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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비품 함부로 가져갔다간 곤란한 일 당할 수도 [트래블 tip톡] ⑭
호텔 객실에는 많은 비품이 갖춰져 있다. 숙박객은 객실 사용료를 지불했기 때문에 비품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비품 중 일부는 퇴실할 때 가져가도 무방하다. 호텔 측에서 가져가라고 권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문제 삼지는 않는다. 과연 어떤 비품을 가져갈 수 있을까, 그리고 가져가면 안 되는 비품은 무엇일까.
■가져가도 되는 비품
먼저 비누다. 객실 비누는 대부분 소형이다. 일종의 일회성 제품이다. 따라서 어떤 종류를 가져가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청소실을 슬쩍 들여다보면 비누가 넘쳐난다. 방 청소부에게 비누를 하나 더 달라고 부탁해 챙겨뒀다가 새 비누를 챙겨갈 수도 있다. 물론 호텔 직원에게 가져가도 되냐고 물어보거나 가져간다고 알려 줄 필요는 없다.
샴푸와 컨디셔너도 작은 병에 든 것이라면 가져갈 수 있다. 최근 일부 호텔은 환경보호를 이유로 내세워 소형 병 대신 대형 리필 병을 객실에 비치한다. 대형 병은 가져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샴푸와 컨디셔너에는 호텔 이름이 적힌 경우가 많다. 작은 병을 가져가면 호텔 홍보 효과도 있어 호텔 측에서는 시비를 걸지 않는다.
‘무료(complimentary 또는 free)’라고 적힌 물품은 무엇이라도 챙겨갈 수 있다. 세탁용 비닐, 1회용 커피나 크림 또는 설탕 등이다. 일부 호텔에서는 손님에게 샴페인, 과일바구니 등 무료 선물을 주기도 한다. 거기에는 ‘complimentary’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가 꽂힌 게 일반적이다. 이것도 당연히 가져갈 수 있다.
호텔 측에서 볼 때 종이, 볼펜, 연필 그리고 슬리퍼는 소모품이다. 게다가 이런 비품에는 호텔 이름이 적혀 있어 손님이 가져가면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져갈 수 없는 비품
호텔 객실에서 비싼 비품을 가져가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호텔 숙박객 중 68%가 고가의 물품을 몰래 챙겨갔다. 이런 비품은 가격이 꽤 나가기 때문에 호텔 측으로서는 손해가 크다. 숙박객이 훔쳐가는 비품 목록을 보면 기가 막히는 경우도 있다. 객실 커튼을 뜯어가거나 TV를 들고 간 사람, 기념품으로 삼겠다며 객실 문에 붙은 방번호 표식을 떼간 사람도 있었다.
객실 투숙객이 가장 많이 가져가는 비품은 침대 시트나 수건, 성경이다. 조심해야 할 점은 일부 호텔에서는 수건 등에 전자태그를 달아놓고 분실하면 추적해서 회수하거나 배상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커피포트, 드라이기 등 객실 내의 전자제품은 종류를 불문하고 가져갈 수 없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객실에서 사라지면 호텔 측은 반드시 추적해서 비용을 청구한다. 객실 옷장에 걸린 잠옷이나 목욕가운 그리고 옷걸이도 가져가서는 안 된다. 유리잔이나 머그잔도 마찬가지다.
일부 호텔에서는 값비싼 비품이 사라지면 종류를 불문하고 꼭 추적한다. 그리고 훔쳐간 고객에게 배상을 받은 뒤 추후 숙박을 금지시킨다. 훔쳐간 물건 가격이 꽤 비싸거나 개수가 많을 때에는 경찰에 체포돼 법적 처벌을 받기도 한다. 2012년 일본에서는 20대 남녀가 에히메의 한 호텔에 숙박한 뒤 퇴실하면서 2만 2000엔 상당의 물품 9가지를 챙겨갔다가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
2024-04-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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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 게 아니더라…비행기 안은 왜 항상 추울까 [트래블 tip톡] ⑬
‘비행기 안은 왜 이렇게 추울까. 고도가 높아서 그런 것일까.’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면서 항공기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의문을 한두 번은 품었을 것이다. 과연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궁금한 게 추위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바쁜 승무원에게 물어보기도 애매하다. 그래서 그 이유를 찾아봤다.
■기내 온도는 22~24도
사실 항공기 안은 그다지 추운 편은 아니다. 기내 온도가 22~24도라고 하면 다들 놀랄지도 모른다. 따뜻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추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춥다고 느끼는 것일까.
이유는 뜻밖에도 승객들이 잘 움직이지 않아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항공기를 타고 가다 자주 일어나 몸을 움직이면 덜 춥다. 실제로 해 보면 그렇다. 믿기 어렵다면 다음에 항공기를 이용할 때 한 번 실험해보면 된다.
그렇다면 온도를 더 높이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움직이지 않고 의자에 콕 박혀 있어도 추위를 느끼지 않지 않을까. 온도를 22~24도로 유지하는 데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건강 때문이다.
‘ASTM 인터내셔널’이라는 단체가 있다. 서비스나 제품의 기술적 기준을 설정하는 곳이다. 이곳이 기내 압력·온도와 항공기에서 기절하는 사람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항공기에서 사람 피부는 호흡에 필요한 공기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내 기압과 온도가 높으면 승객이 기절한다는 것이었다. 항공사들이 기내 온도를 적절하게 지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항공기와 의자 색깔의 비밀
대부분 항공기 동체는 하얀색이다. 그냥 보기 좋으라고 그런 게 아니다. 과학적이고 경제적 이유가 있다. 하얀색은 햇빛을 반사시켜 발열을 최소화해 태양 복사열 때문에 생길지 모르는 피해를 방지하는 데 가장 좋은 색이다. 그러면 항공기 의자 색깔은 대부분 왜 푸른색일까.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푸른색은 안정감과 자신감을 준다. 승객이 1만m 이상 상공을 날 때는 심리적으로 불안해질 우려가 크다. 항공기 좌석이 푸른색이면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둥근 모양 항공기 창문의 과학
항공기 창문은 둥글다. 모양이 예뻐서 그렇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도 과학이 있다. 비행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창문이 둥글었던 것은 아니었다. 원래는 사각형이었다. 사각형을 만드는 게 훨씬 쉬웠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창문 모양은 사각형을 지켰다. 당시에는 항공기 운항 고도가 지금보다 낮고 속도는 느렸다.
항공기 운항고도가 엄청나게 높아지고 속도도 빨라지면서 큰 문제가 생겼다. 동체에 쏟아지는 기압의 부담이 훨씬 커진 것이다. 창문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사각형 창문은 기압을 제대로 견디지 못했다. 하늘을 날던 항공기 사각 창문이 터져 추락 위기에 몰리는 일까지 일어났다. 대책을 찾던 항공기 제작사는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원형 창문에서 해답을 찾았다. 창문을 둥글게 만들면 기압 부담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제 항공기 창문이 터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항공기 창문을 자세히 보면 작은 구멍이 보인다. 외풍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려고 구멍을 뚫어 놓은 것일까. 구멍은 실수로 만든 게 아니다. 여기에도 과학이 있다. 창문에 아주 작은 구멍을 하나 뚫어 놓으면 객실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 물론 구멍 때문에 창문이 깨지는 일은 없다.
