁각에 생기는 임신이 있다. 자궁과 나팔관이 만나는 ‘자궁각’ 부위에 수정란이 착상하는 희귀한 경우이다. ‘자궁각 임신에 대한 새롭고 간단한 무혈 내시경수술’이란 논문을 발표했고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산과학 교과서인 ‘윌리엄스 산과학’ 2001년판에 인용되기도 했다.”
-자궁탈출증은 어떤 방식으로 수술하나?
“자궁이 정상 위치에서 이탈하는 자궁탈출증은 원래 자리로 올려주는 자궁거상술을 할 것인지, 아니면 자궁절제술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총 221건의 자궁탈출증 수술 중에 183건은 절제 없이 거상술을 했고, 나머지 38건은 자궁적출술이 필요한 경우였다. 자궁과 방광, 직장이 함께 빠지는 경우에는 탈출한 자궁을 요실금 수술과 함께 올려준다. 자궁만 빠지는 경우는 드물게 복강경으로 자궁을 절제한 후 자궁천골인대에 고정시키는 차별화된 수술로 문제를 해결한다.”
-난관복원술은 저출생 시대에 꼭 필요한 수술이다. 난관복원술을 시행한 후의 임신 성공률은 어느 정도인가?
“우리 병원에서 지난달 기준으로 난관복원술을 1280여 건을 시행해 100% 재개통률을 보이고 있다. 수술 후 임신 성공률은 40세 미만에서는 약 90%, 40세 이상에서는 약 50%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시험관아기 시술 1회당 평균 임신 성공률이 2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임신 성공률이다.” 〈끝〉
2025-12-0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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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감기, 독감 그리고 코로나
환절기가 되면 진료실에는 한판 전쟁이 일어난다. 감기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전쟁이다. 주요 전장은 사람의 목과 코이다. 심해지면 후두까지 넓어진다.
감기 바이러스는 변신 능력을 지닌 바이러스이다. 수시로 증상을 바꾸면서 환자를 공격한다. 몸이 감기에 대한 면역 능력을 갖출 때쯤 되면 새로운 증상의 감기가 유행한다. 가래, 기침 위주의 감기가 갑자기 콧물, 코막힘 위주로 바뀐다. 너무 잦은 변신 때문에 감기는 예방백신도 만들 수 없다. 바이러스 종류도 200가지가 넘으니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높이는 것 이외는 다른 방법이 없다.
대부분은 가볍게 지나가지만, 면역이 떨어지면 감기도 무서운 질병이 된다. 감염이 인두를 넘어서면 질병이 심각해진다. 후두에서 기관지로, 기관지에서 폐로 감염이 퍼지면 치명적인 폐렴이 될 수 있다. 면역이 떨어진 노인이나 영유아에게는 감기는 치명적이다.
감기 바이러스가 평범한 전사라고 하면 독감바이러스는 무서운 전투력을 가진 전사이다. 약 100년 전 스페인독감 당시 세계 총인구 16억 명 중 5억 명을 감염시켰고, 수천 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
독감의 병독성은 감기와 큰 차이가 있다. 가래 기침 등의 상기도 증상 위주의 감기와 달리, 아예 처음부터 전신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독감이 무서운 이유는 증상 때문이 아니다. 독감 자체 보다는 폐렴, 심근염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최근에 호흡기 전쟁에 뛰어든 무서운 신예이다. 코로나의 무서움은 은밀히 행보를 하는 조용한 암살자와 비슷하다는 점이다. 감기와 잘 구별되지 않는다. 그저 오래가는 감기로 생각하고 있다가, 치명적인 중증 상태에서 질병을 발견 할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노인에게는 더 치명적이다. 아예 아무 증상이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노인에게 코로나 접종을 강력히 권고하는 이유이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 진료실은 의사들도 힘들다. 변화무쌍한 감기, 치명적인 독감, 은밀한 코로나가 한꺼번에 덤비는 시기다.
갖가지 증상을 환자들이 호소한다. 가래,기침, 콧물, 몸살, 두통, 몸살 등 증상도 다양하다. 의사는 증상이 하는 말을 듣고, 체온을 재어보고, 목을 보고, 청진기로 심장과 폐소리를 듣는다. 머릿속으로 질병의 모습을 그리면서 원인을 찾고, 치료 방법을 궁리한다. 불편을 줄이는 일, 고통을 줄이는 일, 병을 낫게 하는 일을 생각한다. 기침을 줄이고, 열을 내리고, 바이러스를 제거하고 합병증을 막기 위한 처방을 한다. 환자와 한 편이 되어 싸운다.
의사의 역할도 필요하지만, 환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 독감과 코로나 예방접종을 반드시 맞는 일, 건강한 생활로 평소 면역력을 높이는 일이다. 특히 어르신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2025-12-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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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남성 대장암 발생률, 미국·영국보다 높다
우리나라 남성의 대장암 발생률이 미국·영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서구형 암’으로 불리는 전립선암, 유방암, 폐암, 췌장암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남성 대장암 발생률 특히 높아
24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하 의학원)에 따르면 국제암연구소가 세계표준인구를 이용해 산출한 2022년 각국의 암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남성의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40.1명으로, 영국(35.1명)과 미국(30.1명)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24.2명으로 미국과 같은 수준이었고, 영국(27.1명)보다는 조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대장암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 잦은 음주와 과음, 비만, 운동부족 등을 꼽았다. 의학원 대장항문외과 한언철 과장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운동량이 부족하고 서구식 식습관을 선호하거나 잦은 음주, 과음 문화를 즐긴다면 대장암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전립선암 발생률도 높다. 2012~2022년 주요 암 발생 현황을 연령표준화 발생률(인구의 연령 구조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조정된 수치로, 고령화 등에 대한 착시를 배제하고 질병의 실제 위험 증가를 보기 위한 방법)로 분석한 결과 전립선암의 증가세가 가장 뚜렷했다. 2022년 전립선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37.4명으로, 2012년(11.6명)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엔 남자 암 발생률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의학원 비뇨기암센터 서영준 과장은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 전립선암은 가족력과 유전력도 연관이 있고 나이가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가 되는 만큼 50세 이상일 경우 간단한 피검사로 가능한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유했다.
