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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달러 시계에 애완동물, 아기까지 객실에 두고 떠난다 [트래블 tip톡] ㉒
이른 새벽에 일어난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항공기 환승 때문에 일찍 호텔에서 나가야 한다. 서두른 덕분에 다행히 항공기 시간을 맞추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런데 아뿔싸! 호텔 객실에 휴대폰 충전기를 두고 왔다. 비싼 물품은 아니지만 최신형이어서 아깝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어떤 물건 두고 가나
호텔에 소지품을 두고 체크아웃하는 고객은 생각 외로 많다. 전체 호텔 숙박객 중 20%가량이 물건을 놔두고 호텔에서 나간다고 한다. 물건을 빠뜨린 고객 연령은 다양하다. 나이가 많아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물론 젊은 사람도 적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침착성과 치밀성이다.
호텔 고객이 떠나면서 가장 많이 흘리고 떠나는 물건은 의류다. 침대 이불 사이에 숨어 있거나, 옷장에 걸려 있거나, 욕실 수건 사이에 뭉쳐져 있는 경우가 많다. 휴대폰 등 전자기기 충전기와 화장품, 욕실용품, 서류도 빠뜨리기 쉬운 물품이다. 여권을 두고 가는 바람에 공항에서 발이 묶인 사람도 더러 있다.
비싼 보석류를 놓고 가는 고객도 있다. 호텔 예약 전문 사이트인 호텔스닷컴이 지난해 세계 각국 호텔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객이 흘리고 간 물품 중 가장 비싼 것은 600만 달러(약 86억 원)짜리 시계였다. 애완동물은 물론 가끔 갓난아기를 홀로 두고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러 버리고 간 것인지, 실수로 놔둔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물론 고급 물건이나 애완동물의 경우 거의 100% 고객에게 돌아간다. 물론 아기도 마찬가지다.
■물건을 잘 챙기는 요령
물건을 객실에 두고 떠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숙박하는 동안 물건을 잘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호텔 방에 들어가면 먼저 각종 물건을 어디에 놓아둘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하다. 의류는 옷장에 걸거나 여행용 가방 안에 그대로 두고, 화장품은 욕실에 갖다 놓고, 서류와 노트북컴퓨터 등은 책상이나 테이블에 올려 두는 식이다. 종류별로 두는 위치를 달리해야 나중에 다시 짐을 쌀 때 헷갈리지 않는다.
짐을 꾸려 객실에서 나갈 때에는 여행용 가방을 문 앞에 둔 뒤 한 번 더 방 곳곳을 살펴봐야 한다. 개인금고와 냉장고 안, 테이블 위아래를 훑어보는 것은 물론 침대 이부자리도 들쳐 봐야 한다. 욕실에 놔둔 것은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그래도 두고 왔다면
호텔에 물건을 두고 왔을 경우 단계적으로 차근히 대응해야 한다. 먼저 놔두고 온 물건이 무엇인지, 어디에 둔 것으로 생각되는지 등을 정리해야 한다.
상황 파악을 마치면 가능한 빨리 전화나 이메일로 호텔에 연락해야 한다. 물건 회수 여부는 시간에 달렸다는 게 호텔업계의 설명이다.
호텔과 연락이 닿으면 상황을 설명하고 두고 온 물건 종류, 모양, 두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 등을 상세히 알려야 한다. 대부분 호텔은 분실물을 우편이나 택배로 보내 준다. 어떤 호텔은 무료로 보내 주지만 발송요금을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곳도 있다.
■호텔은 어떻게 대응하나
호텔마다 대응 방법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고객이 객실에 물건을 놔두고 가더라도 호텔은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객의 사생활 및 개인정보 보호 정책 때문이다. 호텔은 대개 고객 연락처를 알지만 다른 사람이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전화를 걸지 않는다.
호텔은 객실에서 물건을 발견하더라도 고객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때까지는 물건을 분실물 보관소에 넣어 둔다. 각 호텔은 분실물 관리 규정을 갖고 있다.
결혼반지 같은 경우는 아주 장기간 보관하지만 대부분 물품은 1~6개월 정도만 보관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 이후에는 분실물을 발견한 직원에게 나눠 준다. 상하기 쉬운 식품은 24시간이 지나면 처분한다.
일부 호텔에서는 고객이 체크아웃할 경우 두고 가는 물건이 없는지 꼼꼼히 물어본다. 체크리스트 용지를 꺼내 하나씩 살피면서 점검하는 호텔도 있다.
2025-01-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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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 EES‧ETIAS 시행, 일러도 2027년에나 가능 [트래블 tip톡] ㉑
유럽연합(EU)이 2025년 중에 시작하기로 했던 ‘디지털입출국시스템(EES)’과 ‘EU 입경 사전 등록‧허가제(ETIAS)’ 시행이 다시 연기돼 아무리 일러도 2027년, 또는 그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ES 시행 연기
25일 유럽 각 언론 보도에 따르면 EU는 6000자 분량의 ‘EES 단계적 도입안’을 공개했다. 각국 반발 탓에 EES의 내년 시행이 불가능한 만큼 단계적으로 서서히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EU가 내놓은 단계적 도입안은 ‘각국은 EES 도입 첫날 최소한 1개 이상의 국경에서 EES를 시행한다’라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이어 ‘비EU 출신 국가 방문객 중에서 최소한 10% 이상의 정보를 수집해야 하며, 6개월 동안은 방문객 여권에 (종전처럼)스탬프를 찍어야 하며, 혼란이 일어나거나 기술적 결함이 발생할 경우 EES 도입을 잠정 중단해야 하며, 과도한 대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얼굴 사진과 지문 수집 절차를 일시 정지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단계적 도입안이 실제 시행되려면 EU 법률을 바꿔야 하므로 EU 집행위원회와 의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실제 시행은 한참 미뤄질 전망이다. 프랑스 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일러도 2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U IT분과위원회는 내년 1월 31일까지 ESS 시행 새 일정안 등을 담은 로드맵을 내놓을 방침이다.