창문과 관련한 마지막 의문. 항공기를 이용하다 보면 어떤 좌석은 바로 옆에 창문이 달려 바깥의 구름을 손쉽게 볼 수 있는데, 다른 좌석은 창문이 엉뚱한 곳에 달려 바깥을 내다보려면 고개를 힘들게 돌려야 한다. 왜 항공기 좌석과 창문 위치는 일치하지 않는 것일까. 이것은 항공기 제작사의 잘못이 아니라 항공사의 경제적 속셈 때문이다.
항공기 제작사의 설계 단계에서는 창문과 좌석 수가 똑같아 좌석 옆에 창문이 배열되는 디자인이 나온다. 그런데 기내 좌석 수는 항공기를 주문한 항공사가 결정한다. 항공사는 승객을 최대한 많이 태우기 위해 좌석을 하나라도 더 넣으려고 애쓴다. 이 때문에 창문보다 좌석이 더 많아지게 된다. 둘의 위치가 나란하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 밖의 궁금한 것들
항공기에 탑승할 때 자세히 살펴보면 기장실 문이 열렸다는 걸 알게 된다. 이유는 정말 간단하다. 기장이 승객 탑승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서다. 무슨 말인지는 이해되지만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테러리스트가 총을 들고 들어가면 어떻게 하느냐는 점이다. 이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항공기는 엔진을 끄고 지상에 바퀴를 내린 상태여서 추락할 위험은 없기 때문이다. 총을 들이대고 위협한다고 해서 기장이 항공기를 이륙시키지는 않는다.
날씨가 흐린 날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천둥번개가 치는 일이 더러 있다. 이때 승객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항공기가 번개에 맞으면 추락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것 역시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항공기는 번개에 맞아도 끄떡없도록 설계됐다.
마지막 항공기 상식. 항공기 중량은 엄청나다. 보잉737기의 경우 기종에 따라 승객·수하물·기름 무게까지 더할 경우 이착륙 중량은 60~85t에 이른다. 그렇다면 항공기 바퀴 타이어가 활주로를 달리다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일은 없을까. 이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항공기 바퀴 타이어의 공기압은 200psi로 엄청나게 높다. 자동차 바퀴 타이어 공기압의 6배 정도에 해당한다. 여기에 항공기 바퀴 타이어는 매우 두꺼워 터지는 일은 정말 희귀하다.
2024-03-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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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입산료, 하와이 환경세…과잉관광 통제 ‘관광세’ 강화 [트래블 tip톡] ⑫
세계관광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해외여행객은 1년 전보다 38% 늘어난 13억 명이었다. 올해는 사상 최고였던 2019년의 14억 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관광객 급증 때문에 전 세계 여행업계의 화두는 ‘과잉관광’이 됐다. 과잉관광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집세와 점포세 인상은 물론 물가 상승으로 현지 주민들이 고통 받는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관광객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각 국가와 도시가 과잉관광 통제를 위해 도입한 방법은 ‘관광세’다. 숙박비에 포함시키는 게 일상적이지만 따로 거두기도 한다. 관광세를 도입한다고 관광객 감소 효과를 내는지도 불투명하지만 딱히 과잉관광을 예방할 방법이 없으니 이 방법에 기대는 것이다.
■일본 후지산 입산료 징수
일본 야마나시현 정부는 최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후지산을 과잉관광에서 보호하기 위한 대책의 하나로 입산객에게 ‘관광세’ 격인 입산료를 받기로 했다. 최근 수년 사이에 입산객이 급증해 환경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후지산을 보호하기 위해 입산객 수를 제한하고 입산료를 받기로 한 것이다.
야마나시현 정부가 입산객 수 제한 및 입산료 징수라는 대책을 세운 경로는 요시다길이다. 후지산 정상에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인 데다 숙박과 음식을 제공하는 편의시설이 가장 많아 인기 있는 경로다. 지난해 후지산에 오른 등산객은 22만 1322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요시다길을 이용했다. 요시다길 이용자가 폭증하는 바람에 등산로 주변에 쓰레기 투기가 극심해지고, 길이 막혀 등산객이 넘어져 다치는 일이 속출했다.
야마나시현 정부는 수익금을 요시다길 곳곳에 휴게소나 재난 피신처를 만드는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요금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2000엔(약 1만 8000원) 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 환경세 징수 입법 예고
미국 하와이 주정부는 최근 관광객 1인당 25달러(약 3만 3000원)의 환경세를 걷겠다고 입법예고했다. 입법안이 주의회를 통과하면 올해 안에 시행한다는 게 주정부의 계획이다. 주정부는 환경세를 도입하면 매년 6800만 달러를 걷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돈은 하와이의 해안과 야생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쓸 방침이다.
하와이는 오랫동안 과잉관광에 시달려 왔다. 인구 150만 명인 하와이의 연간 관광객 수는 900만~1000만 명에 이른다. 이처럼 관광객이 많이 오는 덕분에 연간 관광 수입이 160억 달러에 이르는 등 경제적으로는 큰 도움이 됐지만 지역주민 사생활 및 환경이라는 측면에서는 엄청난 악영향을 미쳤다.
하와이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2022~23년 ‘하와이 관광 자제 운동’을 벌였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주정부가 고심 끝에 내놓은 대책이 환경세인데, 과연 과잉관광을 멈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관광세 징수하는 유럽
연간 해외여행객 700만~800만 명이 방문하는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2012년에 숙박비에 포함되는 관광세를 도입했다. 인구 160만 명인 이 도시는 지난해 1인당 하루에 2.75유로(약 4000원)를 받았는데 올해는 3.25유로(약 4700원)로 0.5유로 인상했다. 영국 ‘인디펜던트’ 신문이 2017년 선정한 ‘관광객을 싫어하는 8대 도시’에 포함된 바르셀로나는 내년에도 관광세를 인상할 방침이다.
인구는 80만 명인데 2022년 관광객이 860만 명에 달했던 스페인 발렌시아는 올해 처음 관광세를 도입했다. 숙박시설 유형에 따라 관광객 1인당 하루 0.5~2유로를 최대 7일간 징수한다. 호텔에 묵지 않는 크루즈 여행객에게는 하루 1.5유로를 받는다. 포르투갈 올량은 지난해 관광세를 도입했다. 올량에 오는 관광객에게 4~10월 사이에는 1인 1박당 2유로, 11~3월 사이에는 1인 1박당 1유로를 최대 5일간 받았다.
벨기에의 경우 지역마다 관광세 금액이 다르다. 앤트워프와 브뤼헤의 경우 객실 한 개에 7.50유로를 받는다. 크로아티아는 1인 1박당 1.33유로를, 체코 프라하는 1인 1박당 1유로를 최대 60일까지 받는다. 올해 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에서는 관광세를 지난해보다 200% 올려 호텔 유형에 따라 1인 1박당 0.75~15유로를 받는다. 이탈리아의 경우 도시에 따라 다르다. 시칠리아에서는 객실 하나에 1박당 1~3유로를, 로마에서는 1박당 3~7유로를 받는다. 네덜란드는 원래 객실 하나당 숙박료의 7%의 관광세를 받았는데 올해 12.55%로 인상했다. 크루즈 여행객에게도 똑같은 요율로 관광세가 부과된다.