■여성 폐암 발생률도 증가 추세
폐암은 2012년 27.9명에서 2022년 58.4명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 2022년 기준으로 남성 암 발생률 1위로, 갑상선암과 대장암에 이어 남녀 전체 3위를 기록했다. 남성의 경우 흡연 이력이 있는 고령에서 폐암 발생률이 높았다. 반면 여성 폐암 환자의 80%는 비흡연자로 보고됐다. 2022년 현재 여성 암 4위를 기록 중이다.
유방암 역시 같은 기간 25.5명에서 56.5명으로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방암은 2017년 처음으로 갑상선암을 앞지른 이후 지속적으로 여성 암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른 초경이나 늦은 완경 등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이 길어지고, 출산력이나 수유력이 없는 경우, 고연령 출산, 음주 등이 유방암 고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완경 이행기 여성 4737명을 평균 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체질량지수(BMI) 18.5 미만의 저체중 여성에서는 완경 이행기 초기 여성 호르몬과 유방조직 밀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이는 완경 이행기 초기 저체중 여성에서 유방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궁내막암이 주를 이루는 자궁체부암은 2015년까지 발생률 10위권 밖이었지만 2022년에는 여성암 7위까지 올라왔다. 자궁내막암은 비만과 관련성이 알려진 암이며, 비만인 경우 발생 위험이 2~11배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갑자기 생리양이 과다하거나 주기가 불규칙할 경우, 폐경인데도 질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부인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자궁초음파를 받는 것이 좋다.
■간암·자궁경부암은 순위 밖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한국인의 대표 암으로 꼽히는 위암은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5위에 올랐고 췌장암은 꾸준히 6위를 유지하고 있다. 간암과 자궁경부암은 주요 암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이처럼 간암과 자궁경부암 등의 발생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예방접종 덕분으로 풀이된다. B형 간염 예방 백신과 자궁경부암 백신의 역할이 컸고, 안전한 성생활과 각자 그릇에 덜어먹는 등 변화된 식습관도 간암 등의 예방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의학계는 서구형 암의 예방을 위해 △균형 잡힌 식사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 △주 5회 하루 30분 이상 걷거나 운동으로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 △금연·금주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른 정기검진 등을 권유했다. 의학원 유방암센터 이온복 과장은 “특히 유방암의 경우 초기엔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40세 이상이라면 반드시 국가검진인 유방촬영을 받고 치밀 유방 소견이 있는 경우 유방 초음파를 꼭 받아야 한다”며 “가족력이 있다면 40세 이전이라도 가족이 진단받은 나이보다 5년 먼저 유방 검사를 받아볼 것”을 조언했다.
2025-1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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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막 손상 최소화, 정밀도는 향상 추세" [명의와 함께 휴&락]
한 때 일본에서는 시력교정술을 안과가 아닌 성형외과에서 주도한 적이 있다. 레이저 수술에 대한 안과 의사의 보수적 태도에 비해 성형외과 의사의 적극성이 대비되면서 벌어진 일시적 왜곡 현상이다. 반면 우리나라 안과의 경우 팸토초 레이저 등 첨단 장비와 기술 도입 속도가 매우 빠르다. 더불어 임상 경험도 풍부해 시력교정술과 백내장 수술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력교정술은 굴절이상을 아주 미세한 부분까지 교정하는 수술인만큼 눈의 해부학적인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고 개별 환자의 시력 상태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수술이 강조되고 있다. 누네빛안과 박효순 원장은 20여 년간 4만 건 이상의 시력교정술을 시행한 이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다. 현재 알티렌즈 인스트럭터 닥터로 활동하고 있다.
박 원장과 지난 16일 부산항에 입항한 코스타 세레나호(11만 톤급) 선상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원장은 한국크루즈의료관광협의회 회장을 맡아 부산을 찾는 크루즈 관광객을 대상으로 해외환자 유치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시력교정술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다. 그 중에서 어떤 수술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지.
“필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 각막 내에서 렌티클(렌즈 모양의 각막 실질조직)을 제거하는 스마일 라식 수술을 선호한다. 필수 조건은 의사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근시 -8, 난시 -4, 근시와 난시 합쳐 10이하, 각막 두께는 두꺼울수록 좋고 각막 형태는 대칭일 때가 좋다. 비대칭적일 때는 한달 간격으로 3번 이상 재검사 후 수술여부를 결정한다.”
-스마일 라식의 장단점은.
“각막 절개창이 3mm 이하로 매우 작아 각막 신경손상이 적다. 결과적으로 수술 후 6개월간은 라식에 비해 건조증이 적게 나타난다. 그리고 굴절 안정성이 뛰어나고 무엇보다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 단점은 라식에 비해 각막의 깊은 층에서 중심부가 두꺼운 렌즈 모양의 각막조직을 제거하기 때문에 각막 소실이 더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각막절편이 없기 때문에 각막 강도는 강한 편이다.”
-스마일 라식을 업데이트한 버전으로 2년전에 출시된 스마일 프로는 어떤 수술인가.