EU는 2017년부터 EES 도입을 준비해 왔지만 일정을 세 차례나 미루다 지난 11월 10일로 날짜를 잡았다. 하지만 EU는 이 날짜마저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EES 홈페이지에는 ‘2025년 시행 예정’이라고 적혀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다.
EES 시행이 자꾸 미뤄지는 것은 준비 부족과 여러 나라의 우려 때문이다. 특히 유럽에서 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프랑스 등 3개국이 가장 심하게 반대한다.
EES를 도입할 경우 입국 심사 절차가 길어져 대기 줄이 늘어나고, 직접 심사 절차를 등록하지 못하는 방문객이 많아 혼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게 이들의 우려다. 한 사람의 입국 심사를 처리하는 데 적어도 4~5분, 길면 10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악의 정체가 발생할 경우 상당수 승객이 공항 도착 이후에도 항공기에서 내리지 못하고 기내에서 장기간 대기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공항연합’은 “현재 준비 상황을 고려하면 아무리 서둘러도 2025년 가을 이후에나 EES가 시행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그러면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경우 최소한 2년은 걸릴 것”이라고 덧붙인다.
EES는 ‘입국(entry) 출국(exit) 시스템(system)’의 약자다. EU 회원국이 아닌 나라의 국민이 솅겐조약 가입국 국경을 통해 입국할 경우 입국심사대에서 직접 얼굴 사진을 찍고 지문을 등록하는 제도다. 직접 등록을 마친 방문객은 심사대에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에게 등록 사실을 확인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입국심사대에서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여권에 입국 허가 도장을 찍어 줬지만 EES가 시행되면 도장은 없어진다.
■ETIAS는 자동 연기
ETIAS는 EU 비자를 면제받는 비EU 국가의 18~70세 국민이 90일 이내 기간 동안 EU에 체류하려면 입국 전에 미리 ETIAS 인터넷 사이트에서 등록비를 내고 입국 사전 등록을 하는 제도다. 한 번 등록하면 3년간 효력이 유지된다. ETIAS 등록은 당사자기 직접 해도 되지만 여행사나 친구, 가족이 대신 해도 무방하다.
EES가 연기되면 ETIAS는 자동적으로 연기될 수밖에 없다. ETIAS가 제대로 운용되려면 EES가 시행돼야 하는 게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달 초 열린 EU의 EES 관련 회의에서 한 참석자는 “EES가 시행되면 6개월 이후에나 ETIAS가 시행될 수 있다. 두 시스템은 2027년에나 상호 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1월 31일까지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그러면 언제 시행할지 날짜를 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ETIAS의 취지는 비자 없이 EU에 들어올 수 있는 외국의 관광객이 입경 이전에 인터넷으로 여행 내용을 등록함으로써 누가 들어오고 나가는지를 분명하게 알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EES와 ETIAS가 제대로 시행되면 누가 EU에 출입국하는지 사전, 사후에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불법체류자 방지와 함께 테러 등 각종 범죄 발생 예방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게 EU의 기대다.
2024-12-2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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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로마 방문객 무려 3500만 명…여행 가도 될까? [트래블 tip톡] ⑳
25년마다 돌아오는 가톨릭 최대 순례 행사인 희년(禧年·Jubilee)을 맞아 2025년 이탈리아 로마 방문객이 지난해의 3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내년에 로마를 여행하는 게 가능한 것인지, 합리적인 것인지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내년 로마 방문객 3500만 명
이탈리아관광연구소(ISNART)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내년 로마 방문객은 35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300만 명의 3배 가까운 수치다. 1000만 명 안팎의 방문객만으로도 로마는 미어터진다는데 그 수가 3000만 명을 넘어서면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희년을 맞아 로마 여행 비용 역시 이전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숙박비가 크게 오르는 것은 물론 식사비 등 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부터 로마 방문객은 숙박 시설 유형에 따라 하루에 5~12유로의 여행세를 내야 한다.
가격은 둘째 치더라도 숙박 시설 예약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특급호텔까지 로마의 숙박 시설 총 객실 수는 40만 개인데, 1년 동안 3500만 명을 수용하기에는 어려움이 클 것이라는 게 ISNART의 분석이다. 일부 순례자는 숙박 시설에 묵지 못하고 로마 외곽의 야영장에 텐트를 치고 지내야 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탈리아정부와 로마시청은 희년에 물밀듯 몰려들 것으로 보이는 방문객 수용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수개월째 각종 시설 정비 등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트레비분수는 물론 나보나광장의 4대강 분수 등 여러 관광 명소도 재정비되고 있다. 성 베드로 무덤이 있다고 알려진 성베드로대성당 지하 공동묘지 네크로폴리스는 아예 문을 닫았다. 모든 시설은 정비를 거친 뒤 희년이 시작하면 일제히 재개방될 예정이다.