2024-03-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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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호텔 여행용가방에 빈대 붙여 오지 않으려면 [트래블 tip톡] ⑪
요즘 외국에 가는 여행객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빈대다. 전 세계적으로 호텔, 호스텔을 불문하고 각종 숙소에 빈대가 출몰하기 때문이다. 빈대는 이동성 곤충인 데다 아주 미끄러운 표면에도 잘 달라붙는 특징을 가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호텔에 서식하는 빈대가 여행용가방에 붙어 집까지 따라올지도 모른다는 게 여행객의 걱정이다. 외국 호텔에 갔을 때 어떻게 하면 빈대가 여행용가방에 숨어 집까지 따라오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을까. 그 요령을 알아본다.
■여행용가방은 일단 욕조에
무엇보다 우선 호텔을 고를 때에는 여러 호텔예약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최근 댓글을 읽어봐야 한다. 댓글에 빈대 이야기가 나오면 그 호텔을 기피하는 게 좋다. 만약 댓글이 오래된 것이고 이후에는 빈대 관련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 빈대를 박멸했다는 뜻이다.
대부분 여행객은 숙소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여행용가방을 객실 바닥에 그냥 놓거나 침대, 테이블에 올려둔다. 이 같은 무신경한 행동 하나가 ‘빈대와의 동행’을 불러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여행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우선 “숙소에 가면 여행용가방을 일단 욕실의 욕조 안에 놓아야 한다. 그리고 객실을 샅샅이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여행용가방을 일단 욕조에 갖다 놓으라고 하는 이유는 빈대의 특성을 고려해서다. 빈대가 가장 좋아하는 서식지는 침대, 서랍, 커튼 등 사람 눈이 미치지 않는 어둡고 구석진 곳이다. 낮에는 이런 곳에 숨어 있다가 주변이 캄캄한 새벽 2~5시 무렵에 출몰해 사람 피를 빨아먹거나 여행용가방에 몰래 숨는다.
빈대가 사람 눈이 미치지 않는 어둡고 구석진 곳에 서식한다는 말은 거꾸로 설명하면 ‘사람 눈이 미치는 밝고 노출된 곳’에는 서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호텔 객실에서 이런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장소는 바로 욕조다. 빈대가 숨을 곳이 없는 유일한 장소다. 사용한 수건을 욕조에 넣어두는 사람이 많은데, 수건은 매일 교체되기 때문에 빈대가 숨었더라도 바로 제거된다.
호텔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여행용가방을 욕조에 놓아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가방을 내려놓더라도 빈대가 숨을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여행용가방을 안전하게 처리한 다음에는 침대, 서랍, 커튼, 옷장, 카펫 등 어둡고 구석진 곳은 물론 조명등, 벽걸이 액자까지 샅샅이 살펴야 한다. 침대의 경우 머리판부터 살펴야 한다. 이어 시트, 베개, 이불, 매트리스, 박스스프링 순으로 살펴야 한다. 눈으로 대충 보기만 해서는 안 되며, 솔기와 지퍼까지 잘 봐야 한다. 확실하게 살피려면 휴대폰 손전등을 켜서 보는 게 바람직하다.
커튼을 볼 때도 침대처럼 솔기를 잘 살펴야 한다. 옷장 같은 경우 문틈과 아래쪽 도르래 사이도 잘 봐야 한다. 다 자란 빈대는 4~5mm이지만 어린 빈대는 모래알만한 1~2mm로 매우 작기 때문에 절대 눈으로 대충 훑어봐서는 안 된다. 아주 작고 빨갛거나 갈색인 자국이 있다면 빈대가 숙박객 피를 빨아먹고 달아나다 남긴 흔적일 가능성이 있다.
빈대를 발견하면 사진을 찍거나 한 마리를 잡아 컵에 담아 증거로 보관해야 한다. 빈대를 봤거나 잡았거나 빈대 핏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을 발견하면 반드시 호텔 프런트에 연락하고 방을 바꿔달라고 요구해야 한다. 호텔 측은 대부분의 경우 방을 교체해주고 방을 곧바로 소독한다.
어디에서도 빈대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비로소 여행용가방을 방으로 가져가도 된다. 가방은 반드시 가방 거치대에 올려둬야 한다. 대부분 거치대에는 스테인리스 스틸 다리가 달려 있는데 빈대는 스테인리스 스틸을 매우 싫어한다.
호텔 방을 샅샅이 뒤졌어도 빈대 걱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여행용가방을 아예 욕실 욕조에 계속 놔두면 된다. 샤워할 때만 잠시 거치대로 옮기고 샤워가 끝나면 다시 욕조로 가져다 놓는 것이다. 아니면 객실의 나무 의자를 꼼꼼히 살핀 뒤 욕실에 갖다놓고 여행용가방을 올려 둬도 된다.
■여행용가방을 침대에 놓지 말라
여행전문가들은 여행용가방이나 카메라가방 등을 절대 침대나 의자 위에 놓아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옷을 갈아입을 때도 헌옷을 침대에 오래 놓아둬서는 안 된다. 어딘가에 숨어 있던 빈대가 감시가 소홀한 틈새를 노려 열린 가방 안에 들어가거나 옷에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행용가방은 반드시 가방 거치대에 올려두고, 가방 안에서 필요한 물건을 꺼낸 뒤에는 꼭 잠가야 한다. 여행용가방을 늘 커다란 비닐커버로 씌워놓거나 밖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물건은 비닐봉지에 넣어 두는 것도 빈대 퇴치에 도움이 된다.
빈대는 여행용가방 안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지퍼나 꼬리표 뒤에 숨을 수도 있다. 따라서 객실에서 나오기 전에는 휴대폰 손전등을 켜서 지퍼, 꼬리표 등 가방 바깥쪽 곳곳을 샅샅이 살펴보는 게 좋다.
■귀가하면 서둘러 짐 정리를
여행을 마치고 귀가하면 여행용가방을 거실 한가운데에 놓고 서둘러 풀어야 한다. 이때에는 빈대를 보는 즉시 잡을 수 있게 파리채 같은 것을 준비해두고 옷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빈대는 날 수 없고 뛰지도 못하고 단지 기어 다닌다는 점이다.
빈대는 밝은 곳으로는 나오지 않고 여행용가방 안의 옷 같은 곳에 숨어 어두워지기를 기다린다. 따라서 가방을 풀지 않고 오랫동안 놔두는 것은 빈대가 집에 안전하게 숨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행용가방을 푼 뒤에는 옷 등을 서둘러 세탁해야 한다. 그래야 빈대를 제거할 수 있다. 옷은 뜨거운 물로 30분 이상 세탁하거나, 집에 세탁물 건조기가 있다면 옷뿐 아니라 모든 물건을 넣어 45분 정도 말리는 게 좋다. 이렇게 하면 빈대를 박멸할 수 있다. 물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빈대를 싼 옷 등을 뜨거운 물에 20초간 처리했더니 빈대가 방제됐다. 60초간 드라이기를 쐬어도 빈대가 죽는다. 단 바람에 빈대가 날아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024-03-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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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에서 잃어버린 반지, 호텔만 믿고 기다리면 안 되는 이유 [트래블 tip톡] ⑩
최고급으로 유명한 프랑스 파리의 리츠호텔에서 지난해 큰 소동이 벌어졌다. 1박에 300만 원 이상인 이 호텔에 숙박한 말레이시아 갑부가 2~3시간 정도 외출한 사이 탁자에 올려둔 75만 유로(10억 원)짜리 반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는 호텔 프런트에 찾아갔지만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하자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화들짝 놀란 호텔은 방 구석구석을 샅샅이 뒤진 끝에 반지를 찾아냈다. 놀랍게도 반지가 나온 곳은 방 청소부가 사용하는 진공청소기의 먼지봉투 안이었다. 더 놀라운 점은 수년 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족이 수십만 달러를 도난당하는 등 이곳에서 여러 차례 도난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이었다.