“비쥬맥스 800이라는 팸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각막 내의 렌티클을 제거하는 수술을 스마일 프로라고 한다. 지난해 9월경에 국내에 20대가 공급되었다. 스마일 라식의 진화형으로 수술 및 회복 속도와 정밀함이 더 좋아졌다. 난시가 심한 경우는 스마일 프로가 더 효과적이다.”
-스마일 프로는 이전 버전과 어떤 차이가 있나.
“레이저를 쏘는 시간이 스마일 라식의 경우 30초였는데 13초로 크게 줄었다. 그 결과 안구에 압박감을 거의 주지 않으며 동시에 레이저가 조사되는 동안 안구 고정장치 풀림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난시축과 시축을 미리 입력해 오차를 줄일 수 있고 수술 중이라도 보정이 가능해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다. 그렇다고 스마일 라식이 부정확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난시가 2디옵터 이상이거나 시축이 동공의 중심에서 많이 이탈되어 있을 때에는 스마일 프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각막을 생화학적으로 강화시키는 각막 강화술은 어떤 효과가 있나.
“라식이나 스마일 라식 같은 시력교정수술은 각막을 일부 제거하면서 시력교정 효과를 낸다. 그 결과 각막은 원래 보다 얇아져 물리적으로 약해진다. 각막 강화술은 물리적으로 약해진 각막을 생화학적으로 강화시킬 목적으로 시행한다. 쉽게 비유하면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오징어는 흐물흐물하지만 밀가루를 바르고 불에 구으면 딱딱해지는 원리다. 비슷한 방법으로 콜라겐 성분의 각막에 리보플라빈(비타민 B2) 용액을 바르고 자외선을 쏘아서 각막의 구조를 안정시켜 주는 치료다.”
-각막이 강화가 된다면 모든 경우에 다 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시력교정술을 하기 위해선 각막 두께가 충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술 이후에 각막이 돌출되거나 시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각막 두께가 충분히 확보돼 있다면 강화술이 굳이 필요없지만 드물게 원추각막, 근시 퇴행의 우려가 있을 때에 시행할 수 있다. 라섹, 라식, 스마일, 스마일 프로 수술 때 모두 적용할 수는 있지만 여러 지표를 고려해 물리적인 안정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강화술을 진행한다. 전적으로 집도의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렌즈 삽입술은 전체 시력교정술 중에서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나.
“대략 30% 정도 된다. 렌즈 삽입술에 적용하는 대표적인 렌즈가 알티플렉스와 ICL 두가지다. 알티플렉스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해 온 수술이지만 여전히 홍채절제술을 해야 하고 수술법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이전에 비해 줄고 있다. 대신 홍채절제술이 필요없고 쉬운 EVO ICL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ICL의 장점은.
“각막 절삭이 필요없는 시력교정술이다. 또 경우에 따라 삽입한 렌즈를 빼낼 수도 있다. 백내장 수술을 어느 정도 수행하는 안과의사라면 별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을 정도로 쉽다. 중앙에 구멍이 뚫린 렌즈의 등장으로 홍채절제술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백내장,녹내장 등 수술 후 합병증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렌즈 삽입술의 확장 가능성은.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됐고, 각막이나 홍채 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없어 장점이 많다. 근시 -3~20 디옵터, 난시 4 디옵터까지 FDA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관용성도 좋다. 앞으로 적용 범위가 점점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력교정술을 앞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시력교정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과거보다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주 다양해졌다. 특정 수술법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획일적인 방법으로 모든 케이스를 해결하려고 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환자의 눈 상태와 생활방식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커스터마이징 진료가 중요하다.”
글·사진=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2025-11-2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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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에서도 앱으로 건강정보 확인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24일부터 지역 보건의료기관 업무 시스템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과 보건복지부 개인 건강정보 열람 앱 ‘나의건강기록’을 연계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간 의료기관에서 받은 진료·투약 이력을 보건소에서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보건소 방문시 별도의 진단서를 발급 받는 불편이 사라지게 됐다.
지역보건의료정보시스템은 보건소 등 전국 3600여개 지역 보건의료기관의 진료·예방접종 및 검진과 제·증명발급, 건강관리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하루 평균 6만 4000명이 이용하고 있다. 나의건강기록은 앱을 통해 개인의 투약·진료·건강검진·예방접종 이력과 진단·약물처방·검사정보 등을 본인 동의 하에 손쉽게 조회하고 원하는 곳에 전송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가 의료정보 중계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에 나의건강기록 앱을 설치한 후 공유하고자 하는 날짜의 건강정보를 선택해 보건소와 보건의료원 등 이용 중인 지역보건의료기관에 전송하면 해당 기관에서 건강 정보를 바로 활용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등은 보건소에서 열람하는 건강 정보는 보건소 시스템에 따로 저장되지 않고, 3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삭제돼 정보 유출은 없다고 설명했다.
2025-11-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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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80세 이상 4명 중 1명은 ‘심부전’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년기 대표 질환으로 꼽히는 심부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24일 대한심부전학회에서 발간한 ‘심부전 팩트시트 2025’에 따르면 국내 심부전 유병률은 2002년 0.77%에서 2023년 3.41%로 4.4배 정도 증가했다. 50대에는 2.5%에 불과하던 비율은 60대 6.3%, 70대 12.9%에서 80세 이상 26.5%로 껑충 뛰었다. 80세 이상일 경우 4명 중 1명은 심부전을 앓는 셈이다.