여행 전문가들은 “가톨릭 신도가 아니라면 2025년 로마 여행 계획을 재고하라”고 충고한다. 돈만 많이 쓰고 인파에 파묻혀 고생만 할 게 뻔하니 여행을 미루라는 것이다. 콜로세움은 물론 성베드로대성당에 입장하려면 자칫 하루 종일 줄을 설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특히 부활절 기간인 4월에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로마가 붐빌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굳이 로마를 방문하고 싶다면 그나마 겨울이 최적의 방문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로마의 여행작가인 티파니 팍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1~2월에 로마를 찾는 게 낫다. 겨울 로마도 꽤 볼 만하기 때문에 이때 방문해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5년마다 돌아오는 ‘성스러운 해’
‘성스러운 해’를 의미하는 희년이 처음 도입된 것은 1300년이었다. 교황 보니파시오 8세가 신도들의 신심을 자극해 로마 순례자 수를 늘리려고 도입한 제도였다. 로마를 방문해 4대 메이저 대성당인 성베드로대성당, 라테라노대성당, 성밖의성바오로대성당, 산타마리아마조레대성당을 순례해서 진심으로 회개하면 평생 지은 죄를 사면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교황청은 나중에는 100년 주기를 50년 그리고 25년 주기로 바꾸었다. 100년을 주기로 하면 아예 성년을 맞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신도가 생겨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2025년 희년은 공식적으로 올해 성탄절 전날, 즉 크리스마스이브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동방 박사들이 아기예수를 만나러 베들레헴을 찾은 것을 기리는 축일인 2026년 1월 6일 공현대축일에 끝난다.
희년은 교황이 성스러운 문, 즉 ‘성문(聖門)’을 여는 의식으로 시작한다. 성베드로대성당에는 제각각 다른 이름을 가진 출입문이 다섯 개 있는데 맨 오른쪽이 ‘대사면의 문’으로도 불리는 성문이다. 성문은 성베드로대성당 외에도 로마의 4대 메이저 대성당에도 하나씩 있다. 각 성당은 평소에는 모르타르나 시멘트를 발라 성문을 안쪽으로 잠가 놓았다가 희년에만 개방한다. 순례자는 이 문을 통과해야 죄를 사면받을 수 있다.
교황이 성탄절 전날 은으로 만든 망치로 성문을 똑똑 두드리면 문이 열린다. 이때부터 누구나 지나갈 수 있다. 성경에 ‘나는 문이니 누구든 나를 통해 들어오면 안전하리라’라는 구절이 있는데, 문을 통해 들어간다는 것은 예수의 자비를 통해 안전을 구한다는 뜻이다.
2024-11-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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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석 샀더라도 항공기 탑승 100% 확신 못 한다 [트래블 tip톡] ⑳
1등석이나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샀다면 1등석이나 비즈니스석에 앉아 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예약 초과로 비행기에 못 타는 사람도 있다지만 비싼 좌석을 구매한 승객에게는 그런 일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지난해 그룹 걸스데이 출신의 혜리가 미국 뉴욕으로 가는 델타항공 1등석을 예약했지만 ‘다운그레이드(좌석 등급 강등)’돼 이코노미석에 탑승한 사실이 밝혀져 비난이 쏟아진 일이 있었다. 1등석 항공권도 100%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걸 알려주는 사건이었다. 항공여행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일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다운그레이드 왜 발생하나
항공사들은 항공권을 실제 좌석 수보다 초과 예약 판매하는 게 일상적이다. 항공권을 구매하고도 공항에 나타나지 않는 승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초과 예약 판매는 승객을 최대한 가득 채워 항공기를 이륙시키려는 항공사의 장삿속인 셈이다.
항공권을 초과 예약 판매했는데 구매자가 모두 공항에 나타날 경우 문제가 생긴다. 이럴 경우 일부 승객은 해당 항공기를 타지 못하거나 항공사가 제공하는 다른 항공기에 타야 한다. 1등석이나 비즈니스석 항공권 구매자 사정도 다르지는 않다. 이코노미석 항공권 구매자는 아예 항공기를 못 탈 수도 있지만, 1등석이나 비즈니스석 항공권 구매자는 이코노미석으로 강등되는 것을 받아들일 경우 탑승은 할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당초 출발할 예정이던 항공기에 문제가 생겨 좌석이 적은 다른 항공기로 교체될 경우에도 다운그레이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코노미석뿐만 아니라 1등석과 비즈니스석도 줄어들어 승객이 다 탈 수 없기 때문이다.
■다운그레이드 막을 수 있나
결론적으로 100% 보장할 수는 없다는 게 정답이다. 유일한 대책은 사전에 좌석을 지정하는 것이다. 이때 추가 요금이 들 수도 있다. 문제는 초과 판매일 경우 좌석을 미리 지정하는 게 도움이 되지만, 좌석 수가 다를 수도 있는 항공기 교체일 경우에는 대책이 안 된다는 점이다. 걸스데이 혜리도 사전에 좌석을 지정했지만 항공사가 기종을 변경하는 바람에 좌석 지정 효과를 얻지 못했다.
다른 대책은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곧바로 체크인을 하는 것이다. 100% 보장할 수는 없지만 다운그레이드 가능성을 낮출 수는 있다.
장기적인 대책은 특정 항공사를 꾸준히 이용하는 ‘충성 고객’이 되는 것이다. 항공사는 초과 판매로 인한 좌석 부족 사태가 생길 경우 무엇보다 충성 고객을 먼저 챙기는 경향이 강하다.
■다운그레이드 시 보상은
항공기 교체일 경우 항공사에서 출발하기 하루 이틀 전에 다운그레이드를 통보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에는 다른 시간이나 날짜에 대체 항공기를 요구하는 게 좋다. 체크인 창구에서 다운그레이드를 통보받을 경우 창구 직원에게 항의해 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항공사에 직접 연락해서 대책이나 보상을 요구해야 한다.
대체 항공기가 없을 경우 보상을 챙겨야 한다. 항공사에 요금 반환은 물론 피해보상으로 바우처나 추가 마일리지를 요구해도 된다. 항공기를 이용하고 추후에 보상을 요구할 경우 피해 입증 등 각종 절차 때문에 한두 달이 걸릴지도 모른다. 따라서 모든 보상은 현장에서 받아 내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대한항공의 경우 ‘상위 객실 등급 운임과 하위 객실 등급 운임의 차액’을 보상한다. 유럽연합의 경우 다운그레이드 당한 승객은 비행거리에 따라 항공권 가격의 30~75%를 보상받을 수 있게 했다.