리츠호텔에서만 도난 사건이 일어난 게 아니다. 지난해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리조트에서는 방 청소부가 고객 3명의 방에서 총 77만 달러어치에 이르는 보석을 훔쳤다가 붙잡혔다. 범인은 관리인 비상키를 사용해 청소할 때는 물론 고객이 방을 비운 밤에도 침입해 물건을 훔쳤다.
리츠호텔과 라스베이거스 리조트처럼 세계적 명성을 누리는 곳에서도 도난·분실 사건이 일어난다면 다른 호텔에서는 사정이 더 심할 게 뻔하다. 실제로 미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이 2019년 방 청소부 등 호텔 관리인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절반가량이 ‘1번 이상 손님 물건에 손을 댔다’고 대답했다. 또 3분의 1은 ‘동료가 손님 물건에 손을 대는 걸 본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호텔에서 도난·분실이 드문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호텔에서 물건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도난·분실 사전 예방이 최선
고객이 호텔 객실에서 물건은 분실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호텔은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결국 고객이 도난과 분실 여부는 물론 호텔의 책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가장 바람직한 일은 사고를 당하지 않는 것이다.
최고의 방지책은 잘 간수하는 것이다. 외출할 때 귀중품은 객실에 있는 개인금고에 보관하거나, 여행용 가방에 넣어 잘 잠그는 게 최선책이다. 이렇게 하면 도난이나 분실 사고를 당해 호텔과 책임 소재를 놓고 다툴 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고객이 객실 문을 열어두고 나갔거나 귀중품을 개인금고나 잠긴 가방에 넣어두지 않는 바람에 분실·도난 사고가 발생한다면 호텔은 책임이 없다고 우길 수 있다.
객실에 머물 때에는 반드시 방문을 잠가야 한다. 잠이 들거나, 욕실에서 씻고 있을 때 외부에서 침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객실에서 나갈 때에는 문이 찰칵 소리를 내며 잠겼는지 확인하고 떠나야 한다. 호텔 객실 문은 닫히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문이 완전히 닫히기 전에 등을 돌려버리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또 객실에서 나갈 때 카드키를 객실 식탁에 그냥 놔둬서도 안 된다. 방 청소부 등이 들고 갈 수도 있다. 잠시 방을 비울 땐 사람이 방에 있는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TV를 켜 두는 게 좋다.
방 청소부가 물건을 훔치는 걸 방지하는 방법은 눈에 띄지 않게 잘 보관하는 것이다. 방 하나를 청소하는 시간은 매우 짧기 때문에 미리 작정하고 물건을 훔치는 경우는 드물다. ‘견물생심’이라고 청소를 하는 도중 현금이나 보석이 눈에 띄면 충동적으로 가져가는 게 대부분이다.
■뜻하지 않은 일 발생했다면 적극 대응을
물건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했다면 먼저 호텔 프런트에 신고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경찰서에도 신고해야 한다. 필요할 경우에는 호텔예약사이트나 각종 SNS에 글을 올려야 한다. 경찰이 개입하거나 온라인에 글이 오르면 호텔 측은 이미지 보호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고객 지원에 나서게 된다.
호텔과 경찰에 신고한 뒤에는 각각 접수증을 받아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여행자보험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여행자보험에 가입할 때에는 도난·분실 규정을 잘 확인해야 한다. 규정에 따라 보상 여부나 규모가 결정될 수 있다.
과거에는 제3자의 범행이거나 천재지변, 고객 잘못이 아니라면 호텔이 고객의 모든 손실에 대해 책임을 졌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사정이 바뀌어 호텔의 책임은 제한적이다. 고객이 물건을 도난·분실했을 때 호텔 책임이 입증되지 않으면 고객이 보상을 받는 게 쉽지 않다.
명심해야 할 것은 호텔이 책임을 완전히 면제받는 것은 아니지만 전적으로 책임지는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경우에 따라 다르다. 호텔은 CCTV 설치, 충분한 직원 확보 및 관리, 개인금고 비치, 완벽한 객실 잠금장치 마련 등을 통해 고객이 안전하게 숙박할 환경을 조성할 책임이 있다. 많은 호텔은 객실의 안내문에 ‘귀중품을 금고에 보관하라’는 문구를 삽입한다. 나중에 법적 분쟁이 발생할 경우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고객이 물건을 잃어버렸는데 호텔이 외면한다면 호텔에 문제점이 없는지 직접 찾아봐야 한다. 호텔 객실 잠금장치 상태, CCTV 설치 및 가동 여부는 물론 호텔에 외부인 무단 출입 여부, 보안요원 확보 상황 등을 살펴봐야 한다. 고객이 호텔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을 때 호텔을 살펴보고 확인한 문제점을 내세워야 한다.
2024-02-2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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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액체류 반입 제한, 이르면 올 연말부터 순차 해제될 듯 [트래블 tip톡] ⑨
해외여행을 앞두고 짐을 꾸릴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기내 반입 금지 품목을 잘 챙겨야 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100ml 이상의 액체, 젤, 크림, 각종 반죽 등이 다. 화장품, 샴푸 등 종류를 불문하고 100ml를 넘는 액체는 기내에 반입할 수 없어 수하물용 가방에 넣어 부쳐야 한다.
그런데 앞으로는 100ml 이상 액체를 기내에 반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당장 한두 달 뒤부터 그렇게 된다는 것은 아니고 일러도 2~3년 뒤에나 가능한 일이다.
유럽의 인터넷 언론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유럽 주요 공항은 올해 연말부터 100ml 이상 용액 반입 제한을 풀 예정이다. 각 공항에는 최첨단 단층촬영기(CT), 즉 3D 보안감시 스캐너가 설치돼 있는데 이 기기를 잘 활용하면 100ml 이상 용액 반입 제한을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주요 공항에 설치된 CT를 사용하면 승객의 가방에 든 물건의 3D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이 영상을 360도 돌려가며 분석하면 승객의 가방에 든 짐을 ‘디지털’ 방식으로 모두 꺼내 분석해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승객이라면 휴대하지 않을 위해성 액체류를 적발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 공항에서 가동 중인 2D 스캐너는 가방 속 짐을 유기물과 무기물로 나눠 보여주지만 3D 스캐너는 구체적 성분까지 분석할 수 있는 것이다.
3D 스캐너는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아 물과 과산화수소, 알코올을 구분할 수 있으며 전자제품 내부를 완벽히 비춰 볼 수 있다. 3D 스캐너 검사에서 의심스러운 물건이 적발되면 현장의 보안요원이 눈으로 직접 검사를 실시한다. 미국 운송안전국(TSA)은 “최첨단 스캐너 기술을 이용하면 대용량 폭발성 물질을 적발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3D 스캐너는 검사 시간이 짧기 때문에 보안검사 대기 시간을 단축시켜 항공기 이용객의 불편을 줄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또 액체류를 비닐봉지에 담을 필요가 없는 데다 일회용 소형용기 대신 다회용 대형용기를 사용할 수 있어 플라스틱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외부에서 산 물이나 음료수를 기내에 반입할 수 있어 승객들의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유럽에서 3D 스캐너를 설치한 공항은 영국 더햄의 티스사이드국제공항,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키폴공항, 이탈리아 로마의 레오나르도다빈치국제공항 등이다.