심부전은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온몸에 혈액을 충분히 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칭한다. 심부전 초기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누우면 호흡이 어려워지고, 다리나 발이 붓거나 체중이 갑자기 늘기도 한다. 피로감, 식욕 감소, 복부 팽만, 밤중 잦은 배뇨,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찬 공기 노출에 따른 혈관 수축으로 혈압이 오르고, 체온 유지를 위해 심장이 더 강하게 뛰는 겨울철에 악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심부전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관리가 필수다. 호흡기 감염병 예방을 위한 노력은 필수며, 겨울철 외출 시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방한을 철저히 하고 실내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짠 음식과 국물 섭취를 줄이고 수분 섭취를 조절하면서 체중 변화도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5-11-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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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부산대병원, 수술 후 조기회복 프로그램 정례화
양산부산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는 관상동맥우회술(CABG) 환자의 수술 직후 인공호흡기를 즉시 제거하는 ‘수술 후 조기 회복(ERAS) 프로그램’을 정례화했다고 24일 밝혔다.
ERAS 프로그램은 수술 직후 인공호흡기를 제거해 자발 호흡 상태로 회복실로 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높은 수술 숙련도와 출혈·합병증 최소화 역량이 뒷받침돼야 가능해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정례화한 의료기관은 드물다. 프로그램의 안정성은 병원의 수술 성적에서 확인됐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제9차 CABG 적정성 평가’에서 종합점수 97.27점을 기록하며 전국 평균(94.9점)을 크게 상회했고, 평가 시작 이래 8회 연속 1등급을 유지한 바 있다.
2025-11-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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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중 턱관절 통증, 베개 높이로 줄일 수 있다고?
수면 중 턱 각도의 변화가 턱 관절 통증을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신의 턱 각도에 맞게 베개 높이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턱관절 통증이 완화되고 수면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들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옥수민 교수 연구팀은 수면 시 턱과 목 근육의 불필요한 긴장을 줄일 수 있는 ‘이상적인 턱 각도(Occlusal Angle, OA)’는 105~111도라고 24일 밝혔다. 누운 자세에서 턱 각도를 조절하면 저작근 활동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메디시나’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23명을 대상으로 베개 높이를 0, 5, 10cm로 달리 적용해 교근과 측두근, 흉쇄유돌근, 척추 후방 근육 등의 움직임을 측정한 결과 턱 각도가 105~111도일 때 저작근과 경부근 활동이 가장 낮아졌다. 턱관절 장애(TMD) 환자의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편안한 구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턱 각도가 138도를 넘어서게 되면 근육 과긴장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개 높이 조절을 통해 최적화된 턱 각도가 TMD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연구로 확인된 것이다. 저작근과 경추근의 불필요한 긴장을 최소화해 질환 관련 통증을 줄이고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도 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인체공학적 지침 범위’로 제시했다.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이상적인 턱 각도를 찾기 위한 조절·적응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옥 교수는 “단순히 베개 높이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체형에 따라 실제로 형성되는 턱 각도를 고려해 베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턱관절 환자의 수면자세 조절을 통한 통증 관리에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5-11-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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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 가을·겨울철 '폐렴구균 백신 접종' 챙겨야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감염에 취약해지는 노년기 반드시 챙겨야 할 것으로 꼽히는 것이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다.
폐렴구균은 단순한 감기와 달리 폐렴 뿐만 아니라 패혈증, 수막염과 같은 치명적인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발열,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데 심한 경우 피가 묻어 나온다. 노인의 경우 별다른 호흡기 증상 없이 식욕이 떨어지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성인에게는 폐렴이 가장 흔하고, 소아에게는 중이염, 부비동염, 폐렴 등으로 나타난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감염이 더욱 빠르고 심하게 진행되는 경향을 보인다.
폐렴구균 감염을 포함한 호흡기 질환은 기온이 내려가는 가을·겨울철에 크게 증가하는 계절적 특징을 보인다. 특히 폐렴은 호흡기뿐 아니라 심혈관계에도 악영향을 준다. 감염 초기에는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지고 기존 심부전이 악화되거나 새로 발생할 수 있으며, 부정맥과 뇌졸중 위험도 증가한다. 속편한내과 장형하 원장은 “폐렴 사망자 대부분이 고령층이라는 점은 폐렴이 노년층에게 얼마나 위험한 감염병인지 보여주고 있다”며 “고령층과 감염에 취약한 성인에게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폐렴구균 백신은 두 종류다. 첫 번째는 ‘65세가 되면 무료로 맞는 백신’으로 알려진 23가 백신(PPSV23)이다. 예방 범위는 넓지만 면역이 오래 유지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13가 단백결합 백신(PCV13)으로, 면역 반응이 강해 고위험군에서는 널리 사용되고 있다. 효과는 우수하지만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비용 부담이 있다.
최근에는 20가 단백결합 백신(PCV20)이 개발돼 주목 받고 있다. PCV20은 기존 단백결합 백신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예방 가능한 혈청형을 20가지로 크게 확장한 백신으로, 올해부터 국내서도 접종이 가능해졌다. 장 원장은 “고령층에서 자주 확인되는 혈청형이 포함돼 예방 효과가 넓고, 한 번만 접종해도 되는 편의성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50세 이상 성인, 만성질환자, 면역이 약해진 사람에게 PCV20 접종을 적극 권하고 있다. 이미 다른 종류의 폐렴구균 백신을 맞았더라도 일정 간격이 지나면 PCV20을 추가 접종할 수 있으며, 접종력이 없다면 단독 1회 접종으로 충분하다. 50세 이후에는 감기처럼 보이던 증상도 폐렴으로 빠르게 악화될 수 있어 예방접종이 특히 중요하다.
문제는 많은 성인이 과거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때 질병관리청의 ‘예방접종도우미’가 유용하다. 예방접종도우미를 통해 접종 이력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록이 분명하지 않다면 의료진으로부터 건강 상태와 위험도에 따라 접종 여부를 안내받을 수 있다.