미국 교통부도 ‘승객이 비자발적으로 다운그레이드 당했을 때 운임 차액’을 보상하게 한다. 하지만 미국 밖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의 경우 미국 교통부 규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항공사 자체 규정을 잘 살펴야 한다.
여기에서 문제는 ‘차액’이다. 승객이 생각하는 차액과 항공사가 생각하는 차액은 다를 수 있다. 항공사는 1등석과 비즈니스석에는 가장 싼 요금을, 이코노미석에서는 가장 비싼 요금을 적용해 차액을 지불하려 한다. 당연히 현실적인 보상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2024-10-31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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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비상상황 발생하면 20초 안에 산소마스크 착용해야 [트래블 tip톡] ⑲
외국 여행을 떠나는 승객들은 항공기에 탑승하면 이륙 직전 승무원들에게서 안전 수칙을 듣게 된다. 그중에 산소마스크에 관한 내용도 있다.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마스크가 비행기 천장에서 자동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본인이 먼저 착용하고 어린이나 주변 사람을 도와주라는 안내다. 그런데 산소마스크는 왜 필요하며,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산소마스크
항공기가 높은 고도로 올라갈수록 대기는 더 옅어진다. 산소가 지상보다 적어진다는 이야기다. 항공기에는 복잡한 기압시스템이 장착돼 있어 승객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호흡할 수 있게끔 돕기 때문에 모든 승객은 아무런 문제도 못 느낀다.
하지만 비상사태가 발생해서 기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산소가 부족해지는 것이다.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인체는 저산소증을 일으킨다. 저산소증에 시달리면 현기증, 기침, 구토, 호흡곤란, 피부 색깔 변화에 두통까지 발생한다. 산소 공급이 장시간 되지 않을 경우 의식불명 및 영구 뇌 손상 그리고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다.
비상사태가 발생해서 기압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 모든 승객에게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산소마스크가 자동으로 떨어진다. 이때 승객은 아무리 늦어도 20초 이내에 산소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저산소증 증세를 느끼게 된다.
대부분 승객은 항공기에 산소를 가득 담은 산소탱크가 비치돼 있어 비상사태 시 산소마스크를 통해 산소를 공급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산소탱크도 없고 산소마스크 안에 산소가 보관돼 있는 것도 아니다.
산소마스크 안에는 산소 대신 각종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산소마스크가 아래로 떨어지면 여러 화학물질이 자동적으로 섞여 산화되면서 산소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산소마스크를 쓰면 때로는 탄 남새를 맡을 수도 있다.
산소마스크는 크게 부풀 수도 있고 안 부풀 수도 있다. 승객의 호흡량에 따라 다르다. 산소마스크가 부풀지 않았다고 해서 산소가 안 나온다며 불안에 떨 필요는 없다.
산소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10~20분 정도 산소를 공급받을 수 있다. 기장이 항공기를 하강시켜 안전을 확보할 때까지 호흡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중요한 사실은 기장이 “산소마스크를 떼도 됩니다”라고 방송하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산소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조종사들도 일단 산소마스크를 쓰고 빠른 속도로 항공기 고도를 약 3000m 이하로 하강시킨다. 이 정도 고도로 내려가면 항공기 승객은 산소마스크 도움을 받지 않고도 정상적으로 호흡할 수 있다.
비상사태 때 산소마스크가 내려온 다음 항공기가 급속도로 하강한다고 해서 추락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추락하는 게 아니라 산소 부족으로 인한 저산소증을 막기 위해 일부러 급속도로 하강하는 것이다.
■비상 상황 요령
산소마스크 외에 비상 상황을 만났을 때 대처 요령을 더 알아보자. 먼저 비상 시 웅크리는 자세는 언제 취해야 할까. 이륙 전 승무원 설명에 따르면 비상 상황 시 승무원이 영어로 “브레이스(brace·웅크리세요)”라고 소리를 지르면 웅크리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이때 두 다리를 바닥에 단단하게 고정하고 머리는 가능하면 바닥에 가깝게 수그리고 손으로 머리를 감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리가 앞좌석에 부딪혀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난기류를 만나 비행기가 흔들릴 때에는 웅크리는 자세를 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이때는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꼭 매는 것으로 충분하다. 비상 착륙을 시도하는 게 아니라면 난기류 때문에 비행기가 흔들리더라도 뒤로 젖힌 좌석을 세우거나 펼친 소형 탁자를 접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음료수가 있다면 쏟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상 상황에서는 왜 가방을 챙겨서는 안 될까. 빠르고 안전한 대피를 위해서다. 손에 물건을 들고 있으면 움직이는 게 느려지게 마련이다. 또 물건을 들고 움직이면 뒤에 따라오는 사람의 행동을 방해할 수 있다. 또 승객이 대피하는 PVC 재질 슬라이드에 구멍을 내 이용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탈출을 막을 수 있다.
2024-10-0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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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회원 0명… ‘세계일주클럽’ 도전 어때요?” [트래블 tip톡] ⑱
사람에게는 살아가면서 꼭 이루고 싶은 ‘인생 목록’이 있다. ‘책을 1만 권 읽겠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모두 돌아보겠다’ 등 목록 내용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전 세계 모든 나라를 다 여행하는 ‘세계일주 여행’은 어떨까. 아무나 이룰 수 없는 정말 획기적인 꿈이 아닐 수 없다.
■세계일주 여행자 단체
놀랍게도 이런 목표를 달성한 사람은 물론 달성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가 여럿 있다. 온라인 사이트인 ‘여행자 센추리 클럽(TCC)’ ‘가장 많이 여행한 사람(MTP)’ ‘노마드마니아’ 등이 그런 곳들이다.