영국 정부는 ‘100ml 규정’을 없애는 대신 승객 1인당 최대 2L까지의 액체 항공기 기내에 반입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용기당 용량 제한은 물론 비닐봉지에 넣어야 하는 의무도 사라진다. 이를 위해 런던의 개트윅공항과 히스로공항은 3D 스캐너 실전 배치에 앞서 일부 승객 짐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스트도 실시했다. 영국 정부는 오는 6월부터 3D 스캐너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지만 일부 공항에서는 내년 초로 연기하자며 반대한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엘프라트공항은 올해 여름부터 3D 스캐너를 이용한 액체류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애틀랜타의 하츠필드잭슨공항, 시카고의 오헤어공항, 뉴욕의 라과디아공항에 3D 스캐너가 설치됐다. TSA는 미국 전역에서 100ml 규정이 완전 철폐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어찌 됐든 세계 모든 공항에는 이른 시일 안에 3D 스캐너가 설치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수년 내에 전 세계에서 100ml 제한 규정은 사라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3D 스캐너를 활용하면 승객 처리 속도가 30% 이상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항공기에 100ml 용액 반입 제한 조치가 도입된 것은 2006년이었다. 당시 테러리스트 20여 명이 영국에서 미국, 캐나다로 가는 항공기 20여 대에 청량음료로 위장한 액체 폭발물을 반입해 항공기를 폭파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발각됐다. 그들은 500ml 사이다병에 과산화수소와 다른 물질을 넣어 비행 중 폭발시킬 계획이었다. 만약 그들의 계획이 성공했다면 2002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를 훨씬 능가하는 대참사가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이후 전례 없는 수준의 보안 조치가 도입됐다. 처음에는 항공기 내에 액체류와 젤류 반입이 전면 금지됐다. 이후 보안 검색은 점차 완화됐다. 여러 실험을 거친 결과 100ml 이하의 액체는 폭발하더라도 항공기 안전을 해치는 요인이 안 된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후 항공기에서 100ml 이하 용기 여러 개를 섞어 대형으로 만들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섞는 과정에서 터져 버릴 수도 있고, 이때 제조자가 다칠 정도의 폭발력만 낼 뿐 항공기에는 피해를 줄 수 없는 데다 감시의 눈이 많은 기내에서 폭발물을 섞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보안당국의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항공기에 반입할 수 있는 액체류 제한 기준은 ‘용기당 100ml 이하, 1인당 총 1L 용량의 비닐 지퍼백 1개’로 정해졌다.
2024-02-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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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전성시대' 아직도 환전 수수료 내세요? [트래블 tip톡] ⑧
세상에 제일 아까운 '삼대장'이 있다. 배송비, 주차비, 수수료.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물건을 사면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비용이다. 면제나 할인 받을 다양한 방법이 있다보니 더욱 아깝게 느껴진다. 특히 해외여행 환전 수수료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여행지에서 신용카드를 쓰더라도 어느 정도 현금이 있어야 안심이 되어서다. 금융권 서비스를 꼼꼼히 비교하고 새로 나온 환전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수료 '0'원도 충분히 가능하다.
■은행별 환전 수수료…한눈에 보려면?
은행마다 환전 수수 차이를 일일이 확인하기 귀찮다면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이 있다. 사이트의 메뉴 ‘금리/수수료 비교공시→은행수수료비교→환전수수료’에 들어가면 시중 16개 은행의 환전 수수료율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가성비 환율’로 인기인 일본 엔화(31일 기준)를 본다면 KDB산업은행이 살 때 1.50%, 팔 때 1.50%로 수수료가 가장 낮다. 반면 환전 수수료가 비싸기로 유명한 인천공항지점의 경우 살 때 4.50%, 팔 때 7.00%의 수수료율을 보인다.
그렇다고 수수료가 낮은 은행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환전할 금액, 주거래 은행에 따라 우대율이 다르기 때문. 은행별 금액 기준 환율, 고객 우대 조건, 환전 이벤트 등을 충분히 확인한 후 은행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기자의 주거래 은행인 우리은행 모바일앱을 보면, 엔화를 기준으로 기본 우대율은 50%이지만 영업시간 내 환전하면 90%의 이벤트 우대율을 제공한다. 5만 엔을 환전할 경우 1.75%의 수수료를 포함해 463,215원이다. 그러나 90% 우대율을 받으면 456,046원에 환전이 가능하다. 약 7000원 정도의 소소한 금액이지만 환전 금액이 클수록 차이는 더 크다.
은행별 수수료는 큰 편차가 없어 이처럼 주거래 은행 중 우대이율을 많이 주거나 이벤트로 혜택을 줄 때 환전하는 것이 수수료를 덜 내는 방법이다. 인터넷으로 신청한 후 지점을 방문해 수령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수령 가능한 지점과 시점 등은 은행별로 확인해야 한다.
■남는 현금 귀찮다면? 충전식 카드 어때요
여행 전 '얼마를 환전할까?' 매번 고민에 빠진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넉넉히 환전하면 90% 확률로 돈이 남게 된다. 다시 갈 여행지가 아닐 경우 아까운 현금이 서랍 속에서 잠들기 마련이다. 돈이 많이 남았다면 귀국 후 한화로 다시 바꿔도 되지만, 소액이나 동전은 다 털고 가야 마음이 뿌듯하다. 특히 동전은 무겁고 재환전도 힘들어 더더욱 골칫거리다.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소비를 하거나 버리는 돈이 생긴다.
경제적이면서 합리적인 대안으로 충전식 카드가 있다. 충전식 카드를 발급 받아 연결된 계좌에서 실시간 환율로 외화를 충전해 바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많이 쓰는 카드는 '트래블 월렛'과 '트래블 로그'다. 두 카드는 △환전 수수료 △해외 가맹점 이용 수수료 △해외 현금인출기(ATM) 수수료가 무료라는 세 가지 장점이 있다. 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두 카드, 무엇이 다를까?
먼저 트래블월렛은 연회비 무료로 45종 통화를 지원한다. 달러, 엔화, 유로는 외화 충전 수수료가 0%다. 이외 통화는 충전 시 0.5~2.5% 수수료가 부과된다. 본인 명의 휴대전화, 국내 은행 계좌, 신분증을 가지고 있는 만 17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하다. 비자(VISA) 공식 라이선스로 전 세계 비자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
카드 잔액을 기준으로 원화 200만 원 한도 내에서 횟수 상관없이 충전이 가능하다. 최소 충전 한도는 10달러(USD), 연간 최대 충전 금액은 10만 달러다. 그러나 막상 여행을 해보면 현금만 받는 가게도 많다. 비자카드 출금이 가능한 ATM만 있다면 어디서든 현금을 찾을 수 있다. 현지 ATM 위치는 비자카드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금 한도는 1회 400달러, 하루 1000달러, 월 최대 2000달러다.
트래블로그는 하나금융그룹에서 출시한 카드여서 하나은행, 하나증권, 저축은행 중 1개 계좌와 하나머니 가입이 필수다. 26종 통화 충전이 가능하며 연회비는 무료다. 달러, 유로, 엔화, 파운드는 충전 수수료가 무료이며, 이외 통화는 12월 말까지 무료 환전 이벤트를 한다. 트래블월렛과 마찬가지로 최대 보유 금액은 원화 200만 원, 연간 최대 충전 한도는 10만 달러다. 트래블로그는 마스터카드 가맹점에서 결제와 ATM 이용이 가능하다. ATM 출금 한도는 1회 1000달러, 일 6000달러, 월 1만 달러까지 가능하지만 ATM 수수료도 한도에 포함된다.