폐렴구균 감염은 회복하더라도 활동 능력이 떨어지고 삶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예방이 우선이다. 장 원장은 “폐렴구균 백신은 건강한 노년을 준비하는 데 꼭 필요한 예방 수단”이라며 “50세 이후나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이라면 ‘아프기 전에 미리 막는 것’이 가장 확실한 건강 전략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11-24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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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응급실 뺑뺑이와 고교생의 죽음
부산의 한 고등학생이 뇌출혈로 쓰러진 지 몇 시간 만에, 끝내 응급실 문턱도 밟지 못한 채 구급차 안에서 세상을 떠났다. 이것은 ‘불운한 비극’이 아니라 국가 응급의료체계가 눈앞에서 무너진 사건이다.
나는 의사도, 소방공무원도 아니다. 현장에서 데이터를 가장 가까이 보아 온 연구자이자 교수였으며 지금은 응급의료 딥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개발자이자 대표이사로서 이 글을 쓴다. 의료계도, 소방청도, 복지부도 아닌, 그 사이에서 데이터를 정책과 기술로 번역해 보려 했던 사람의 입장이다.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가장 큰 업적은 닥터헬기가 아니라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을 구축한 것이다. 우리는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본다. 어느 지역의 어느 병원이, 어느 시간대에, 어떤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지, 공간·필수장비·인력의 실시간 현황을 마구잡이가 아니라 인간의 인지 능력이 신속하게 판단 가능하도록 시각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2024년 ‘중앙응급센터 전산망 노후화, 셧다운 우려’가 제기됐다. 노후율 140~214%라는 숫자는 단순한 행정 지표가 아니다. 데이터로 응급의료체계를 바꾸고자 했던 그의 집착적 철학을, 우리가 얼마나 가볍게 소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지금 이송 중인 환자의 활력징후와 위험도가 무엇인지, 그 환자가 길 위를 얼마나 떠돌고 있는지, 어느 병원이 몇 번 어떤 사유로 그를 거부했는지, 그 의사결정자는 누구인지. 그리고 그러한 거부가 반복돼 일정 위험 매트릭스 트리거가 충족되는 순간,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이 그 환자를 강제 수용할 병원을 지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데이터는 이송받을 병원은 물론, 소방청장과 보건복지부 장관, 원한다면 대통령까지 언제든지 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강제’는 곧 ‘명령’이 아니다. 의료는 명령의 언어가 아니라 포용과 이해의 언어다. 의사가 환자 전원을 의뢰할 때 ‘고진 선처를 바란다’는 문장을 더러 덧붙이는 이유도 같다. 상대 병원의 사정을 알면서도, 이 환자만큼은 한 번만 더 받아 달라는 간절함이 그 짧은 문장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최후의 안전망도 법적 강제력 위에 서되, 병원 간 신뢰와 상호 협조, 호혜적 이해에 기반한 행정조치가 되어야 한다.
일본은 나라현의 비극 이후 ‘마못테 넷(Mamotte Net)’이라는 ‘최후의 안전망’을 만들었다. 우리는 아직 아무런 안전망도 갖지 못한 채, 전화기 하나에 의존해 고중증 환자의 생사를 구급대원과 현장 의사 개인의 어깨에만 올려놓고 있다.
이제 물러설 시간도 없다. 한 젊은 청년의 죽음을 다시는 소비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양심들이, 외상센터를 ‘돈잔치’의 수단으로 17개로 찢어 놓은 그래서 ‘규모의 의료’를 망가뜨린 정치와 관료주의를 단호히 거부했던 이들, 그리고 고 윤한덕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그 연대 위에서만, 0과 1로 설명되지 않는 응급의료체계의 불확실성을 우리가 함께 감당하고 극복할 수 있다.
2025-11-24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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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와 함께 휴&락] “무거운 하중 증상 악화, 반신욕 족욕도 자제”
김병준레다스흉부외과는 JCI(국제의료기관 평가위원회), KAHF(보건복지부 인증 외국인환자 유치 의료기관), GHA(글로벌 헬스케어 인증 의료기관) 인증을 모두 획득했다. JCI와 KAHF는 3년 연속 인증으로 국내 의료기관 중에서는 유일하다. 세계적으로 공신력이 높은 의료기관 평가인증에 빠지지 않고 도전할 정도로 환자 안전에 관심이 높다.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 연속 선정된 해운대 그린레일웨이 일대를 걸으며 레다스흉부외과 김병준 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린레일웨이는 미포에서 송정까지 4.8km에 걸쳐 있는 해안 산책길로 캡슐열차를 타고 해안 절경과 다릿돌전망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은.
“직립 보행 구조 자체가 다리 정맥에 부담을 주는데 성인 5명 중 1명꼴로 흔한 질환이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는 가족력이다. 부모 중 한 명이 하지정맥류이면 아들은 25%, 딸은 62% 확률로 나타난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3배 많다. 임신과 출산을 비롯한 여성호르몬의 영향 때문이다.”
-하지정맥류가 있을 때 마사지건으로 다리를 마사지해도 되나.
“가벼운 손 마사지나 마사지기 사용은 다리 아래에 정체된 혈액을 위로 올리는 데 도움을 준다. 다리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시켜 준다. 그러나 강한 압력을 가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로 이미 늘어나고 약해진 혈관에 강한 압력을 주거나 마사지건으로 특정 부위를 강하게 자극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매일 사우나를 하거나 반신욕을 자주 하는 것이 도움이 되나.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반신욕, 족욕, 찜질을 많이 하면 좋지 않다. 온찜질은 일반적인 근육통, 동맥 순환에는 도움이 되지만 하지정맥류에는 해롭다. 뜨거운 욕탕 안에 들어가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뜨거운 환경에서 혈관이 확장되면서 이미 늘어나 약해진 하지정맥류 혈관이 더욱 확장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피트니스센터에서 무거운 하중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은데.