세계일주 여행 사이트 선구자는 1954년 창립한 TCC다. 세계일주 여행을 해 본 사람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모임을 갖고 만들었다. TCC는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을 여행한 사람의 모임인데, 현재 회원은 1500여 명이다. 본부는 로스앤젤레스에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 유럽, 아시아에 총 29개 지부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지부는 서울에 있으며 해마다 두세 번씩 모임을 갖는다.
MTP는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찰스 벨리가 설립한 곳이다. 이름 그대로 ‘가장 많이 여행한 사람’ 순위를 매기는 사이트다. 이 사이트의 특징은 ‘유엔 회원국을 가장 많이 방문한 사람’ 순위뿐 아니라 ‘세계문화유산을 가장 많이 방문한 사람’이나 ‘전 세계 골프클럽을 가장 많이 방문한 사람’처럼 항목을 세세하게 나눠 순위를 매긴다는 점이다.
노마드마니아는 2012년에 생긴 단체다. 세계일주 여행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 정보를 교환하고 도움을 줄 수 있게 하자는 게 설립 취지다. 노마드마니아도 가장 많은 곳에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순위를 매겨 평가한다.
■세계일주 현황
19세기까지만 해도 세계일주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재력이 풍부하고 매우 건강한 사람이 여행을 좋아해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더라도 교통 때문에 모든 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이었다.
전 세계 모든 나라 여행에 도전하는 사람은 21세기 들어 크게 늘어났다. 자유로운 여행을 가능케 한 교통수단 발달과 국경 개방, 그리고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시대의 도래가 이유였다. 많은 사람이 여행하는 과정을 SNS에 올리면서 돈을 벌 수 있게 돼 재정적인 부담에서 벗어난 것이다.
전 세계 모든 나라 여행에 도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적과 여권이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국가가 많은 여권이 아무래도 여행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2023년 1위는 일본(193개국), 2위는 한국과 싱가포르(192개국)였다.
‘전 세계 모든 나라 여행’의 기본적 개념은 ‘모든 유엔 회원국 여행’이다. 이 목표를 이룬 사람은 400여 명이다. 지구 전체 인구에 비하면 극소수지만, 지난해에만 50명이 새로 이름을 올리는 등 목표 달성자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전 세계 모든 나라 여행’의 꿈을 가장 먼저 이룬 사람은 핀란드 작가인 라울리 비르타넨이다. 호기심에서 여행을 시작했다는 그는 1988년 당시 유엔 회원국 170개국을 모두 돌아보는 데 성공했다.
‘가장 짧은 시간에 전 세계 모든 국가 여행’이라는 기네스 기록을 가진 사람은 캐나다의 테일러 데먼브룬이다. 그는 2017년 6월 1일부터 2018년 12월 7일까지 1년 189일 만에 유엔 회원국 193개국과 바티칸시국, 대만까지 총 195개국을 여행했다.
노마드마니아에서는 ‘전 세계 모든 국가 여행’ 기록을 세운 나라별 명단, 인원을 공개하는데 일본의 경우 9명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한 명도 없다. 대기록을 세운 사람은 대부분 40대 이상이다. 아무래도 여행을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헨릭 제프슨은 27세이던 2016년 193개국을 모두 여행해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그는 17세 때 이집트를 혼자 여행한 이후 10년간 많은 나라를 돌아다녀 대기록을 달성했다. 미국의 레이널즈 에드워드는 79세이던 2014년 기록 달성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2세 때 어머니와 함께 캐다나에 간 게 해외여행의 시작이었다.
2024-09-1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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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예측 불가능한 난기류, 유일 대책은 ‘안전벨트’ [트래블 tip톡] ⑰
싱가포르 항공기가 난기류에 휘말려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치는 사고가 지난 5월에 발생했다. 게다가 기후 위기 때문에 난기류가 더 자주 발생하고 더 심해진다는 연구 조사도 나왔다. 이 때문에 난기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난기류의 원인
난기류 발생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산악, 제트기류, 폭풍우로 나눌 수 있다.
산악 난기류의 경우 파도와 비슷한 현상이다. 파도가 해변을 덮치면 육지에 막혀 산산이 부서지는데, 기류가 산을 덮치면 파도 같은 현상이 생긴다. 어떤 기류는 부드럽게 산을 넘어가지만 어떤 기류는 큰 충돌을 일으켜 위로 올라간다. 이때 창공에 아주 광범위한 진동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 진동 현상이 갑작스러운 난기류를 일으킨다.
제트기류는 높은 하늘에서 일어나는 공기 흐름이다. 제트기류의 풍속과 해당 지역을 지나는 항공기의 속도에 차이가 생길 때 난기류가 생길 수 있다.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폭풍우도 난기류를 발생시킨다. 폭풍우 구름이 급속도로 팽창하면 주변 공기를 밀어내는데, 이때 수백~수천km 떨어진 곳에서 난기류로 돌변하는 것이다.
■난기류의 위험성
난기류는 강도에 따라 4단계로 나뉜다. 가벼운 난기류, 보통 난기류, 심각한 난기류, 최악의 난기류다.
가벼운 난기류는 항공기 운항 중에 수시로 일어난다. 영향도 항공기가 아주 가볍게 떨리는 정도에 불과하다. 보통 난기류는 발생 빈도가 드물다. 충격도 심하지 않아 좌석 등받이 테이블에 올려 둔 물이 출렁이거나 넘치는 정도다. 심각한 난기류는 매우 희박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좌석에 앉아 안전띠를 매지 않은 승객이나 승무원이 다칠 수 있을 정도의 충격을 준다.