남은 외화를 한화로 환급 시 트래블월렛은 수수료가 없다. 하지만 트래블로그는 환급 수수료 1%를 차감한 뒤 입금된다. 또한 트래블월렛은 국내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트래블로그는 국내서도 신용·체크카드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실물 카드 배송은 영업일 기준 5~10일 정도 소요되니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살 때, 팔 때 수수료 모두 '무료' 외화통장 출시
토스뱅크에서 지난달 18일 은행, 장소, 거래 실적 등에 따라 금융회사가 정한 수수료 우대 정책이 달라서 겪는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외화통장을 출시했다. 미국달러부터 유로, 엔화, 파운드 등 17개 통화를 지원하며 토스뱅크 통장을 보유한 17세 이상이라면 외화통장을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혜택은 살 때, 팔 때 수수료가 0원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토스뱅크 체크카드만 있다면 해외에서 결제와 출금이 가능하다. 체크카드로 결제하면 토스뱅크에서 알아서 해당 통화로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출시 프로모션으로 7월 31일까지 해외결제와 ATM 수수료 면제 이벤트도 제공한다. 자동환전 기능도 있다. 외화통장에 잔액이 부족할 때마다 원화 통장에서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다. 다만 본인 명의 토스 원화 통장에서만 송금이 가능하고, 다른 은행 또는 해외로부터 송금된 외화 입금이 불가하다. 또한 환전 금액이 월 30만 달러를 넘어가면 거래가 되지 않는다.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신한·KB국민·우리·NH농협은행에서도 환전 수수료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14일 해외여행 특화 체크카드인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한다. 환전 수수료 면제가 금융권의 새로운 격전지를 탄생시킨 것이다.
2024-02-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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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당일치기 여행객 관광세 징수 사이트 개설 [트래블 tip톡] ⑦
올해부터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관광세를 걷기로 한 이탈리아 베니스가 세금을 징수할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했다.
베니스 시청은 최근 “관광세 징수 사이트(https://cda.ve.it/en/)를 열었다. 지정된 기간 중 베니스를 당일치기로 둘러볼 여행객은 미리 사이트에 들어가 1인당 5유로를 내고 등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니스 시청이 관광세를 도입한 것은 당일치기로 베니스를 여행하는 사람의 수를 줄여 베니스의 문화유산은 물론 베니스 주민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베니스 시청은 관광세 도입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관광세 부과 기간은 올해의 경우 총 29일이다. 4월 25일~5월 5일, 5월 11~12일과 18~19일, 25~26일, 6월 8~9일, 15~16일, 22~23일, 29~30일, 7월 6~7일과 13~14일이다. 부과기간 대부분은 토·일요일이다. 관광세 징수시간은 오전 8시 30분~오후 4시다. 관광세를 내지 않고 돌아다니다 적발된 여행객에게는 과태료 50~300유로와 관광세 10유로를 각각 부과한다.
당일치기가 아니라 하룻밤 이상 숙박하는 여행객도 사이트에 들어가 미리 숙박 장소를 등록해야 한다. 그래야 관광세를 면제받는다. 베니스 본섬이 아니라 리도 섬, 펠레스트리나 섬, 무라노 섬, 부라노 섬, 토르첼로 섬 등 인근의 작은 섬에 들를 경우에도 관광세를 면제받는다. 베니스 본섬에 들어가지 않고 기차역에서 환승하는 사람도 면제 대상이다. 또 자영업자와 통근 노동자, 14세 이하 어린이, 장애인과 동반자, 치료받으러 가는 환자와 동반자, 대회에 참가하는 운동선수 등도 면제 대상자다.
관광세 징수 사이트의 이름은 ‘베니스 입장세(Venice Access Fee)’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면제(Exemptions)’와 ‘관광세 지불(Payment of the fee)’ 코너가 각각 나타난다. 당일치기 여행객은 ‘관광세 지불’에 들어가 등록하고 비용 5유로를 지불하면 된다. ‘면제’는 베니스에서 숙박하기 때문에 관광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등록하는 곳이다. 사이트에서 ‘관광세 지불’이나 ‘면제’를 등록하면 각각 QR코드를 발급받게 된다.
베니스 시청은 베니스로 들어가는 주요 지점에 직원을 배치해 모든 여행객의 QR코드를 확인한다. QR코드가 없으면 섬에 들어갈 수 없다. 베니스 시청은 또 시내 곳곳에서 수시로 단속을 실시해 무단 여행객을 적발할 예정이다.
2024-01-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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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항공권, 폭탄 부메랑 맞지 않으려면 [트래블 tip톡] ⑥
아무리 여행 계획을 잘 짜더라도 늘 생각하지 않은 일은 생기게 마련이다. 도로가 막혀 비행기를 놓치거나 한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연발하는 바람에 환승 비행기를 놓치면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비행기를 놓쳤다면
A 씨는 김해공항에서 서울로 가는 항공기를 타러 가다 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탑승하지 못했다. 그는 다행히 탑승 수속 창구에서 ‘예약 부도(노쇼) 위약금’ 8000원을 내고 다음 항공기를 이용할 수 있었다.
탑승객 실수로 항공기를 놓치면 여러 상황이 발생한다. A 씨처럼 싼 위약금을 내고 다음 항공기를 탈 수 있으면 다행이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데 있다.
국내선이든 국제선이든 항공기를 놓치면 일단 항공사 탑승 수속 창구에 가서 ‘항공권 변경이 가능한지’ 여부부터 확인해야 한다. 항공사, 항공권 종류에 따라 위약금만 내거나 때로는 무료로 다음 항공편을 탈 수도 있지만 항공권을 완전히 새로 사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항공권의 예약 부도 위약금 규정을 잘 확인해야 한다.
국제선 노선의 경우 상황이 복잡하다. 무료로, 또는 수수료를 내고 항공권을 교환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항공기는 하루에 한 번만 왕복 운항하기 때문에 다음 날까지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국제선 항공권은 대부분 왕복으로 예약되기 때문에 출발편에 타지 못하면 귀국편은 자동으로 취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음 날 항공기를 탈 경우 귀국편 예약 여부도 미리 확인해야 한다. 취소나 변경을 할 수 없는 조건을 달고 싸게 산 저가항공사 항공권이나 특가할인항공권이라면 무효가 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따라서 규정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
반드시 당일에 출발해야 한다면 취소‧환불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돌려받고 항공권을 포기한 뒤 다른 항공사 항공권을 사는 수밖에 없다. 만약 항공사 잘못으로 결항돼 항공기를 탈 수 없게 되면 항공사가 무료로 다음 항공편을 제공해 준다.
탑승 수속을 마쳤는데도 항공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탑승 대기 중 깊은 잠에 빠지거나 면세점 쇼핑에 정신이 팔리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이때에는 항공사에 가서 항공권 재발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예약 부도 위약금을 내고 다음 항공기를 타거나 새 항공권을 구매해야 한다. 이때 짐이 항공기에 실렸는지 여부를 잘 확인해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사전 예약 취소 없이 항공기에 탑승하지 않았을 때 예약부도 위약금은 국내선 편도 8000원, 국제선 10만~30만 원 수준이다. 탑승 수속 후 탑승 취소일 경우 국내선 위약금은 없고 국제선 위약금은 12만~50만 원 정도다. 항공사들은 의도적인 수속 후 미탑승을 방지하기 위해 위약금을 할증한다.