“그렇다. 웨이트 트레이닝, 스쿼트, 런지 역시 건강한 분들에게는 하체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되지만, 하지정맥류가 있는 분은 증상을 악화시킨다. 하지정맥류에 가장 좋은 운동은 가벼운 걷기다.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종아리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정맥 혈액을 위로 밀어 올리는 펌프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수영 역시 좋은 운동이다.”
-종아리에 혈관이 튀어나왔는데도 불구하고 특별히 아픈 데가 없다며 치료를 안하는 경우가 있는데.
“구불구불한 혈관이 심하게 튀어나왔지만 다리 불편감이 크지 않다고 방치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하지정맥류는 한 번 발병하면 자연 치유되지 않고 갈수록 점점 악화되는 ‘만성 진행성 질환’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증상이 심해질 뿐 아니라 정맥성 피부염, 혈전염, 피부 괴사 및 궤양까지 동반될 수 있다. 치료와 회복기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조기에 치료 받을 것을 권한다.”
-반대로 겉으로 보기엔 종아리 부위가 깨끗한데도 하지정맥류일 수 있나.
“그런 경우가 더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다리가 매끈한데도 하지정맥류로 진단받는 경우가 70% 이상 된다. 병적으로 확장된 혈관이 없는 것이 아니라 피부 아래에 숨어있는 경우다. 이를 ‘잠복성 하지정맥류’라고 한다. 피하지방이 많고 근육량이 적은 여성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꼭 치료받아야 하는 경우는 어떤 때인가.
“초음파 검사에서 다리 정맥이 역류하는 시간이 0.5초 이상이면 치료 대상이다. 피부색이 변색(4기)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튀어나온 혈관이 있는지, 없는지보다는 다리에 이상 신호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다리 불편감은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과도 유사해 환자 자신이 구분하기는 어렵다. 이상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를 찾아 혈관 초음파 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하지정맥류 대표적인 비수술 치료법은.
“기본적인 치료 원리는 혈액이 역류하는 병적인 혈관을 없애 혈액이 정상 혈관을 통해 다시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피부 절개나 마취가 필요 없는 비수술적 주사치료가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이다. 정맥성 궤양, 기저질환, 고령으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우선 고려해 볼 수 있는 치료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도 정맥류 치료와 동시에 궤양과 피부 변화의 호전까지 기대할 수 있다.”
-레이저 정맥 폐쇄술은 어떤 치료인가.
“과거에는 피부를 절개해 문제 혈관을 뽑아내는 외과적 수술인 발거술이 주로 시행되었지만, 최근에는 최소 침습적 치료로 대부분 해결된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는 방법이 레이저 정맥 폐쇄술이다. 혈관 내에 가느다란 레이저 광섬유를 삽입한 후 레이저 열을 조사해 혈관을 폐쇄하는 치료다. 도입 초기에는 레이저 수술도 통증이 컸지만 지금은 레이저 파장이 높은 4세대 장비까지 개발돼 종아리 부분만 마취해도 된다. 수술 후 바로 걸을 수 있고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하지정맥류 재발은 어떻게 관리하면 되나.
“하지정맥류는 치료 후에도 재발할 수 있는 질환이다. 폐쇄한 혈관이 재개통되거나, 치료 부위에서 신생혈관이 생긴 경우, 또 치료 당시에는 정상적이었던 혈관이 역류하면서 하지정맥류가 재발할 수 있다. 완치 후에도 1~2년에 한 번씩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때 비정상적인 혈액 흐름이 발견되면 악화되기 전에 혈관경화요법으로 간단히 치료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는 올바른 생활 습관은.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장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자세, 양반다리 자세도 좋지 않다. 스키니진, 레깅스, 롱부츠처럼 하복부를 압박하는 의복 역시 정맥 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 또 체중이 늘면 다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2025-11-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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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병원’ 기틀 다지기 부민병원 비전 선포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그룹은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 시그니엘 부산에서 ‘부민병원 4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1985년 ‘정흥태정형외과의원’에서 출발한 부민병원그룹의 지난 40년간 여정을 돌아보고 향후 40년을 향한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병원을 설립한 인당의료재단 정흥태 이사장, 부민미래의학연구원 정훈재 원장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들은 물론 박형준 부산시장, 허남식 신라대 총장, 김성수 해운대구청장 등 주요 인사 4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정 이사장은 이날 기념식에서 “부민병원은 지난 40년간 언제 어디서나 환자 여러분 곁을 지키는 잠들지 않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해 왔다”며 “의료진과 직원의 헌신, 지역사회와 환자들의 변함없는 신뢰는 오늘날 부민병원을 만든 원동력”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40년은 미래형 스마트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해 ‘백년 병원’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부민병원그룹 비전 2030’이 선포됐다. 비전 2030은 지속 가능한 헬스케어시스템을 만들고 환자 중심의 병원 체계를 떠받치는 다섯 가지 핵심가치로 △환자 우선 △전문성 △혁신 △행복 △ 사회공헌을 꼽았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 △예방부터 치료 재활까지 이루어지는 통합의료 완성 △AI와 디지털 기반의 의료품질 향상 △지속 가능한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의 헬스케어네트워크 확장 △구성원·환자·파트너가 함께 성장하는 공동의 가치 실현 등 5대 전략도 함께 제시됐다. 부민병원그룹 정원혜 전략기획본부장은 “비전 2030은 단순한 선언이 아닌 부민병원그룹이 의료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의하는 주체가 되기 위한 구체적 실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민병원그룹은 '실력과 원칙'이라는 철학 아래 꾸준히 성장해 왔다. 1995년 북구 부민병원(현 부산부민병원)으로 확장한 후 2008년 법인 전환을 거쳐 서울과 부산에 5개 병원을 운영 중이다. 최근 서울 마곡에 ‘부민 프레스티지 라이프케어 센터’를 열고 AI 기반 통합 건강관리 시스템을 선보인 바 있으며, 2027년에는 5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 ‘명지부민병원’ 개원을 앞두고 있다.