가장 위험한 것은 미리 예측하는 게 불가능한 청천 난기류다. 글자 그대로 맑은 하늘인데 난기류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넓은 범위에서 발생하는 청천 난기류보다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청천 난기류가 훨씬 더 거칠다. 청천 난기류는 이전보다 더 자주 일어난다. 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제트기류의 공기 흐름을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난기류가 위험하다고 해서 항공기가 추락하지는 않는다. 항공기는 난기류를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자동차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려도 뒤집히지 않고 배가 파도가 심한 바다를 항해해도 쉽게 전복되지 않는 것과 같다. 난기류를 만난 비행기가 추락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이는 난기류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겹쳐 발생하는 경우다.
난기류에 대해서 걱정해야 할 것은 항공기 추락이 아니라 항공기 내에서의 부상이다. 미국연방항공국(FAA)에 따르면 미국에서 2009~2022년 사이에 난기류 때문에 다친 승객, 승무원은 163명이었다. 그중 승무원이 129명이었고 승객은 34명에 불과했다.
항공기가 난기류를 만났을 때 다치거나 죽은 사람은 좌석에 앉아 있든 기내를 돌아다니든 상관없이 모두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상태였다. 승무원들이 ‘난기류가 우려되니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라’거나 ‘좌석에 앉아 있을 때에는 늘 안전벨트를 매라’고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문제는 기후 위기 때문에 높은 고도에서의 난기류가 과거보다 더 자주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영국의 리딩대학교 기상학과가 조사를 해보니 항공기가 자주 다니는 북극항로의 경우 2020년에 일어난 심각한 난기류 발생 건수는 1979년보다 55% 증가했다. 심각한 난기류 총 발생 시간도 1979년 17.7시간에서 2020년 27.4시간으로 10시간 가까이 늘었다. 보통 난기류 총 발생 시간은 70.0시간에서 96.1시간으로 36% 늘었고, 가벼운 난기류 총 발생 시간은 466.5시간에서 546.8시간으로 17% 늘었다. 난기류가 전체적으로 늘었는데 특히 심각한 난기류 증가 상황이 더 심각했다는 뜻이다. 상황은 북극항로뿐 아니라 미국, 유럽, 중동, 남대서양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난기류 대책
난기류가 언제 항공기를 덮칠지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항공기에 난기류 측정시스템이 장착돼 있지만 가벼운 난기류만 예측할 수 있을 뿐 심각한 난기류나 최악의 난기류는 예측하지 못한다. 한마디로 난기류를 예방할 방법은 없는 것이다.
결국 유일한 대책은 늘 조심하는 것이다. 좌석에 앉아 있을 때는 항상 안전벨트를 매고, 화장실에 가는 일이 아니면 기내를 돌아다니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또 아기와 동승할 때는 늘 손으로 꼭 붙들고 있어야 한다.
만약 난기류 영향을 조금이라도 덜 받고 싶으면 오전에 출발하는 항공기를 이용하는 게 낫다. 이른 아침에는 난기류가 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항공기 앞쪽은 난기류의 충격을 덜 느낀다. 양 날개 쪽도 마찬가지다. 날개가 충격 흡수장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항공기 맨 뒤쪽은 난기류 충격을 가장 심하게 느낀다.
2024-08-0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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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 꼭 안아도 난기류 만나면 안전 보장 못 해 [트래블 tip톡] ⑮
지난 1월 미국 알래스카항공사의 보잉737 항공기 운항 도중 문이 떨어져 나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아무도 몰랐지만 떨어져 나간 문 근처에는 21개월 된 아기를 안은 여성이 타고 있었다. 그녀가 다행히 아기를 꼭 안고 있어 끔찍한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여성이 잠들어 아기를 느슨하게 붙잡았다거나, 아기를 옆 좌석에 잠시 내려놓았다면 큰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유아를 무릎에 앉히고 탑승하는 게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문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아니더라도 항공기가 갑자기 난기류에 휘말려 흔들릴 때 아기가 무릎에서 떨어져 다치는 일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유아와 함께 항공기를 탈 때 무엇을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 안전 규정과 요령을 알아보자.
■유아 안고 탈 때 난기류 조심
대부분 항공사는 만 24개월 미만 유아에게는 항공료 할인 규정을 적용한다. 대신 좌석을 제공하지 않고 부모가 안고 타게 한다.
미국연방항공청(FAA)은 ‘만 2세 이하 유아는 항공기에서 좌석을 구매하지 않고 성인 무릎에 앉을 수 있다’고 허용한다. 무릎에 앉힐 수 있는 유아는 성인 1명당 1명으로 제한된다. 유아가 2명이라면 둘 중 한 명은 좌석을 구매해 앉혀야 한다. 또 같은 좌석 줄에 유아 2명 이상을 앉힐 수 없다. 사고가 났을 때 사용할 산소마스크가 부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FAA는 ‘성인이 어린이를 무릎에 앉혔을 때에는 팔로 감싸더라도 안전을 100%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하면서 ‘특히 난기류일 때 조심해야 한다. 난기류는 기내에서 유아가 가장 많이 다치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성인 승객이 유아를 동반할 경우 운항 중 공인받은 ‘어린이보호장비(CRS)’를 사용하라고 권유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부모가 원하면 만 2세 이하 유아의 별도 좌석을 구매해 카시트 등 어린이 보호장비를 설치해 앉힐 수 있다. 이때 유아는 창문 쪽 좌석이나 중간 쪽 좌석에 앉아야 한다. 복도 쪽에 앉으면 지나가는 승객이나 짐에 부딪혀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 항공기에 따라 유아는 비상구 좌석에 앉을 수 없다는 제약 규정도 있다. 비상시에 유아가 앉은 시트가 다른 승객 탈출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규정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아 규정도 비슷하다. 유아는 생후 7일 이상일 때부터 항공기에 탑승할 수 있다. 생후 7일 제한을 둔 것은 아기 보호를 위해서다. 건강하게 태어난 신생아일지라도 체온 조절이 불안정하고 폐 기능의 미성숙 등 신체발달이 아직 미흡하기 때문에 지상과는 다른 기내환경에 적응하기가 어렵다. 생후 1주일 미만의 신생아는 가급적 항공여행에 동반하지 않는 것이 좋다. 부득이하게 여행할 경우에는 항공사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7일~만 24개월 미만 유아의 국내선 항공운임은 무료다. 단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국제선은 성인 공시 운임의 10%다. 만 24개월이 넘은 유아에게는 소아 운임이 적용된다. 수하물 허용량은 성인과 같다.