■국제선 환승을 놓치면
C여행사 D 대표는 지난해 핀란드 헬싱키에서 항공기가 취소되는 바람에 환승하지 못했다. 그는 무조건 안내 데스크로 달려갔다. 그곳에서 상황을 설명하면 모든 안내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행히 일행과 함께 하룻밤 숙박한 뒤 다음 날 항공기를 타고 이동했다.
D 대표처럼 환승 비행기를 못 타면 환승구역 안에 있는 안내 데스크로 가야 한다. 안내 데스크가 밀렸다면 놓친 항공사 고객센터로 전화해도 된다. 언어가 통한다면 안내 데스크보다 더 빨리 확실하게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같은 비행기이든 다른 비행기이든 안내 데스크에는 이미 비슷한 처지에 빠진 사람이 몰려 복잡하다. 안내 데스크 직원의 도움을 받으려면 한참이나 기다려야 할 판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점은 절대 짜증을 내거나 조급하게 굴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친절하게 물어보는 사람은 도와주고 싶고, 짜증을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사람은 외면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환승 항공권 보호 여부
직항 항공권보다 싼 환승 항공권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많다. 이때 항공권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보호받는 환승 항공권’과 ‘보호받지 못하는 환승 항공권’이다. 둘의 차이를 잘 알아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보호받는 환승 항공권’은 하나의 항공사에서 연계 운행하는 항공권이거나 ‘스카이팀’ ‘스타얼라이언스’처럼 항공사끼리 협력해서 운행하는 항공권이다. 예를 들어 인천국제공항에서 폴란드항공 항공기를 타고 폴란드 바르샤바로 가서 폴란드항공 항공기로 갈아타고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가는 항공권이다. 아니면 대한항공을 타고 체코 프라하로 가서 같은 ‘스카이팀’ 회원사인 체코항공 항공기를 타고 부다페스트로 가는 항공권이다.
‘보호받는 환승 항공권’은 하나의 항공사나 제휴사가 환승을 전제로 묶어서 판매하는 형태다. 짐이 연결 항공편을 통해 최종 목적지까지 곧바로 가기 때문에 경유 지점에서 수히물을 찾을 필요도 없다. 환승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항공사나 제휴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당일 비슷한 일정으로 대체 항공편을 제공받지 못할 경우 식사, 숙박 같은 보상이나 추가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보호받는 환승권’이라고 해서 모든 경우에 대해 보호받는 것은 아니다. 환승 비행기를 놓친 과실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보호 여부가 달라진다. 승객이 잘못했는지, 아니면 항공사 잘못인지, 이것도 저것도 아닌지를 알아야 한다. 여행객이 환승하지 못한 이유가 정비 지연 등 항공사의 잘못일 경우에만 보호받는다. 승객의 이동 지체 또는 기상 악화 등 천재지변이나 출발지 공항관리공사의 잘못으로 출발이 늦어졌다면 항공사에 법적으로 책임이 없다. 하지만 대부분 항공사는 이 경우에도 승객 보호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 주는 경우가 많다.
‘보호받지 못하는 환승 항공권’은 여행객이 한 개 항공사가 아니라 두 개 이상의 별개 항공사를 통해 구입하는 항공권이다. 항공권 할인 판매 사이트에서 이런 방식을 많이 활용한다. 항공권을 살 때 첫 출발 항공사와 환승 항공사가 다르거나, 항공권 예약번호가 1개가 아니라 2개 이상이라면 보호받지 못하는 항공권일 가능성이 높다. 단순 환승 항공권보다 가격이 조금 더 싸거나 일정상 조금 더 편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이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인천국제공항에서 폴란드항공 항공기로 바르샤바에 간 뒤 폴란드항공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헝가리항공 항공기를 타고 부다페스트로 가는 항공권이다. 짐은 연결되지 않으므로 바르샤바에 찾은 다음 다시 체크인해서 탑승권을 받은 다음에 새로 부쳐야 한다. 당연히 보호받는 환승권보다 환승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보호받지 못하는 항공권’으로 여행하다 환승 항공편을 놓칠 경우 보호받기가 어렵다. 항공권 조건에 따라 환불도 받지 못하고 새 항공권을 구매해야 할 수도 있다. 더 곤란한 점은 해당구간의 귀국편 표가 자동 취소되기 때문에 애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행하다 보면 언제든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보호받지 못하는 항공권을 사는 것은 모험이 아닐 수 없다.
D 대표는 “항공권 보호 여부와 관계없이 환승 항공권을 살 때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충분한 시간’이다. 환승시간이 1~2시간에 불과하다면 걱정해야 한다. 적어도 3~4시간 여유가 있어야 환승 염려를 덜 수 있다”고 말했다.
2024-01-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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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치기 극성 유럽…넋 놓고 있다간 “어~ 내 지갑” [트래블 tip톡] 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우리나라와 달리 ‘소매치기 주의’라고 적힌 간판을 곳곳에서 보게 된다. 이런 글을 발견하면 괜히 몸이 움츠러들거나 호주머니, 가방을 한 번 더 챙기게 된다. 이런 간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소매치기가 잦다는 뜻이다. 여행길에 소매치기를 당하면 경비를 잃어버리는 불편에다가 범죄 피해자가 됐다는 생각에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된다.
소매치기를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 전문가들의 조언과 여행 경험자들의 충고에 따르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물건을 잘 건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소매치기 범행 수법을 숙지하는 것이다.
■소매치기는 ‘팀 스포츠’
영국의 여행보험사인 쿼터존이 지난해 각종 여행 사이트 댓글에서 소매치기 피해 사례를 모아 발표한 ‘유럽의 소매치기 지수’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 피해자 댓글이 수없이 달렸다. 이들이 입을 모아 경고하는 것은 “소매치기는 대부분 조직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여러 명이 여행객 주변을 에워싸 소란을 일으켜 주의를 산만하게 하고 지갑을 터는 방식이다.
‘모스’라는 네티즌은 영국 런던 벼룩시장에서 발생한 소매치기 피해를 잊지 못한다. 그가 수공예품 좌판에서 주인 설명에 귀를 기울인 사이 남자 네댓 명이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이리저리 ‘모스’의 몸을 부딪치면서 시끄럽게 떠들더니 곧 가버렸다. 이상한 생각이 든 그가 호주머니를 만져보았지만 200유로가 든 지갑이 사라진 뒤였다.
미국인 ‘카렌 테디’ 씨는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성당을 둘러보던 중 소매치기를 당했다. 성당 곳곳을 살필 때 어린이 서너 명이 주변을 에워싸고 어슬렁거렸다. 그중 한 명이 옆으로 다가오더니 몸을 툭 부딪쳤다. 모든 일이 벌어진 시간은 불과 4~5초 정도였다. 어린이들이 사라진 뒤 이상한 느낌이 든 그녀는 호주머니를 만져보았다. 바지 앞 호주머니에 넣어둔 지갑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다. 쿼터존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소매치기는 팀 스포츠다. 팀원은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여성, 어린이도 많다. 성인이든 어린이든 여러 명이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면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등 뒤를 조심하라
소매치기는 시선을 팔린 여행객의 등 뒤를 노린다. 혼자 조용히 등 뒤로 다가와 지갑을 훔치기도 하고, 일행이 앞쪽에서 소란을 피워 시선을 빼앗고는 등 뒤에서 가방이나 호주머니를 뒤지는 수법을 쓰기도 한다.