2025-11-1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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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 치료, 약물 없이 맞춤형으로 수면 회복에 초점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불면증 치료는 단순히 잠을 재우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약물 없이도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동의대 부속 한방병원 화병·스트레스센터(이하 센터)는 최신 슬립테크 기술과 한의학을 결합한 통합 불면증 클리닉을 중심으로 한 환자별 ‘맞춤 치료’로 주목 받고 있다.
2020년부터 센터가 운영 중인 통합 불면증 클리닉은 불면증의 원인을 인지적·감정적·행동적·신체적 요인으로 세분화해 포괄적으로 평가한다. 동의대 부속 한방병원 권찬영(한방신경정신과 교수) 센터장은 “불면증은 다각도의 평가가 중요하며, 원인에 맞는 치료가 성공의 핵심”이라며 “치료가 끝난 뒤에도 좋은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인지적·행동적 요인이 주된 경우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중심으로 진행한다. 수면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나 부정적 신념을 교정하고, 수면위생 교육·수면 제한·자극 조절법 등을 통해 수면 리듬을 정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감정적 스트레스나 신체적 불균형이 원인일 때는 침, 한약, 뜸, 추나요법 등의 신체 기반 치료를 병행한다. 한의학적 변증에 따라 고민형·놀람형·열감형·소화장애형으로 나눠 맞춤 처방을 시행한다. 예컨대 고민형의 경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상 생각이 해결되지 않는 ‘사결불수’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고 귀비탕을 쓰는 식이다.
센터는 비약물 치료를 원칙으로 하며, 약물 부작용에 취약한 노인·청소년 환자에게 더욱 신중히 접근한다. 수면일기와 불안·우울 척도, 한의학적 진단 등을 종합해 환자별 맞춤 치료계획을 세운다. 외래치료 외에도 단기 집중 입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왕뜸·반신욕·족욕 등 전통 수면 보조요법으로 치료하며, 규칙적인 일과를 통해 수면-각성 리듬을 재설정한다.
전문 집단 명상실을 통해 주 2회 정기적인 마음챙김 명상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환자들이 수면에 대한 불안과 집착을 내려놓고 현재에 집중하도록 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SNS를 통해 수면에 도움되는 명상도 안내하고 있다.
권 센터장은 20년간 수면제를 복용해온 70대 남성 환자의 사례를 들었다. 침 치료를 받으며 명상실에서 수련을 한 70대 환자는 치료 2개월 만에 수면제 복용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수면 효율을 50%에서 75%로 높였다. 권 센터장은 “많은 환자가 근본 치료 없이 장기간 약물에 의존하다 내성과 부작용을 겪는다”고 안타까워하며 “센터에서는 환자가 스스로 건강한 수면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센터장은 25억 원 규모의 3개 국책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개 미주신경 표적 마이크로니들 약침 기반 차세대 이침 치료(13억 원) △디지털 센싱 기반 화병 디지털 치료기기 개발(10억 원) △3축 가속도 센서를 활용한 복식호흡 연구(2억 원) 등이다. 이 중 마이크로니들 약침 기술은 차세대 불면증 치료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권 센터장은 “이 같은 연구과제 목적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비약물요법을 개발하는 데 있다”며 “연구 결과가 환자에 적용될 수 있도록 임상 현장에서 적극 노력하고 센터가 교육과 연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11-1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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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와 함께 휴&락] “디스크 자연 회복력 좋아 비수술 치료 효과적”
인체는 자연 회복력을 갖고 있는데 척추 디스크도 마찬가지다. 디스크가 돌출되더라도 초기 단계에 염증 관리를 잘 하면 충분히 복원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은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 원인 치료와 비수술적인 치료가 우선이며 수술을 하더라도 최소절개를 하자는 원칙이 중요하다.
황병욱 원장이 몸담고 있는 부산우리들병원은 부울경 지역에서 유일한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 전문병원이다. 황 원장은 핵심 병소를 근본 치료하면서 상처가 적고 회복이 빠른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많다. 척추 인대 재건술, 내시경 디스크 감압술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고 있다.
황 원장과 범어사 선문화교육센터의 다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범어사는 둘레길 탐방, 다도 체험, 문화유산 배우기 등으로 구성된 가족힐링 프로그램 ‘치유의 숲’을 운영하고 있다. 요통 환자는 아프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걷기, 수영 등의 가벼운 운동이 추천된다.
-‘디스크는 다시 제자리로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가능한 일인가.
“우리 인체는 자연 회복력이 있다. 탈출된 디스크가 원래 위치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체내 면역반응에 의해 흡수되거나 크기가 줄어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신경 압박이 감소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자연 치유 과정의 하나로 이해하면 된다.”
-수술을 해야 하는지, 비수술적 치료를 해도 되는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신경 압박의 정도와 증상의 심각성이다. 통증이 있더라도 신경 손상이 없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면 비수술 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환자의 전신 상태, 나이, 직업, 생활 패턴도 고려된다. 영상 소견도 중요하지만 증상과 기능 저하의 정도가 수술 결정에 더 중요하다.”