성인 승객은 1명당 1명의 유아를 동반할 수 있다. 성인 승객 1명이 2명 이상의 유아를 동반할 경우 유아 1명은 반드시 좌석 1개를 구매해야 한다.
유아 동반 승객은 유모차를 들고 탈 수 있다. 접이식 유모차나 카시트(또는 요람) 각 1개다. 단 가로, 세로, 높이의 합이 115cm 이하, 무게가 10kg 이하여야 한다. 세 변의 합이 115cm를 초과하는 유모차는 탑승구까지만 사용할 수 있고, 탑승구에서 위탁 수하물로 맡겨야 한다. 유모차는 국제선의 경우 도착지 탑승구 앞에서, 국내선은 도착지 수하물 찾는 곳에서 돌려받을 수 있다. 국제선을 이용할 때 유아용 요람이 필요하면 항공사에 미리 신청하면 된다.
유아 동반 승객이 카시트나 안전띠를 직접 가져가 기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유아는 별도의 좌석을 구매해야 한다. 카시트는 탑승하는 기내 좌석 크기에 적합해야 하며, FAA 인증을 받은 제품이어야 한다. 카시트는 이착륙을 포함하여 상시 사용할 수 있다. 인증 표시가 없는 제품은 이착륙, 지상 이동 시 기내 선반이나 좌석 밑에 보관해야 한다.
2024-06-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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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비품 함부로 가져갔다간 곤란한 일 당할 수도 [트래블 tip톡] ⑭
호텔 객실에는 많은 비품이 갖춰져 있다. 숙박객은 객실 사용료를 지불했기 때문에 비품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비품 중 일부는 퇴실할 때 가져가도 무방하다. 호텔 측에서 가져가라고 권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문제 삼지는 않는다. 과연 어떤 비품을 가져갈 수 있을까, 그리고 가져가면 안 되는 비품은 무엇일까.
■가져가도 되는 비품
먼저 비누다. 객실 비누는 대부분 소형이다. 일종의 일회성 제품이다. 따라서 어떤 종류를 가져가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청소실을 슬쩍 들여다보면 비누가 넘쳐난다. 방 청소부에게 비누를 하나 더 달라고 부탁해 챙겨뒀다가 새 비누를 챙겨갈 수도 있다. 물론 호텔 직원에게 가져가도 되냐고 물어보거나 가져간다고 알려 줄 필요는 없다.
샴푸와 컨디셔너도 작은 병에 든 것이라면 가져갈 수 있다. 최근 일부 호텔은 환경보호를 이유로 내세워 소형 병 대신 대형 리필 병을 객실에 비치한다. 대형 병은 가져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샴푸와 컨디셔너에는 호텔 이름이 적힌 경우가 많다. 작은 병을 가져가면 호텔 홍보 효과도 있어 호텔 측에서는 시비를 걸지 않는다.
‘무료(complimentary 또는 free)’라고 적힌 물품은 무엇이라도 챙겨갈 수 있다. 세탁용 비닐, 1회용 커피나 크림 또는 설탕 등이다. 일부 호텔에서는 손님에게 샴페인, 과일바구니 등 무료 선물을 주기도 한다. 거기에는 ‘complimentary’라는 글자가 적힌 종이가 꽂힌 게 일반적이다. 이것도 당연히 가져갈 수 있다.
호텔 측에서 볼 때 종이, 볼펜, 연필 그리고 슬리퍼는 소모품이다. 게다가 이런 비품에는 호텔 이름이 적혀 있어 손님이 가져가면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져갈 수 없는 비품
호텔 객실에서 비싼 비품을 가져가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호텔 숙박객 중 68%가 고가의 물품을 몰래 챙겨갔다. 이런 비품은 가격이 꽤 나가기 때문에 호텔 측으로서는 손해가 크다. 숙박객이 훔쳐가는 비품 목록을 보면 기가 막히는 경우도 있다. 객실 커튼을 뜯어가거나 TV를 들고 간 사람, 기념품으로 삼겠다며 객실 문에 붙은 방번호 표식을 떼간 사람도 있었다.
객실 투숙객이 가장 많이 가져가는 비품은 침대 시트나 수건, 성경이다. 조심해야 할 점은 일부 호텔에서는 수건 등에 전자태그를 달아놓고 분실하면 추적해서 회수하거나 배상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커피포트, 드라이기 등 객실 내의 전자제품은 종류를 불문하고 가져갈 수 없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객실에서 사라지면 호텔 측은 반드시 추적해서 비용을 청구한다. 객실 옷장에 걸린 잠옷이나 목욕가운 그리고 옷걸이도 가져가서는 안 된다. 유리잔이나 머그잔도 마찬가지다.
일부 호텔에서는 값비싼 비품이 사라지면 종류를 불문하고 꼭 추적한다. 그리고 훔쳐간 고객에게 배상을 받은 뒤 추후 숙박을 금지시킨다. 훔쳐간 물건 가격이 꽤 비싸거나 개수가 많을 때에는 경찰에 체포돼 법적 처벌을 받기도 한다. 2012년 일본에서는 20대 남녀가 에히메의 한 호텔에 숙박한 뒤 퇴실하면서 2만 2000엔 상당의 물품 9가지를 챙겨갔다가 절도 혐의로 체포됐다.