미국인 ‘그렉’ 씨는 스페인 마드리드의 기차역에서 바르셀로나행 열차를 기다리던 중 소매치기를 당했다. 여행용 가방을 끌고 승강기를 타려고 대기하고 있을 때 젊은 여성이 등 뒤로 다가왔다. 그가 승강기에 올라타자 여성은 탑승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그렉’ 씨는 ‘아차’ 하며 반바지 호주머니를 살폈다. 지갑은 이미 여성의 손아귀에 넘어가 버린 뒤였다.
네티즌 T 씨는 배낭을 메고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공원을 걷던 도중 젊은 여성 3명이 양산을 쓴 채 뒤에서 따라오는 걸 알게 됐다. 잠시 후 등을 잡아당기는 느낌이 들어 몸을 돌리자 여성들이 그의 배낭을 푸는 중이었다. 양산은 주변의 시선을 가리려는 수단이었다. T 씨가 화난 표정으로 노려보자 동유럽인으로 보이는 세 여성은 크게 웃더니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윙크하며 천천히 지나갔다.
■붐비는 지하철, 트램, 버스는 위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매우 붐빈다면 소매치기가 많을 가능성이 높다. 이곳에서는 단체 소매치기는 물론 개인 소매치기도 활개를 친다. 특히 어린이 여러 명이 주변을 에워싸면 조심해야 한다. 작은 어린이가 허리 아래에서 무슨 짓을 하는지 안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외교관 B 씨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붐비는 트램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 그는 문 앞에 서 있었는데 누가 옷을 쓰다듬는 걸 느꼈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봤더니 현금과 신용카드, 여권이 든 지갑이 사라진 상태였다.
한국인 N 씨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두 딸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스페인광장으로 가던 중이었다. 도중에 정차한 역에서 어린이 10여 명이 지하철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들은 N 씨와 두 딸 주변을 에워쌌다. N 씨는 잠시 후 바지를 긁는 느낌이 들어 아래를 보았다. 어린이 중 하나가 그의 바지 앞 호주머니에 손을 넣으려고 시도하던 중이었다. 다른 어린이는 벌써 딸의 가방에 손을 넣어 뒤지고 있었다. 그가 손을 탁 치자 두 어린이는 그냥 빙긋 웃기만 할 뿐 달아나려고도 하지 않았다.
■낯선 사람은 당연히 경계 대상
공익활동 청원서에 서명해 달라거나 길을 물어보는 척 하면서 지갑을 훔치는 사람도 있다. 때로는 시각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인 것처럼 꾸며 접근하기도 한다.
이스라엘인 D 씨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둘러보던 중이었다. 한 여성이 다가오더니 어린이보호운동 청원서에 서명해 달라고 했다. D 씨는 별 생각 없이 청원서를 받아 서명하려고 허리를 굽혔다. 그때 옆에 서 있던 여성이 갑자기 “서명을 안 해도 된다”면서 청원서를 빼앗더니 그대로 뛰어갔다. D 씨는 아무래도 수상해서 안주머니를 확인했다. 깊숙이 넣었다고 생각한 지갑은 이미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
스페인인 ‘노니야’ 씨는 프랑스 파리 기차역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한다. 집시 같은 성인 두 명과 어린이 네 명이 그에게 다가왔다. 그중 성인 여성이 길을 가르쳐달라고 말했다. 성인 남성은 노니야 씨 등 뒤에 바짝 붙어 서 있었다. 어린이들은 주변에서 장난을 치거나 깔깔 웃으며 노니야 씨의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소란을 끝내고 사라지고 난 뒤 노니야 씨의 지갑도 함께 사라졌다.
‘골드팜트리’라는 이름을 쓰는 한 네티즌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소매치기를 겪었다. 집시로 보이는 여성이 다가오더니 갑자기 상의를 벗었다. 그가 너무 놀라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 어린이 4명이 우르르 몰려오더니 그를 에워쌌다. 소매치기라는 생각이 든 그는 호주머니를 단속하면서 그대로 뛰어 달아났다.
■반드시 알아야 할 소매치기 예방법
단체로 움직이는 소매치기를 막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게 필요하다.
먼저 여행지에 도착한 직후에 소매치기를 가장 조심해야 한다. 여행용 가방이 많아 손을 놀릴 여유가 없는 데다 낯선 곳이라서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틈을 노려 지갑을 훔치는 소매치기가 많다.
여행지를 돌아다닐 때에는 홀쭉한 전대를 옷 안쪽에 착용해 지갑, 여권을 넣는 게 바람직하다. 헐렁한 바지 호주머니에 넣으면 소매치기에게 헌납하는 것과 다름없다. 여행하는 동안 배낭은 끈으로 두세 번 꽁꽁 묶거나, 가능하면 자물쇠를 채우는 게 좋다.
귀금속류는 호텔 금고에 넣어두는 게 바람직하다. 현금, 신용카드, 여권은 여러 곳에 분산해서 들고 다녀야 한다. 현금은 매일 쓸 금액만 갖고 다니는 게 좋다. 카드도 1개만 갖고 다니는 게 낫다. 두툼한 지갑은 호텔에 두고 카드, 현금만 가지고 다니는 것도 방법이다. 현금, 카드를 한 사람이 모두 들고 다니는 것보다 일행이 나눠서 갖고 다니는 게 더 바람직하다. 계산하느라 지갑에서 현금을 꺼낼 때 남의 눈에 띄지 않게 조심한다. 많은 현금을 다 꺼내 보이는 일 따위는 하지 않는다.
복잡한 지하철, 버스, 트램에 타면 일행끼리 모여 있는 게 좋다. 배낭은 돌려 등이 아니라 배 쪽으로 메야 한다. 핸드백도 늘 앞 쪽으로 메야 한다. 길을 걷거나 쇼핑하느라 정신이 팔렸을 때에 핸드백이 옆이나 뒤로 돌아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배낭을 메지 않은 사람이 늘 맨 뒤나 주변에서 일행을 지켜보는 것도 요령이다.
낯선 사람이 길을 묻거나 도움을 요청할 때에는 바짝 붙지 말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대화해야 한다. 다가오면 피하거나 다가오지 말라고 말해야 한다. 대화할 때에는 낯선 사람의 일행이 등 뒤에 서게 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 일부러 케첩이나 물을 옷에 흘리면 조심해야 한다. 닦아주는 척 하면서 지갑을 빼간다. 여러 명이 큰소리를 내며 싸울 때에는 구경하지 말고 그냥 지나가야 한다. 구경하느라 시선이 쏠리면 지갑은 사라진다.
거리나 지하철, 버스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려고 오랫동안 서 있어서는 안 된다. 소매치기가 접근해 범행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 된다. 소매치기가 휴대폰을 빼앗아 달아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식당에서 식사하거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 절대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놓아두어서는 안 된다. 손에 들고 보거나, 다 본 뒤에는 호주머니에 넣어야 한다. 화장실 등에 가려고 옷이나 물건을 두고 자리를 비우는 행동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2024-01-04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