-수술을 꼭 해야 하는 경우는.
“6주 이상의 적극적인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 개선이 없는 경우, 통증이 일상생활을 심각하게 방해할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척추신경 마비, 근력약화, 대소변 장애가 진행되는 경우는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약물 치료가 통증을 줄여주는 진통제 이상의 의미가 있나. 주사치료 받을 때만 효과가 있고 다시 아픈 경우가 있는데.
“약물은 단순히 통증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염증을 조절하고 추가 손상을 막으며 조직 회복 환경을 만드는 적극적인 치료 수단이다. 통증이 감소하면 환자가 재활치료에 적극 참여할 수 있어 근본적인 회복을 돕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비수술 치료를 먼저 시도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 비수술 치료를 받다가 효과가 없어 수술을 하게 되면 결국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데.
“실제로 많은 척추 질환이 보존적 치료만으로 호전이 되며 그래서 수술을 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나중에 수술을 하더라도 치료 기간 동안 염증이 가라앉고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얻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 일정 기간 내에 증상 개선이 없거나 악화되면 그때 수술을 고려해도 된다. 이런 과정은 치료 실패가 아니라 적절한 치료 경로를 따른 것이다.”
-통증이 심하면 무조건 심각한 질환인가.
“통증의 강도와 질환의 심각성은 비례하지 않는다. 급성 디스크는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지만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는 반면, 협착증은 경미한 통증이지만 점진적으로 신경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 근력 저하, 감각 이상, 보행 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질환의 심각성을 판단하는 더 중요한 지표이다.”
-척추질환으로 수술을 권유받았을 때 환자가 확인해야 하는 사항은.
“수술의 명확한 목적과 예후, 합병증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다른 병원의 2차 소견을 받고 병원의 경험과 의료진 숙련도, 수술법에 대한 판단도 수술 성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고려해야 한다.”
-최소침습 척추수술은 기존의 수술과 어떻게 다른가.
“절개를 최소화하고 내시경이나 미세 현미경, 고주파와 레이저 등의 특수 기구를 사용해 주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치료다. 기존 수술보다 조직 손상이 적고 출혈이 적으며 회복이 빠르다.”
-척추 인대재건술은 어떤 치료인가.
“척추관 협착증이나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인한 척추불안정이 동반된 경우에 적용되는 최소침습 수술이다. 두꺼워진 황색인대를 제거하여 신경 압박을 해소하고 인공인대로 척추뼈 사이를 묶어 안정성을 회복시킨다. 나사못으로 뼈를 고정하지 않아 운동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나이가 많으면 마취나 수술의 위험이 따르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나이가 많아서 수술을 못하는 경우는 없고 수술여부에 대한 판단은 전신 상태가 더 중요하다. 최근에는 마취 기술 발전과 최소침습 수술로 고령 환자도 안전하게 수술 받을 수 있다. 우리 병원에서는 올해 99세 환자분이 내시경 디스크 수술을 받고 회복돼 일상으로 복귀한 사례도 있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왜 그런가.
“불완전한 신경 감압, 인접 분절의 새로운 문제 발생, 수술 부위 유착이나 반흔 조직 형성이 주요 원인이다. 수술 전 진단이 정확하지 않은 경우에도 통증이 남을 수 있다. 만성 통증이 신경계에 각인되어 구조적 문제를 해결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도 간혹 생긴다.”
-등산을 즐기는 분들이 많은데 척추 질환 예방 차원에서 주의할 점은.
“올바른 자세 유지, 적정 체중 관리, 근육 강화 운동이 기본이다. 등산 시 완만한 코스를 선택하고 등산 스틱을 사용하며, 하산 시 천천히 내려오고 무거운 배낭은 피해야 한다. 등산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허리 통증이 있는 경우에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하나, 아니면 가벼운 운동은 해도 되나.
“2~3일간 휴식 후 통증이 줄어들면 걷기, 수영, 실내자전거 등 저강도 운동부터 시작한다. 통증이 심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되 통증을 참고 억지로 운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무거운 중량 운동, 허리를 비트는 동작, 충격이 큰 운동은 기능이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금지하는 것이 좋다.”
2025-11-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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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스케일링 진료 받으세요
올해 치석 제거(스케일링)를 받지 않은 만 19세 이상 성인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치과를 찾는 게 좋다. 올해를 넘기면 연 1회 적용되는 건강보험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3일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에 따르면 치주질환은 치아 주위 조직인 잇몸과 치조골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무증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구강 내 세균막과 치석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스케일링은 이 같은 치주질환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치석을 제거해 잇몸뼈를 녹이거나 치아 상실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충치 예방과 입 냄새를 줄여 준다. 치아 착색 제거를 통해 치아를 깨끗이 해주는 것은 물론 치아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세균이 다시 달라붙는 현상을 감소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성인 인구 중 스케일링의 건강보험 혜택을 활용하지 않은 비율은 70% 수준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이 건보 혜택을 받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연령대별 스케일링 비율은 60대가 36.1%로 가장 높았으며, 50대(34.8%)와 20대(33.3%), 30대(32.7%), 40대(31.2%) 등의 순이었다. 70대는 29.3%, 80세 이상은 13.5%에 그쳤다. 2023년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결과 치은염과 치주질환으로 외래 진료를 받은 환자 수가 1880만 명 정도에 이른다.
치협은 “평소 양치질을 꼼꼼히 하고 치실, 치간 칫솔 등을 사용해 구강 청결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칫솔질만으로는 치석 제거가 어려운 만큼 스케일링으로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구강건강을 지켜가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2025-11-03 [17: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