2024-04-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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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 게 아니더라…비행기 안은 왜 항상 추울까 [트래블 tip톡] ⑬
‘비행기 안은 왜 이렇게 추울까. 고도가 높아서 그런 것일까.’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면서 항공기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의문을 한두 번은 품었을 것이다. 과연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궁금한 게 추위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바쁜 승무원에게 물어보기도 애매하다. 그래서 그 이유를 찾아봤다.
■기내 온도는 22~24도
사실 항공기 안은 그다지 추운 편은 아니다. 기내 온도가 22~24도라고 하면 다들 놀랄지도 모른다. 따뜻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추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춥다고 느끼는 것일까.
이유는 뜻밖에도 승객들이 잘 움직이지 않아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항공기를 타고 가다 자주 일어나 몸을 움직이면 덜 춥다. 실제로 해 보면 그렇다. 믿기 어렵다면 다음에 항공기를 이용할 때 한 번 실험해보면 된다.
그렇다면 온도를 더 높이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움직이지 않고 의자에 콕 박혀 있어도 추위를 느끼지 않지 않을까. 온도를 22~24도로 유지하는 데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건강 때문이다.
‘ASTM 인터내셔널’이라는 단체가 있다. 서비스나 제품의 기술적 기준을 설정하는 곳이다. 이곳이 기내 압력·온도와 항공기에서 기절하는 사람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항공기에서 사람 피부는 호흡에 필요한 공기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내 기압과 온도가 높으면 승객이 기절한다는 것이었다. 항공사들이 기내 온도를 적절하게 지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항공기와 의자 색깔의 비밀
대부분 항공기 동체는 하얀색이다. 그냥 보기 좋으라고 그런 게 아니다. 과학적이고 경제적 이유가 있다. 하얀색은 햇빛을 반사시켜 발열을 최소화해 태양 복사열 때문에 생길지 모르는 피해를 방지하는 데 가장 좋은 색이다. 그러면 항공기 의자 색깔은 대부분 왜 푸른색일까.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푸른색은 안정감과 자신감을 준다. 승객이 1만m 이상 상공을 날 때는 심리적으로 불안해질 우려가 크다. 항공기 좌석이 푸른색이면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둥근 모양 항공기 창문의 과학
항공기 창문은 둥글다. 모양이 예뻐서 그렇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도 과학이 있다. 비행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창문이 둥글었던 것은 아니었다. 원래는 사각형이었다. 사각형을 만드는 게 훨씬 쉬웠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창문 모양은 사각형을 지켰다. 당시에는 항공기 운항 고도가 지금보다 낮고 속도는 느렸다.
항공기 운항고도가 엄청나게 높아지고 속도도 빨라지면서 큰 문제가 생겼다. 동체에 쏟아지는 기압의 부담이 훨씬 커진 것이다. 창문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사각형 창문은 기압을 제대로 견디지 못했다. 하늘을 날던 항공기 사각 창문이 터져 추락 위기에 몰리는 일까지 일어났다. 대책을 찾던 항공기 제작사는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원형 창문에서 해답을 찾았다. 창문을 둥글게 만들면 기압 부담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제 항공기 창문이 터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항공기 창문을 자세히 보면 작은 구멍이 보인다. 외풍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려고 구멍을 뚫어 놓은 것일까. 구멍은 실수로 만든 게 아니다. 여기에도 과학이 있다. 창문에 아주 작은 구멍을 하나 뚫어 놓으면 객실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 물론 구멍 때문에 창문이 깨지는 일은 없다.
창문과 관련한 마지막 의문. 항공기를 이용하다 보면 어떤 좌석은 바로 옆에 창문이 달려 바깥의 구름을 손쉽게 볼 수 있는데, 다른 좌석은 창문이 엉뚱한 곳에 달려 바깥을 내다보려면 고개를 힘들게 돌려야 한다. 왜 항공기 좌석과 창문 위치는 일치하지 않는 것일까. 이것은 항공기 제작사의 잘못이 아니라 항공사의 경제적 속셈 때문이다.
항공기 제작사의 설계 단계에서는 창문과 좌석 수가 똑같아 좌석 옆에 창문이 배열되는 디자인이 나온다. 그런데 기내 좌석 수는 항공기를 주문한 항공사가 결정한다. 항공사는 승객을 최대한 많이 태우기 위해 좌석을 하나라도 더 넣으려고 애쓴다. 이 때문에 창문보다 좌석이 더 많아지게 된다. 둘의 위치가 나란하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 밖의 궁금한 것들
항공기에 탑승할 때 자세히 살펴보면 기장실 문이 열렸다는 걸 알게 된다. 이유는 정말 간단하다. 기장이 승객 탑승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서다. 무슨 말인지는 이해되지만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테러리스트가 총을 들고 들어가면 어떻게 하느냐는 점이다. 이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항공기는 엔진을 끄고 지상에 바퀴를 내린 상태여서 추락할 위험은 없기 때문이다. 총을 들이대고 위협한다고 해서 기장이 항공기를 이륙시키지는 않는다.
날씨가 흐린 날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천둥번개가 치는 일이 더러 있다. 이때 승객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항공기가 번개에 맞으면 추락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것 역시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항공기는 번개에 맞아도 끄떡없도록 설계됐다.
마지막 항공기 상식. 항공기 중량은 엄청나다. 보잉737기의 경우 기종에 따라 승객·수하물·기름 무게까지 더할 경우 이착륙 중량은 60~85t에 이른다. 그렇다면 항공기 바퀴 타이어가 활주로를 달리다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일은 없을까. 이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항공기 바퀴 타이어의 공기압은 200psi로 엄청나게 높다. 자동차 바퀴 타이어 공기압의 6배 정도에 해당한다. 여기에 항공기 바퀴 타이어는 매우 두꺼워 터지는 일은 정말 희귀하다.
2024-03-28 [07:40]